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3:09 (목)
후원받아 아이폰6 구매 줄서는 사람들 '라인 시터'
상태바
후원받아 아이폰6 구매 줄서는 사람들 '라인 시터'
  • 이상은 통신원
  • 승인 2014.09.13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이상은 뉴욕 통신원]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6를 발표했다. 애플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새 모델을 발표할 때마다 전세계의 애플 매장 앞에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아이폰6의 판매가 시작되는 19일을 앞두고 뉴욕 맨해튼의 유명한 5번가 애플 플래그숍 앞에는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캠핑을 시작하는 이들이 매스컴을 타기 시작했다.

 

이번엔 그 어느 때보다 먼저 줄서기가 시작됐다. 지난 8월31일 가장 먼저 침낭, 의자, 옷등을 싸들고 나온 이들은 세발로와 크루즈 사촌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간절이 아이폰 6를 가장 먼저 손에 넣고 싶어서가 아니다. 스폰서가 있어 돈을 벌 목적으로 왔다. 줄을 서는 3주 동안 모든 식대와 2대의 아이폰6 등 마케팅 비용을 중고 전자제품을 사는 회사인 '바이백 월드(buyback world)'로부터 후원받는다.

낮에는 뮤지션으로 일하는 이들이 지난 5년동안 애플 구매 줄을 서면서 번 돈만 7000달러가 넘을 정도로 애플 신종 모델 발표 시기는 이들에게 좋은 아르바이트 시기인 셈이다. 하루 뒤에 나타난 제이슨과 문 레이 부부는 첫 번째 자리를 놓친 것에 안타까워 이 사촌들에게 2500달러를 주고 가장 첫 자리을 샀다.

▲ 제이슨과 문 레이 부부(사진 아래)

미시시피에서 온 이들은 비디오마신이라는 회사가 비용을 후원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앱 홍보를 위해 보낸 회사직원 부부로 첫 번째 자리에 앉아 있을 때의 광고효과를 노린 것이다. 싸들고 나온 짐은 에어베드, 텐트에서부터 태양광 충전기까지 어마어마하다.

이제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날아온다. 홍콩의 이용형 충전기 제조회사 '라브파워(Ravpower)' 직원들로 무료 아이폰과 체류비를 회사에서 지원받아 홍보차 와서 밤에는 업무를 보며(시차 상 홍콩의 낮시간이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홍콩의 리브파워사 직원들

이제 더 이상 이 줄에 선 사람들은 ‘아이폰6를 가장 먼저 손에 넣고 싶어하는 이들’이나 행인들에게 ‘한심한 이들’로 여겨지는 자들이 아니다. 모두들 빵빵한 스폰을 받고 왔거나 회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직원들이다.

뉴욕의 애플가게 앞은 이제 회사들의 마케팅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앉아 있으면 글로벌 미디어들이 이들을 취재하고, 이들은 또 그 앞을 지나가는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사 제품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향해 '라인 시터(line sitter)'라는 직업 명칭이 붙여졌는데 심지어 크레이그 리스트에 1시간에 20달러를 받고 서줄 수 있다는 라인 시터 회사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애플과 경쟁 중인 삼성은 지난해 광고에서 이 애플매장 앞에 줄 서있는 광경을 냉소적으로 표현했다. 많은 뉴요커들은 이 앞자리 줄을 서보는 게 자신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고 할 정도니 애플은 분명 뉴욕에 '프로페셔널 라인 시터' 문화를 톡톡히 만들어내고 있다.

 

sangenh@gmail.com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