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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본질에 충실한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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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본질에 충실한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9.13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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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케이블채널 tvN의 인기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시리즈의 라오스 편이 12일 첫 전파를 탔다.

그동안 할배(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누나(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꽃중년(윤상 유희열 이적)편은 참신한 콘셉트와 재미, 나름의 감동코드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타이틀 ‘꽃보다~’ ‘배낭여행’의 본질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이번 라오스 편이다. 캐리어를 끌고 ‘머슴’을 동반한 채 이뤄지는 여행이 아니라 혈기왕성한 20~30대 청춘의 좌충우돌 실수연발의 배낭여행, 그러면서 성장하는 여행담이기 때문이다.

▲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사진=tvN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함께 출연했던 ‘칠봉이’ 유연석(31), ‘해태’ 손호준(31), ‘빙그레’ 바로(23)가 사상 최악의 몰래카메라에 속은 끝에 배낭여행의 성지이자 백패커들의 천국인 라오스로 떠나는 여정이 그려졌다.

이전 출연진과는 출발부터 달랐다. 충분한 준비 끝에 여행길에 나서는 게 아니라 비행기 출발 2시간30분 전에 여행 사실을 알려준 뒤 세 남자를 비행기에 실어버렸다. 이어 자정 무렵 비엔티엔에 도착하자마자 스스로 알아낸 게스트하우스의 6인실 도미토리에 첫 날 밤을 보내는 청춘들의 본격적인 고생기가 시작됐다. 비엔티엔에서의 1박 이후 깊은 산 속 계곡과 래프팅으로 유명한 방비엥을 향해 버스를 타고 떠나는 것으로 첫 회는 막을 내렸다.

실제 배낭여행을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배낭여행의 묘미가 무엇인지 잘 안다. '나홀로 도전'이다. 숙소 마련부터 시작해 관광 계획 및 이동 동선 짜기, 다른 도시로의 이동 차량편 확인, 입에 맞지 않는 현지 음식에의 적응, 여행경비 체크 등 누구의 도움도 없기에 서투르다. 고생 덩어리다. 아무리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봤자 그대로 착착 이뤄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엄습해오는 불안과 긴장, 피곤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하지만 이것이 배낭여행이 안겨주는 재미다. 이를 통해 가슴 뻐근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 유연석 바로 손호준(왼쪽부터)의 인증샷

과거 할배, 누나 편은 배낭여행 포장을 했으나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을 섞어놓은 형태였다. 길 찾을 때 외엔 별다른 고충이 없었다. 참가자의 나이가 젊어지고 남성들로 이뤄진 꽃중년 편에 이르러서야 배낭여행에 가까워졌으나 여전히 세팅된 구조 안에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반면 이번 라오스 편에선 청춘의 나홀로 배낭여행기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세 남자의 1주일 여행경비는 역대 최저 예산인 70만원. 1일 10만원으로 먹고, 자고, 현지 투어에 참가하고 쇼핑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갈아입을 옷과 신발조차 없어 시장에서 한 벌 당 3000원에 구입하고, 2000원짜리 아이스크림에 군침만 흘리다가 잽싸게 훔쳐내 허겁지겁 돌려먹는 모습은 ‘연출’이 아니라 ‘생존투쟁’으로 다가와 추억을 자극한다.

누가 고생을 하든 말든, 음식까탈이 있든 말든 제작진이나 시청자 모두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이들의 고충이 커질수록 보는 통쾌함은 상승한다.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청춘이니까. '니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방송. 한마디로 제일 여행답다.

여행에서 드러나는 세 출연자의 성격을 바라보는 재미도 크다. ‘친구끼리 여행해봐야 그 사람을 제대로 알게 된다’는 말처럼 여행서를 성서처럼 지니고 다니며 여행·경비 계획에 철두철미한 유연석, 유연석만 졸졸 따라만 다니는 여행초보 귀차니스트 손호준, 두 사람의 싸움을 중재하는 등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하는 막내 바로의 진한 우정과 신경전(?)은 공감대를 툭툭 건드린다.

▲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사진=tvN 제공]

이와 더불어 시간이 멈춘 듯한 힐링 여행지이자 사원의 나라, 뉴욕타임스 선정 ‘여행가고 싶은 나라’ 1위에 오른 동남아시아 국가 라오스의 다채로운 얼굴을 감상하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나영석 PD와 이우정 작가 콤비의 본질을 파고든 영리한 선택이 다시금 안타를 날렸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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