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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나비효과' 세계선수권 최다 금 총성, AG 태극과녁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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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나비효과' 세계선수권 최다 금 총성, AG 태극과녁이 넓어졌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17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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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하 총 감독, 광저우 절반 수준 목표 뛰어 넘어 연일 선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예감이 좋다. 한국 사격이 금메달 총성을 쏘아 올리며 코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 전망을 환히 밝히고 있다.

윤덕하 총 감독은 지난달 26일 진천선수촌에서 개최된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올해 경기 결과를 분석해보니 소총에서 한국이 많이 밀린다”며 “이번 아시안게임 목표 성적은 지난 대회의 절반 수준이다”고 밝혔다.

한국 사격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은 총 13개. 윤 감독이 제시한 목표치는 5~7개에 불과하다.

그는 진종오(35·KT), 김장미(22·우리은행), 한진섭(33·한화 갤러리아) 정도만 언급했을 뿐 “중국의 선수층이 두껍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 진종오(왼쪽)와 김장미는 오는 20일 한국 선수단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둘은 세계선수권에서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한국 사격은 지난 8일(한국시간)부터 스페인 그라나다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연일 낭보를 전하고 있다.

성인이 출전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4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94년 이탈리아 밀라노선수권(금메달 3개)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피스톨 킹’ 진종오는 변함없이 활약했다. 그는 9일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60발 합계 583점을 획득해 세계기록을 세우며 결선에 오른 뒤 20발 합계 192.3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자신의 세계선수권 개인전 첫 금메달이었다.

진종오는 이틀 뒤 출전한 10m 공기권총에서도 200.3점을 받으며 198.0점을 쏜 유스프 디케즈(터키)를 따돌리고 2관왕에 올라 세계 최강자임을 입증해 보였다. 그는 이대명, 김청용과 함께 나선 50m와 10m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낸 진종오는 정작 아시안게임에서는 한 번도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보지 못했다. 단체전에서만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을 뿐 개인전에서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에 그쳤던 그다. 세계선수권에서 몸을 푼 진종오는 이제 아시아 정상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 정지혜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10m 공기권총에서 정상에 올랐다. 다음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사진=스포츠Q DB]

계산이 섰던 확실한 금메달 카드 진종오 외에 다른 종목에서 기대치 않았던 금맥이 터지며 사격계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주인공은 정지혜(25·부산시청)와 김준홍(24·KB국민은행)이다.

정지혜는 지난 12일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발 가운데 단 한번도 8점대를 쏘지 않는 안정된 감각을 과시하며 197.4점을 기록,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올레나 코스테비치(우크라이나)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 10m 공기권총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그는 본선에서 382점을 쏴 8명이 겨루는 본선에 가까스로 진출했지만 결선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깜짝 금메달’ 바통은 김준홍이 이어받았다. 그는 지난 14일(한국시간)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33점을 기록해 올리베르 가이스(독일)을 3점차로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 남자 속사권총에서 한국이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자 권총의 에이스 김장미는 25m 권총에서 아쉽게 하나의 금메달도 건지지 못했지만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정미라(27·화성시청)와 유서영(19·한체대), 김설아(18·봉림고)로 구성된 여자 소총 3자세 대표팀은 동메달을, 소총 간판 한진섭은 남자 소총 3자세에서 5위에 오르며 리우 올림픽 출전 쿼터를 따냈다.

한국은 19일까지 남아 있는 러닝타깃과 스키트에서 또 한 번의 파란을 노린다.

한국은 1954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를 시작으로 역대 15번의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사격은 한국 선수단이 획득한 총 1830개의 메달 중 216개를 차지한 효자 종목이다. 금메달 55개를 획득해 복싱(56개)에 이어 최다 금메달 2위 종목이기도 하다.

사격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 대회가 열리면 일정 늘 국민들에게 첫 메달 소식을 전해주곤 했다. 오는 20일 여자 10m 공기권총과 남자 50m 권총 결선이 열린다. 진종오와 김장미가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 소식을 전해줄 가능성이 높다.

소총, 권총, 러닝타깃, 클레이 등 총 22개 종목에 출전하는 50명의 선수들은 만리장성을 넘고 윤 감독이 잡은 목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해보일 수 있을까.

세계선수권 기상도만 놓고 본다면 아시안게임 예보는 ‘매우 맑음’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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