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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닥터스' 수술이 의사들 자존심 싸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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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닥터스' 수술이 의사들 자존심 싸움인가요?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7.05 0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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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드라마라도 건드려선 안 되는 영역이 있다. '닥터스'가 의사들의 자존심 싸움에 환자 수술을 끌어들였다.

4일 오후 10시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에서는 정윤도(윤균상 분)가 유혜정(박신혜 분)을 병원에서 내쫓으려 했다.

정윤도는 "유혜정을 내보내겠다. 실력도 없는데 나대고 예의가 없다"며 "뇌동맥류 케이스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정윤도는 15세 환자가 갑자기 쓰러졌단 소식에 달려갔다. 그가 원했던 환자로, 유혜정을 곧바로 불러들였다.

▲ 4일 방송된 '닥터스'에서는 의사 간 자존심 싸움에 위중한 환자의 수술이 이용되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사진= SBS '닥터스' 방송화면 캡처]

유혜정은 정윤도 밑에서 배울 이유가 없다고 했고, 정윤도는 "그럼 직접 하면 인정해 주겠다"며 도발했다. 이미 두 사람에게 환자는 자존심 싸움에 쓰이는 희생 대상일 뿐이었다.

홍지홍(김래원 분)은 유혜정이 해낼 수 없는 수준의 수술이라며 말렸다. 그러나 유혜정은 "제 환자다. 자신 있다"며 "내 싸움이다.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난 이기는 싸움만 한다"며 수술 집도를 시작했다. 정윤도는 "난 심판 보겠다"고 답했다.

능력치 이상의 일이 주어졌을 때 이를 극적으로 해 내는 장면은 캐릭터를 영웅으로 만드는 데 쓰인다. 이는 스포츠 선수나, 어떤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상황에 대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의사란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위중한 환자를 대상으로 삼았다. 의사들은 환자의 수술을 두고 '싸움'이라느니 '심판'이란 표현을 썼다.

수술을 통해 정윤도는 유혜정의 실력을 인정하게 됐다. 그렇게 싫어했던 유혜정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물론 드라마와 실제상황은 분리해 봐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서로 간 자존심 싸움에 환자의 생명을 맡긴 부분은 지나친 설정이었다. 실제로 수술 도중, 환자는 심각한 출혈로 죽을 위기에도 처했다.

'닥터스'는 훌륭한 의사로 성장해 나갈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주인공이 직업윤리와 생명의 존엄성을 간과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른 방안이 충분히 많았을 텐데도, 굳이 이 논란의 설정을 택한 제작진의 태도는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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