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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투혼의 안방마님 조준서,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이끈 '원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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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투혼의 안방마님 조준서,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이끈 '원팀 정신'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6.07.02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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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불안한데요? 작년에도 6회 말에 뒤집혔는데..."

그야말로 살얼음판 같은 경기를 보던 후배가 작년 기억이 떠오른다며 중얼거린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6회 말 2사 만루 상황서 호흡을 가다듬는 한국 리틀야구 박상헌의 눈빛은 간절했다. 회심의 일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는 순간, 장충리틀야구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지희수 감독이 이끄는 12세 이하(MAJOR) 리틀야구 대표팀이 아시아-퍼시픽 대회 정상에 오르며 월드시리즈행이 결정된 순간이다.

 

지난 1일 서울 장충리틀야구장에서 벌어진 제70회 리틀리그 월드시리즈(LLWS) 아시아-퍼시픽 지역예선 결승전은 박빙의 승부였다. 한국 대표팀이 맞이한 결승 상대는 아시아의 강호 대만. 더구나 대만은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맞붙어 역전패 당했던 아픈 기억의 팀이다.

 

1회말 쳉 쯔유의 투런을 앞세운 대만과 김재경의 호투가 빛을 발한 한국은 달아나면 따라붙는 형세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5회 말. 대만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5-4로 점수가 좁혀진 상황에서 한국팀의 안방마님 조준서가 파울타구에 머리를 맞으며 그라운드에 쓰려졌다.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하는 조준서의 모습에 놀란 코칭스태프는 한걸음에 달려가 상태를 확인했다. 경기 초반 당한 팔 부상에도 경기를 잘 풀어나간 조준서였기에 더욱 아쉬운 부상이었다. 1점차로 좁혀진 점수에 잔뜩 기세가 오른 대만 팀에겐 조준서의 부상이 어쩌면 절호의 찬스였을 터. 승부의 균형이 대만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조준서는 툭툭 털고 일어났다. 황상훈 코치가 얼굴을 부여잡고 힘을 보태준다. 아픈 머리를 만지며 김재경과 함께 마운드를 향하는 조준서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잔뜩 찡그렸다.

 
 

한국 리틀야구 내야진들이 하나 둘 조준서의 곁으로 모였다. 그리고 부상을 털고 일어난 조준서에게 힘을 보탰다.

 
 

위기의 순간, 조준서의 투혼은 내야진을 결집시켰고 소리 높았던 파이팅 구호에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원팀 정신이 발현됐다.

 

그렇게 똘똘 뭉친 한국은 무사 만루 위기의 5회 말을 추가실점 없이 이겨내어 리드를 지켰음은 물론 대만의 상승세를 잠재울 수 있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역전 홈런을 친 최유빈, 역투한 김재경이었지만 숨은 MVP는 투혼의 안방마님 조준서가 아닐까?

 

조준서가 일깨운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원팀 정신이 새달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결승전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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