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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3) 에이프릴 세컨드 '대중적 사운드에 깊이를 장착하다' 강력한 '팬덤'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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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3) 에이프릴 세컨드 '대중적 사운드에 깊이를 장착하다' 강력한 '팬덤'의 근원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7.14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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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53번째 아티스트는 가요시장에 내놔도 손색없는 대중적 멜로디로 인디신 인기밴드로 자리한 에이프릴 세컨드다.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최근 국내 인디신은 가요 못지않은 대중적 멜로디를 갖춘 밴드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많은 여성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밴드들의 지나친 대중성에 대한 비판도 따른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수년간 침체했던 인디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이렇게 대중적 멜로디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모던록 밴드 중 에이프릴 세컨드는 최고 수준의 팬덤과 음악성을 갖췄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 에이프릴 세컨드 장르를 말하다

에이프릴 세컨드는 팝과 록에 일렉트로닉이 혼재된 음악을 추구한다. 이런 이유로 대중들은 이들을 팝 밴드라고 부른다. 이들도 동의할까?

"맞습니다. 에이프릴 세컨드는 큰 의미에서는 팝 밴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희 음악을 디테일하게 들어 본다면 여러 사운드들이 들어 있어요. 팝과 얼터너티브록, 신시사이저까지 곱씹어서 들어 보면 이런 여러 사운드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누구보다 대중성에 충실한 음악을 하는 이들

에이프릴 세컨드는 인디신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 중 하나다. 당장 가요시장에 내놔도 손색을 없을 만큼 훅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다면 에이프릴 세컨드는 왜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고 음악을 하는 것일까. 멤버들에게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노래를 만들다 보면 느끼는 것은 음악성에 초점을 맞추면 대중성이 떨어지고 대중성에 맞추면 음악성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두 개의 균형점을 맞추는 데 노력을 하는 대신 대중성 쪽으로 좀 더 힘을 싣기로 했어요. 그렇다 보니 음악들이 대중적 멜로디가 중심이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우리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을 때 뮤지션은 가장 행복한 것으로 생각해요. 인디신 역시 많은 팬이 있는 이상 우리만의 음악을 고집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대중성과 음악성이 적절히 조화된 노래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 대중성+음악성 절묘한 조화 정규 2집 'Super Sexy Party Dress'

이처럼 에이프릴 세컨드는 팝과 록, 전자음악의 균형과 대중성을 중시하는 밴드였다. 이런 부분들을 이해하고 이들의 음악을 듣는다면 '에이프릴 세컨드가 왜 인디신에서 이토록 인기가 많은지'를 알 수가 있다.

특히 지난 5월 19일 발매된 정규 2집 앨범을 주목해야 한다. 에이프릴 세컨드의 음악적 정체성을 제대로 나타낸 최고의 앨범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 11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에는 얼터너티브 록부터 신스팝, 어쿠스틱, 댄스, 디스코 등 여러 장르의 사운드가 녹아 있다. 자칫 너무 많은 장르의 혼합으로 난해한 앨범이 될 수 있었지만 에이프릴 세컨드는 이를 제대로 극복해 냈다.

대중적 멜로디는 여전히 살아 있는 가운데 깊이가 있어진 가사, 여러 장르의 음악에 대한 도전이 살아 숨 쉬는 앨범을 완성했다. 여러 음악을 시도하면서 이전에는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지던 음악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뛰어난 조력자들의 도움도 앨범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힘이 됐다. 앨범수록곡 중 'Bring it up'과 'April dream'은 각각 한국과 일본의 대형 기획사인 SM, 쟈니스 등과 작업했던 스웨덴 프로듀서 겸 작곡가 다비드 프렘베리(David Fremberg)가 공동 작곡했다. 또한, 마지막 트랙 '학교'는 부활의 김태원이 작사, 작곡을 맡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Super Sexy Party Dress'는 에이프릴 세컨드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음악적 방향성을 제대로 나타내준 앨범이 확실하다.

"2집 작업을 하면서 첫째로 생각한 것이 장르적 부분에 대해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들었을 때 진짜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곡들이 가지고 있는 사운드나 매력 등을 깊게 연구했어요. 또한, 소리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정말 많이 썼습니다."

