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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신 SQ현장 1부] 사운드 바운드 축제 '진정한 소통'으로 '메탈의 도시' 인천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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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신 SQ현장 1부] 사운드 바운드 축제 '진정한 소통'으로 '메탈의 도시' 인천을 깨우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7.1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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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인디레이블 탐방과 박영웅의 밴드포커스, 다수의 현장기사를 통해 국내 밴드신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온 스포츠Q가 또 한 번의 '밴드의 현장'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총 3부작으로 진행될 이번 기획에서는 인천 사운드 바운드, 춘천 상상마당, 플렛폼 창동61에 대한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전해줄 예정입니다.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서울에 위치한 홍익대학교 일대인 일명 '홍대 거리'는 국내 인디신의 상징이자 중심지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인디밴드로 불리는 대다수의 뮤지션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공연과 음반제작 등 모든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밴드 음악을 갈망하는 지역권 팬들에게는 아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옆 나라인 일본만하더라도  전 지역 대중들이 밴드 음악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대한민국의 밴드 음악이 일본에 비해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은 어쩌면 이 같은 차이점에서 시작된 것일 지도 모른다.

▲ 피해의식

이런 의미에서 지난 7월 2일 펼쳐진 인천 사운드 바운드 축제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운드 바운드는 '공간과 음악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축제 사운드 바운드'라는 문구처럼 단순 페스티벌이나, 클럽데이 형식을 탈피했다.

인천이라는 특정 지역민과 신포동, 동인천 일대(인천아트플랫폼, 글래스톤베리, 버텀라인, 낙타사막)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문화축제'로 치러졌다.
 
◆ 만나기 힘든 인기 밴드뮤지션 인천서 '거리감'을 깨버렸다

이날 사운드 바운드에는 십센치, 피터팬 컴플렉스, 피해의식, 단편선과 선원들, 크래쉬, 잔나비, 오곤, 세움, 사비나앤드론즈, 줄리아드림, 써드스톤, 오대리, 이한영 밴드, 영이네, ohsukkuhn 등 현재 인디신에서 활동 중이거나 인디신을 넘어 대중음악 신에까지 진출한 '빅밴드'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들의 공연은 총 4곳 인천 아트플랫폼 A동과 C동, 글래스톤베리, 버텀라인에서 펼쳐졌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무대가 다른 페스티벌 혹은 클럽파티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좋은 예가 피터팬 컴플렉스의 공연과 잔나비의 무대였다. 이들의 공연은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가 사실상 없었다. 이른바 '소통형' 무대를 보여줬다.

▲ 피터팬 컴플렉스

팬들은 피터팬컴플렉스, 잔나비와 곧바로 대화하고 바로 앞에서 이들의 숨소리까지 들으며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홍대신의 공연장들이 쉽게 시도할 수 없던 무대가 인천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인천플랫폼 A동)이 공연장은 일제 강점기부터 존재하던 창고 건물로 알고 있다. 의미가 깊은 곳에서 공연을 펼쳐서 감회가 남다르다. 마치 리버풀에서 공연하는 느낌이랄까."

"정말 관객들과의 경계가 없었기 때문에 어떤 공연보다 소통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은 새로웠을 것이다. 내년에는 더욱 더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깊게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 공연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피터팬 컴플렉스)

"팬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또다시 인천에서 열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더욱 기대됩니다." (잔나비 리더 최정훈)

▲ 루비 레코드 이규영 대표

◆ 일반인들과 직접 음악으로 대화한 '지음 음감회'

이번 사운드 바운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획을 꼽자면 일반 록음악 팬들이 스스로 만들고 즐긴 '지음 음감회'다. 이날 '지음 음감회'는 인천의 유명 명소 중 하나인 카페 낙타 사막 2층에서 진행됐다. 페이스북을 통해 모인 일반 음악 마니아들는 자신들이 직접 선정한 음악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음악을 넘는 인생 이야기를 즐겼다.

"지음 음감회는 부평 소리 그림이라는 음반가게에서 90년대 인천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음반 가게는 현재도 장사하고 있죠. 하지만 음감회는 90년대 중반까지 유지되다 맥이 끊겼죠. 이후 20년이 지난 올해 5월 부평 사운드 바운드를 통해 부활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번 7월 축제에서는 사운드 바운드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자들을 받았고 이번 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루비 레코드 김소천 팀장)

 

'지음 음감회'는 확실히 디지털 사회에 지치고 목마른 일반인들을 진정으로 위로해 주는 아날로그형 '음악놀이'이자 '문화행사'였다. 그래서인지 '지음 음감회'가 오래 지속하고 확장되길 바라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이에 대해 루비 레코드 이규영 대표가 시원한 답을 내려줬다.

"다음 목표는 사운드 바운드의 일부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지음 음감회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소통하는 진정한 문화축제에 가장 걸맞은 행사가 지음 음감회라고 생각합니다."
 
◆ 다채로운 구성으로 메탈의 도시 인천의 음악적 뿌리를 깨우다

7월 '사운드 바운드'의 공식 명칭은 '사운드 바운드 X 펜타포트 라이브 클럽 파티'였다. 국내 최대 록 페스티벌인 펜타포트와의 음악적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획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 축제는 음악적으로 다양했다. 국악, 재즈, 월드 뮤직, 포크, 신스팝, 사이키델릭, 메탈 그리고 DJ 파티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이 행사 기간에 소개됐다.

특히 예전 '메탈의 도시'로 상징되던 인천에 걸맞는 메탈 밴드들의 무대도 마련됐다. 이중 주목할 공연은 피해의식이었다. 피해의식은 현재 인디신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메탈밴드다. 이들의 폭발적인 무대에 인천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인천'이라는 도시가 다시 한 번 국내 메탈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 피해의식

메탈밴드의 공연은 확실히 '사운드 바운드'를 인천 문화축제의 상징이 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돼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인천은 과거 메탈의 성지답게 록 기운이 강한 지역입니다. 이곳에서 메탈을 하는 피해의식이 무대에 서게 돼 행복합니다. 사운드 바운드가 앞으로 메탈 밴드들이 더 많이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길 원합니다. 그래서 메탈의 도시 인천의 상징이 되는 축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참고로 저희 기타리스트 다이아몬드는 인천 광성중 광성고 출신입니다." (피해의식 리더 크로커다일)

▲ 잔나비

사운드 바운드 마지막 행사를 즐기면서

이날 '사운드 바운드'의 마지막 파티는 인천 아트플랫폼 A동에서 펼쳐진 DJ 파티였다. 인천 사람들 대부분은 클럽 문화를 즐기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사운드 바운드가 시도한 DJ 클럽파티는 지역민들의 발길을 서울이 아닌 신포동으로 돌려놓을 만한 참신한 기획이었다.

많은 대중은 문화축제라는 이름만 들으면 거창하고 경직된 한 방향 행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인천 사운드 바운드는 진정한 문화축제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 줬다. 거창한 퍼레이드식 행사가 아닌 지역민들의 가슴을 파고는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해 준 것이다. 사운드 바운드가 인천의 상징이 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버금가는 지역문화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사운드 바운드 X 펜타포트 라이브 클럽 파티'는 문화체육관광부, 인천광역시가 후원했다.

(*더 많은 인디신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의 밴드포커스'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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