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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첫 축포 '챌린지 신화' 임창우 "만감이 교차했다, 나는 2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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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첫 축포 '챌린지 신화' 임창우 "만감이 교차했다, 나는 2부니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14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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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첫승 이끈 헤딩결승골, "못하면 챌린지 다른 선수에 피해"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만감이 교차했죠. 저는 2부리그 선수니까...”

임창우(22·대전)의 말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1차전을 직접 관전했거나 TV를 통해 시청한 팬들이라면 골을 터뜨린 선수의 이름을 듣고 누굴까란 의문을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임창우는 K리그 2부리그 챌린지에서 가장 잘 나가는 대전 시티즌 소속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말레이시아와 첫 경기에서 임창우의 첫 골 활약 속에 3-0으로 이기고 A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선두로 나섰다.

2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첫 축포의 주인공은 김신욱(26·울산 현대) 등 기대했던 선수가 아닌 임창우라는 생소한 이름이다. 팬들에게 임창우라는 이름이 생소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대전이 잘 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K리그 클래식보다 관심이 덜한 K리그 챌린지 팀이다.

또 아시안게임 대표팀 20명의 선수 중 챌린지 소속의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박주호(27·마인츠), 김진수(22·호펜하임) 등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선수들과 함께였지만 이날만큼은 그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였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임창우(오른쪽)가 선제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위해 터치라인으로 뛰어가고 있다.

그는 전반 26분 안용우(23·전남)가 올린 왼발 코너킥을 높이 뛰어 올라 머리로 방향을 틀어 선제골을 작렬했다. 말레이시아를 거세게 몰아붙이긴 했지만 마무리의 세밀함이 부족했던 한국은 그의 골로 한시름을 덜 수 있었다.

임창우는 골을 터뜨린 후 터치라인 쪽으로 뛰어가 감격에 겨운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임창우는 “만감이 교차하더라. 2부리그 선수니까”라며 벅찬 감동을 되돌아봤다.

임창우는 16세 이하(U-16) 대표팀부터 20세 이하(U-20) 월드컵까지 나가는 등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뛰며 엘리트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2010년 그가 입단한 울산에는 월드컵 대표팀까지 발탁될 정도로 실력을 갖춘 이용(28)이 버티고 있었다. 그가 4년간 출전한 경기는 고작 6경기에 불과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한국 임창우가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A조리그 말레이시아와 1차전에서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임창우는 결국 자존심을 버리고 챌린지를 택하는 결단을 택했다. 경기를 뛰기 위해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울산에서 임대돼 오른쪽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임창우의 활약 속에 대전은 챌린지에서 파죽지세로 선두를 질주중이다.

그는 “유일한 챌린지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각오가 남달랐다”며 “만약 내가 못하면 챌린지의 다른 선수가 다 욕을 먹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임창우는 ‘챌린지 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그는 “사실 연습하고 훈련한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았다. 홈경기라 그런지 부담도 느꼈다”며 “다음 경기인 사우디아라비아전부터는 조금 더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우는 후반 중반 김용욱과 교체됐다. 그는 “긴장을 많이 했나보다. 양쪽 햄스트링이 올라와서 교체를 요청했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며 “첫 경기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승리해서 다행이다. 우승을 향해 힘껏 뛰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선제골을 터뜨린 임창우가 두 손을 벌려 하늘을 향하고 있다. 그는 이 상황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이날을 계기로 유명세를 탈 것 같다는 질문에 “그럴 것 같긴 하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며 웃어보였다.

임창우와 챌린지의 연은 일단 올해까지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임대 기간이 끝나 울산으로 돌아간다. 팀에 남더라도 대전의 성적이 좋아 클래식으로 승격하는 것이 확실하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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