"확실히 전작과 비교해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된 것 같아요. 많은 장르를 시도하다 보니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어진 것 같고요. 50곡 정도를 준비하고 선곡하면서 가장 좋은 곡을 뽑자는 노력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1집이 에이프릴 세컨드의 태동기를 보여줬다면 2집은 발전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작품인 것 같습니다."
 
◆ 'Super Sexy Party Dress' 공동리뷰

'Super Sexy Party Dress'는 에이프릴 세컨드의 역대 최고급 앨범인 만큼 멤버 각자가 생각하는 추천곡이 궁금해졌다. 멤버들과 공동리뷰를 통해 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우선 드럼 신재영은 '브링 잇 업'을 선곡했다. 이 곡은 스웨덴 프로듀서 겸 작곡가 다비드 프렘베리가 공동 작곡한 곡으로 유럽 신스팝의 매력을 그대로 살려낸 노래다. 영국 밴드 스웨이드 풍의 신스사운드와 에이프릴 세컨드가 평소에 보여주던 감각적인 기타 리프가 조화를 갖추고 있다. 구성 면에서도 도입부부터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연결돼 있다. 80년대 신스팝과 오늘날의 모던록에서 나오는 두 가지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 노래는 뮤콘을 통해서 만난 다비드 프렘베리가 제작에 참여한 곡이에요.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노래입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11곡 중 가장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노래 전체가 즉흥이 아닌 라인으로 구성됐어요. 또한, 기타 리프가 제대로 표현돼 있죠. 대중들께서는 곡의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베이스 문우건은 7번째 트랙 '엄빠'를 리뷰했다. '엄빠'는 어쿠스틱 곡으로 보컬 김경희의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를 느낄 수 있는 노래다. 특히 이 곡은 클래식 악기 연주를 곡 중간중간에 배치해 다양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부모님께 감사한다는 내용의 가사도 의미가 깊다.

"음악 작업이 많아서 부모님과 같이 살아도 자주 뵐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커져 있는 상태였죠. 이런 상황에서 경희 형이 이 곡을 들려줬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에이프릴 세컨드도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주는 곡입니다. 특히 첼로 라인까지 가미시키면서 저희의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혀준 곡이라고 생각해요. 성숙해진 에이프릴 세컨드를 생각하면서 곡을 들어주세요."

기타 문대광은 만월을 리뷰곡으로 결정했다. '만월'은 예전 에이프릴 세컨드에서는 느낄 수 없던 깊이와 진지함을 담아낸 발라드 넘버다. 예전 에이프릴 세컨드의 곡 대부분이 20대의 즐거움을 표현하는데 중심이 맞춰져 있었다면 '만월'은 인생에 대한 철학적 내용을 다룬 노래다. '달이 지면 더 좋은 인생이 올까'라는 고민을 담은 깊이 있는 가사가 시선을 끈다. 
 
"이 곡은 방황하는 인생을 표현한 곡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곡의 결말은 없어요. 인생에서 고민하고 힘든 일은 자기최면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새드엔딩도 해피엔딩도 아닌 주제를 담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무거운 곡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이해하고 들어주시길 부탁드려요."

 

마지막으로 김경희는 'Do You Wanna'를 선곡했다. 이 곡은 에이프릴 세컨드의 색이 그대로 담긴 곡이다. 영국 모던록 밴드들이 자주 들려주는 청량한 기타 사운드 위에 김경희의 레이백 창법이 빛을 발휘하는 곡이다. 경쾌한 면에서는 단연 이번 앨범에서 가장 뛰어난 곡이다. 훅한 멜로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중간중간 들려오는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기타 리프의 조화도 주목할 만하다.

"앙코르를 나오게 하려고 작정하고 만든 곡이에요. 가사도 웃긴 내용이 많이 들어 있어요. 특히 야구선수 오재원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해요. 프리미어12 야구 대회 당시 한일전에서 오재원이 친 공이 빠지는 모습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흥분하는 느낌을 가사로 붙였습니다. 팬들께서도 이런 흥분을 느끼며 신나게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레이백 창법의 원조

에이프릴 세컨드 노래를 이야기하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보컬 김경희의 레이백 창법이다. 레이백 창법은 현재 인디신에서 많은 밴드가 시도 중이다. 특히 R&B 가수 자이언티를 통해 이 창법이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얻은 이후에는 더 많은 밴드가 사용하고 있다.

