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7:50 (금)
[뷰포인트] '마리텔' 모든 것은 '계획대로', 너무나 완벽했던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5승 달성
상태바
[뷰포인트] '마리텔' 모든 것은 '계획대로', 너무나 완벽했던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5승 달성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7.17 0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마리텔'이 만들어낸 최고의 스타라면 단연 '백주부' 백종원이지만, '마리텔'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출연자는 역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었다.

16일 방송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는 MLT-31의 후반전 방송이 진행됐다. MLT-31에는 고정 출연자인 김구라를 비롯해 '마리텔'에서만 4승을 거둔 '일루셔니스트' 이은결과 3주 연속으로 출연해 연기교실을 연 '안타리우스' 안혁모, 그리고 '아바타 소개팅'과 '타로카드' 콘텐츠를 들고 나온 탁재훈과 작곡 콘텐츠를 들고 나온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 등 다섯 명이 출연했다.

MLT-31은 방송 초반 2013년 불법 도박 혐의로 방송 출연을 정지당한 이후 최근 다시 활동을 재개한 탁재훈이 높은 관심 속에 시청률 1위를 잠시 달리기도 했지만, 곧 이은결이 1위를 탈환하며 마지막까지 예상대로 1위를 질주하며 '마리텔' 통산 5승 달성에 성공했다.

정확히 말하면 MLT-06에서는 골드멤버 백종원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이은결이 일반멤버 중 1등을 차지했으니 총 여섯 번 출연해서 1위 네 번에 2위 두 번을 기록한 셈이지만, '마리텔'에서는 MLT-31 우승 후 이은결을 '통산 5승'으로 공식 인정해 줬다. 이로써 이은결은 백종원과 이경규에 이어 세 번째로 '마리텔'에서 통산 5승을 기록하게 됐다.

▲ MBC '마리텔'에서 이은결이 통산 5승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 =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

그 뒤를 이어 탁재훈이 전반전 '아바타 소개팅'의 '폭망'을 후반전 타로카드로 그나마 만회하며 2위를 차지했고, 레드벨벳 조이와 모르모트PD를 데리고 공포연기와 사극연기를 지도한 안혁모가 3위를, 떡 먹방을 선보인 김구라가 4위를, 작곡 콘텐츠로 네티즌들의 의견을 모아 '햄송'을 만든 장기하가 5위를 차지했다.

MLT-31에서 드디어 통산 5승 달성에 성공한 이은결의 방송은 완벽했다. 이은결은 역대 '마리텔' 출연자 중에서도 방송 콘텐츠를 가장 충실하게 준비해 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이은결이 '마리텔'에서 보여주는 모든 것은 사전에 다 계획된 치밀한 '설계'라는 말까지 나올까?

이은결의 '설계'는 그야말로 치밀했다. 이은결 방송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서유리를 놀려라'에서 이은결은 심리테스트를 한다며 모니터를 끈 후 동전을 바꿔치기 해 서유리의 얼굴에 낙서를 하는 코믹한 마술을 선보였다.

후반전에도 서유리에게 할리우드 스타를 소개한다며 영화 '에이리언'의 '체스트 버스터'를 등장시키고 이것을 이용해 맥주병 비틀기와 숟가락 휘어지기 등 소소한 마술로 연결짓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었다. 작은 테이블 마술 하나조차도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이은결의 '설계'인 것이다.

'설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이은결의 마술은 보는 이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마술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장난들을 보여주다가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훅 치고 들어오며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도 종잡기 힘든 이은결의 테이블 마술은 그가 왜 한국을 대표하는 일류 마술사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소소한 마술로 네티즌들을 정신없이 웃기다가도 이은결은 전반전과 후반전 종료 시점이 되면 대형 일루션을 준비해 호쾌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MLT-31에서는 이은결의 마술 도우미인 '인둘기'의 목을 없애는 절단마술과 이은결 스스로 심장을 멈추고 영혼이 이탈하는 마술로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고, 이전 출연분에서는 불마술 등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일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 [사진 =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화면캡처]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리텔'에서 이은결이 가지는 가장 큰 강점은 네티즌들과의 소통이다. 이은결은 연신 마술을 선보이는 와중에도 네티즌들의 채팅을 쉬지 않고 체크하고 네티즌들의 반응을 적절하게 마술로 응용해 낸다. 그동안 '마리텔'에서 5승을 달성한 백종원이나 이경규 모두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소통의 달인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콘텐츠는 물론 막강한 소통능력을 갖춘 이은결의 5승은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사실 이은결은 굳이 '마리텔'에 출연하지 않아도 한국을 대표하는 마술사라는 확고한 인지도를 지닌 스타였다. 하지만 이은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텔'에 출연할 때마다 인터넷 생중계 세 시간을 잠시의 빈틈도 없이 채우는 노력으로 네티즌들을 감동시킨다. 이은결의 경우 편집을 통해 TV로 방송되는 본방송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적절하게 비방송용 콘텐츠들이 섞여 들어가는 인터넷 생중계 풀영상 역시 화제를 모으는 것이 그런 이유다.

이은결의 이런 열정과 노력은 '마리텔'에 이름값만 가지고 출연하는 스타들이 보고 배워야 할 자세다. '마리텔'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가 4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박명수나, '무한도전'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1위를 차지하긴 했으나 방송 내용은 최악에 가까웠던 정준하처럼 '마리텔'은 인지도나 이름값 만으로 버틸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마리텔'에는 소통 없이 자신의 콘텐츠만 밀어붙이는 출연자나 제대로 된 콘텐츠도 없이 참여하는 출연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작은 마술 하나에도 치밀하게 이야기를 부여하며 완벽한 '일루션'을 만들어 내는 이은결의 태도를 보고 느끼는 것이 없냐고 질문이라도 하고 싶어진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