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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극장가 '제2차 한국영화 대전' 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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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극장가 '제2차 한국영화 대전' 발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9.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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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마담 뺑덕' '맨홀' '슬로우 비디오' '나의 독재자' 등 8편 쏟아져

[스포츠Q 용원중기자]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지난 7~8월 제작비 100억원을 훌쩍 웃도는 대작 ‘군도’ ‘명량’ ‘해적’ ‘해무’가 전례 없이 1주일 간격으로 개봉돼 치열한 '블록버스터 대전'을 벌였다. 오는 10월에는 블록버스터급은 아니나 스릴러에서 치정 멜로에 이르기까지 개성 강한 장르영화들이 쏟아지며 두 번째 한국영화 대전을 벌일 전망이다.

10월2일 ‘제보자’ ‘슬로우 비디오’ '마담 뺑덕'을 시작으로 ‘나의 사랑 나의 신부’(8일), ‘우리는 형제입니다’ ‘레드카펫’(23일), 그리고 개봉 날짜를 조율 중인 ‘맨홀’ ‘나의 독재자’ 등 무려 8편이 라인업에 올라 있다. 내로라 하는 충무로 간판 배우들과 감독들의 영화 향연에 벌써부터 관객들의 심박지수가 솟구친다.

▲ '제보자'(사진 위)와 '슬로우 비디오'

◆ 황우석 사건 호출한 ‘제보자’ vs 한 남자의 독특한 세상보기 ‘슬로우 비디오’

‘임순례 감독의 ‘제보자’는 10년 전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스캔들의 실체를 정조준한다.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이장환 박사(이경영)의 연구결과가 조작된 것이라는 연구원 심민호(유연석)로부터 제보를 받은 뒤 이를 취재하는 방송사 탐사프로 PD 윤민철(박해일)의 이야기를 다룬다. 진실과 국익, 언론의 기능과 지향 등 사회적인 이슈를 긴장감 넘치면서도 담담하게 녹여냈다.

‘슬로우 비디오’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볼 수 있는 여장부(차태현)가 찰나의 순간까지 볼 수 있는 시력 탓에 놀림 당하던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뛰어난 순간포착 능력을 인정받아 CCTV 관제센터 에이스로 떠오르게 된 뒤 CCTV 너머 하루 종일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특별한 남자의 독특한 세상보기가 웃음과 따듯한 휴먼터치로 어필한다. 김영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남상미, 오달수, 고창석 등이 출연한다.

◆ 화사한 로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vs 치명적 멜로 ‘마담 뺑덕’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결혼.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결혼에 관한 속 깊은 이야기를 가벼운 터치의 로맨틱 코미디로 담아냈다.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은 달콤한 신혼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소한 오해와 마찰로 티격태격한다. 말이 안 통하는 철부지 남편, 사사건건 잔소리만 늘어가는 아내의 사연이 젊은 세대의 공감을 끌어낸다. 1990년 최진실 박중훈 주연의 영화를 임찬상 감독이 리메이크했다.

 

치정 멜로 ‘마담뺑덕’(감독 임필성)은 고전 ‘심청전’을 욕망의 텍스트로 바꿔보는 역발상으로 탄생한 작품. 그동안 극의 주변부에 있던 심학규와 뺑덕 어멈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세워 사랑과 욕망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정우성의 나쁜 남자 변신, 순수한 처녀에서 도발적 악녀로 극단의 변신을 보여준 이솜 등 주연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가 두드러진다. 최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에로티시즘과 집착, 복수의 공존을 칭찬받았다.

◆ 형제 이야기 ‘우리는 형제입니다’ vs 애증의 부자 스토리 ‘나의 독재자’

장진 감독의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30년 동안 헤어졌다 극적으로 상봉한 두 형제가 30분 만에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잃어버렸던 형제애를 찾아가게 되는 유쾌하고 따뜻한 휴먼 코미디다. 조진웅이 미국에서 3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한인교회 목사 형 상연 역을 맡아 사사건건 충돌하는 양주 산자락 박수무당 동생 하연 역의 김성균과 함께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 '우리는 형제입니다'(사진 위)와 '나의 독재자'

'나의 독재자'는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남자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1970년대 첫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신선한 설정이 이채롭다. 무명의 연극배우 성근 역 설경구와 누구보다 아빠를 자랑스러워했으나 이후 애증의 감정을 품게 되는 아들 태식 역 박해일의 부자 호흡에도 관심이 쏠린다. ‘천하장사마돈나’ ‘김씨표류기’의 이해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 에로맨틱 코미디 '레드카펫' vs 도심 공포 '맨홀'

'레드카펫'(감독 박범수)은 19금 영화계의 어벤져스 군단과 이들에게 제대로 낚인 흥행 여신의 이야기를 그린 에로맨틱 코미디물이다. 뉴 프로젝트를 위해 뭉친 섹드립의 황제 조감독 진환(오정세),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19금 CG계의 감성변태 준수(조달환), 입사하자마자 음란한 본색을 드러낸 엘리트 출신 막내 대윤(황찬성), 이들을 이끄는 19금계의 순정마초 감독 정우(윤계상). 자타공인 흥행 여배우 정은수(고준희)의 엎치락 뒷치락 이야기가 관람 포인트다.

 

'맨홀'은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 세계 맨홀을 지배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와 그 속으로 납치된 자들의 목숨을 건 생존게임을 그린 도심 공포스릴러다. 뻔한 호러장르의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한 점이 눈에 밟힌다. 위협에 맞서는 자매 역으로 드라마 '연애의 발견'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유미와 몰라보게 성숙해진 아역스타 김새론이 출연한다. 맨홀을 좌지우지하는 '붉은 눈의 그놈' 수철 역으로는 청춘스타 정경호가 캐스팅돼 이미지 반전을 꾀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관객의 숨통을 조여온다. 신재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팀장은 "여름 시즌과 겨울방학 시즌에는 막대한 제작비와 볼거리, 스케일을 두루 갖춘 영화들이 포진한다면 10월 극장가에 개봉되는 작품들은 참신한 소재와 영화적 힘으로 입소문을 탈 경우 장기 상영에 들어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7~8월에 워낙 대작들이 강세였기에 이를 피해 개봉 시기를 조율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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