일부 대중들은 에이프릴 세컨드가 이런 트렌드에 편승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달랐다.

"2010년 데뷔 당시에는 이런 목소리(레이백 창법)가 많이 없었어요. 정말 의도해서 이런 창법을 내려고 하지 않았죠. 어릴 때부터 이렇게 노래를 불렀어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밀어서 부르는 목소리를 완성한 것 같아요."

 

◆ 색다른 공연을 시도한 에이프릴 세컨드

에이프릴 세컨드는 지난 8일 서교동에 있는 클럽 스틸페이스에서 'PRIVATE ROOFTOP PARTY'를 기획했다. 다른 공연들과는 달리 클럽 옥상과 바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은 팬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에이프릴 세컨드의 공연 매력이 그대로 드러난 자리였다.

이곳에서 에이프릴 세컨드는 무대의 경계가 없이 공연을 진행했고 팬들과의 토크, 포토타임 등을 함께 하면서 옆집 오빠들 같은 친절한 매력을 전달했다.

"이런 자리가 계속해서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에이프릴 세컨드는 팬들을 위해 존재하는 밴드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대중성을 중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이런 의미에서 'PRIVATE ROOFTOP PARTY'는 정말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 에이프릴 세컨드 앞으로 일정

에이프릴 세컨드는 현재 전국 투어 중이다. 인천, 광주, 대구, 부산까지 공연을 마친 상태로 오는 30일 대전 공연이 남아 있다.

"대전 공연은 2년 만이기 때문에 감회가 남달라요. 이번 대전 공연에서는 팬들을 위해서 애장품을 증정하겠습니다."

◆ 역사

지난 2008년 고교동창생 문대광과 신재영이 팀을 만들기로 하고 블루스타를 결성했다. 당시에는 3인조 블루스 밴드로 활약했다. 이후 2010년 보컬 김경희가 들어오면서 팀 명을 에이프릴 세컨드로 개명했다. 2013년 1집 앨범에 문우건이 참여하면서 현재의 팀 구성이 완성됐다. (*데뷔앨범 '시부야 34℃'수상내용 '2014년 홍대 거리가요제 금상', 2013년 'KT&G 밴드 디스커버리' 우수상)

"재영이와 고교 동창생인데 함께 활동을 꿈꿔 왔고 팀을 만들게 됐죠. 2013년쯤 핼로루키 디스커버리에서 입상하면서 에이프릴 세컨드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개인 소개

 

보컬 김경희= 조치원 출신. 영국에서 유학 생활. 어린 시절 스케이트 선수를 꿈꾸다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다. 사이먼 앤 가펑클, 비틀스, 오아시스를 좋아한다. 아름다운 보이스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타 겸 리더 문대광= 서울 출신. 중학교 시절부터 기타를 치다 록스타의 꿈을 키웠다. 특히 블루스 기타를 잘 친다. 블루스 기타 고수 찰리 정의 제자.

 

베이스 문우건= 대전 출신. 고3 때 입시준비를 하면서 음악을 했다. 수능을 안 보고 음악을 하겠다는 동네 형을 보고 감동해 본격적인 뮤지션의 길을 걸었다. 대전의 엄친아.

 

드럼 신재영= 대전 출신. 교회에서 음악을 배우다가 문대광을 만나 밴드 음악을 시작했다. 이후 대전 내에서 계속해서 인디밴드 활동을 해 오다 에이프릴 세컨드에 합류했다. 대전 2대 드럼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 한 줄 목표

김경희= "오아시스 같은 밴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문대광= "훗날 자식이 성장해서 '우리 아빠 에이프릴 세컨드 문대광이야'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도록 하고 싶어요."

신재영= "장가가고 싶네요." (웃음)

문우건= "너희들이 다 성공 못 해도 난 성공할 수 있다."

■ 팀명

"블루스타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다가 팀명을 바꾸자는 제의를 받았고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날이 바로 4월 2일이었고 이름을 에이프릴 세컨드로 결정했습니다."

(*더 많은 인디신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 기자의 밴드포커스'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에이프릴 세컨드에 대해 더 많은 궁금점들은 트위터 dxheroes@, 페이스북을 통해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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