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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넘어야 천상천하' 그랜드슬램 시계도 카운트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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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넘어야 천상천하' 그랜드슬램 시계도 카운트 다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17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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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김현우·사격 진종오, 아시안게임 통해 그랜드슬래머 등극 도전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챔피언이지만 도전자.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들에게는 적용되는 말이다. 세계 4대 메이저대회 중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상에 서지 못했던 선수들이 비장한 마음으로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그랜드슬램은 가장 권위있는 네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것을 말한다. 보통 각기 다른 메이저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딴 것을 일컫는다. 테니스와 골프에서는 투어에서 운영하는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종목에서 그랜드슬램의 의미는 약간 다르다. 아시아권 선수의 경우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모두 석권한다는 뜻이다.

세계는 제패했지만 아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따내지 못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인천 아시안게임은 분명 기회의 장이다. 세계 챔피언이긴 하지만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도전자 입장이기도 하다.

▲ 김현우는 인천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다면 한국 레슬링에서 역대 세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된다. [사진=스포츠Q DB]

◆ 김현우-진종오, AG 금메달로 '레전드' 대열 합류한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간판 김현우(25·삼성생명)는 한국 레슬링 선수 가운데 역대 세번째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중학교 때부터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던 김현우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2010년 5월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그레코로만형 66㎏급 금메달로 이름을 알친 김현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레슬링에 14년 만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당시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퇴출과 번복의 아픔을 겪고 있었기에 김현우의 금메달이 더욱 값졌다.

김현우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박장순(46) 국가대표 자유형 감독과 심권호(42) 대한레슬링협회 이사의 뒤를 이어 한국에서는 세번째로 레슬링 그랜드슬래머가 된다.

박장순 감독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993년 토론토 세계선수권, 1996년 샤오샨 아시아선수권을 차례로 제패하며 한국 레슬링 첫 그랜드슬램의 역사를 썼다.

심권호 이사 역시 레슬링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그레코로만형 48㎏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심 이사는 1995년 애틀랜타 세계선수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1996년 샤오샨 아시아선수권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이 체급이 사라지자 체급을 54㎏급으로 올린 뒤 1998년 테헤란 세계선수권부터 다시 차례로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해 두 체급에서 그랜드슬램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김현우도 메이저대회 3개에서 금메달을 따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아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다. 김현우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의 후지무라 스토무에 1-4로 패해 2회전 탈락의 쓴맛을 봤다.

4년만에 금메달에 재도전하는 김현우는 “이미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더 긴장된다”며 “큰 무대를 경험한 뒤 아시아 최고 규모 대회에 나가는데 여기에서 못하면 안 된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한 진종오는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스포츠Q DB]

한국 사격의 대들보 진종오(35·KT)도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도전자다. 사실 진종오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메달을 따낸 종목은 모두 단체전이었다. 개인전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다.

진종오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50m 권총 개인전 금메달을 땄고 이어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개인전 종목을 휩쓸며 2관왕에 올랐다. 그는 2012년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10m 공기권총 개인전 및 단체전, 50m 권총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정상에 올라 첫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진종오는 아직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딴 금메달은 모두 단체전에서 나온 것이다.

진종오는 “이번 대회 준비를 많이 했다. 내 나이가 서른여섯이라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겠구나 싶어 정말 열심히 했다”며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유난히 인연이 없었다. 홈에서 열려 부담은 있지만 이를 재미로 돌리겠다. 금메달을 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이대훈(오른쪽)에게 인천 아시안게임은 그랜드슬램으로 가는 교두보다. [사진=스포츠Q DB]

◆ 이대훈·김태훈·김지연, AG 금메달 발판삼아 그랜드슬램 도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한 전초전을 치르는 마음으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선수들도 있다.

한국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22·용인대)은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거머쥐었지만,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58㎏ 결승에서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스 보니야에 8-17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2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이대훈은 런던 올림픽에서 우승했더라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결승에서 패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기약해야 했다.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이대훈에게 인천 아시안게임은 그랜드슬램으로 가는 교두보다.

이대훈은 “4년 전에는 첫 출전이어서 긴장했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자만할 수도 있지만 자만하지 않겠다”며 “많은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태훈은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을 통해 체급이 한정된 올림픽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려 한다. [사진=스포츠Q DB]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대훈과 함께 태권도 종목에 출전하는 김태훈(20·동아대)도 54㎏급에서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올해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제패한 김태훈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우승한다면 체급이 한정된 올림픽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그랜드슬램을 노려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을 때 올림픽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욱 크게 생길 수밖에 없다.

김태훈은 “처음 나가는 종합대회인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2년 뒤 리우 올림픽에도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 '미녀검객' 김지연은 세계선수권에서 맛봤던 좌절감을 뒤로하고 처음으로 나서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스포츠Q DB]

‘미녀검객’ 김지연(26·익산시청)에게도 인천 아시안게임이 남다른 대회다. 2012 런던 올림픽 펜싱 사브르에서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던 김지연은 지난해 7월 아시아선수권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지연은 한 달 뒤 열린 헝가리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에 머무르며 그랜드슬램을 향한 도전을 잠시 멈춘 뒤 올 7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64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절치부심한 김지연은 처음으로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광저우 대회에서 김혜림이 금메달을 땄던 사브르 개인전에서 한국의 2연패를 달성해야 하는 임무도 부여받았다.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며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김지연은 “아시안게임도 아시아선수권 경기 하듯이 즐겁게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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