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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FT아일랜드의 '진실'은 곧 '정체성' "있는 그대로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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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FT아일랜드의 '진실'은 곧 '정체성' "있는 그대로를 봐주세요"
  • 연나경 기자
  • 승인 2016.07.21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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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이젠 Turnaround, 조금 늦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아'라는 노랫말처럼, 정말로 진심을 다해 가고자 하는 길을 조금 늦게 찾았다고 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는 것은 아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제대로 된 방향성은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Q(큐) 연나경 기자] 2007년 6월 데뷔 뒤, 데뷔곡 '사랑앓이'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FT아일랜드가 지난 해 발표한 5집 'I will'에 이어 6집 역시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꽉 채워 돌아왔다. 그들은 6집 'Where's the truth?'를 통해 그들만의 색깔과 확실한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 '하드록' 선택한 FT아일랜드,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 FT아일랜드가 6집 'Where's the truth?'를 통해 자신들만의 음악적 색깔을 강화했다. [사진=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Where's the truth?'는 공식적으로 FT아일랜드의 정규 6집이지만, FT아일랜드에게는 두 번째 같은 앨범이었다. 지난 앨범부터 자작곡으로 앨범을 채우기 시작했던 그들은 과거의 앨범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중적인 노래를 해야 잘 된다는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음악들을 해 왔지만, 멤버 모두가 선호하는 음악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우리가 알아서 진실을 찾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아서 앨범명을 짓게 됐습니다."(최민환)

FT아일랜드가 이번 앨범을 통해 추구하는 음악은 정통 록이다. 일본 밴드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록 사운드를 FT아일랜드의 색깔로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보통의 대중가요, 혹은 데뷔곡 '사랑앓이'와 비교했을 때 대중들의 호불호가 갈릴 법했다. 하지만 FT아일랜드 멤버들은 대중의 사랑보다 멤버들이 느끼는 만족에 집중했다.

"해외 같은 경우는 밴드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의 다양성이 한 쪽으로 너무 치우쳐지는 경향이 있어요. 밴드 장르의 마니아층도 두텁고. 다 알면서 지금의 상황을 고집하는 이유는 지금 할 수 있는 음악이 좋아서예요. 언젠가 밴드의 시대가 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음악의 다양성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이홍기)

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제시한 FT아일랜드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바라는 것은 앞서 이홍기가 언급한 '밴드의 시대'와 관련이 있는 듯했다. 타이틀 속에 있는 '진실'을 봐 달라는 이야기와 같았다.

"음악방송에서 밴드에 대한 대우요? 저희가 오래 활동을 해서 대우를 해주는 거지, 아직 부족한 거 같아요. 대중들이 '이런 음악도 있었지, 정말 세련됐네. FT아일랜드는 지금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구나'라면서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홍기)

◆ 두 번째 자작곡 앨범, "여러가지 장르 도전했어요"

▲ FT아일랜드는 6집 앨범에서 신스 사운드를 녹여내는 등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도 선보인다. [사진=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FT아일랜드는 2007년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10년간 활동한 팀이나, 올 해에야 두 번째 자작곡 앨범을 내게 됐다. 처음으로 자작곡을 수록했던 5집 'I will'이 잘 할 수 있는 노래들을 수록했다면, 'Where's the truth?'에는 도전이 녹아났다.

"'아이 윌(I will)'에는 저희가 기존에 부르던 발라드 풍의 록 성향이지만 사운드가 꽉 찼던 노래들이 수록됐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신스(synth)도 써보고 덥스텝도 포함해 보고 여러 장르에 도전하면서 그것들을 FT아일랜드 색으로 녹이려고 노력했어요."(이홍기)

"밴드는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5집 앨범명을 한글로 풀면 '나는 할 것이다' 였어요. 첫 도전이었고,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발매한 앨범이었어요. 그 앨범을 시작으로 우리 고유의 것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많은 분들에게 우리가 만든 음악을 들려 드리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최민환)

FT아일랜드가 했던 도전 중 하나는 신스 사운드를 곡에 녹여내는 것으로, 타이틀곡인 'Take me now'와 'Wonderful life'에서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레퍼런스를 잡지 않으나, 최근 들었던 앨범에서 신스가 주는 느낌이 좋다고 생각해 자신의 앨범에 접목했다.

"레퍼런스를 거의 잡지는 않는데, 잡혀서 작업대에 올라오는 순간 모든 게 싹 바뀌어요. '느낌이 괜찮다'고 하는 게 있으면, 생각하는 대로 살리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신스의 매력은 세련됨과 화려함이죠. 곡을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홍기)

자작곡 앨범은 누군가의 곡을 받아 녹음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멤버들의 협업과 디렉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홍기는 영어 발음의 어려움을, 이재진은 이홍기의 목소리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타이틀곡 'Take me now'에 전체적으로 영어가 많아요. 팝적으로 느껴지기 위해서 미국 친구에게 부탁해 가사를 받고, 영어 발음 체크를 많이 받았어요. 'er' 발음이 그렇게 어려운 지 몰랐어요. 혓바닥을 뽑고 싶을 정도였어요. 어색하게 들리지 않기 위해 외국인 친구도 불러서 작업을 했었는데, 그때 고생 많이 했죠."(이홍기)

"제 노래 중에 'Stand By me'라는 노래가 있는데, 레코딩 할 때 홍기씨 상태가 별로 안 좋았어요. 앨범에 집중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었거든요. 디렉팅을 해야겠다 해서 불러놓은 것을 듣기 위해 녹음실에 갔는데, 제가 그려놨던 그림은 아니었어요. 홍기씨 목소리가 피곤함과 슬픔 사이에 있었는데, 나중에는 모든 게 잘 어울어진 것 같아서. 새롭게 느낄 수 있겠구나 싶어서 그대로 수록했어요. 묘한 감성을 지니고 있더라고요." (이재진)

◆ 미리 겪은 성장통,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FT아일랜드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사진=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FT아일랜드는 현재 가요계에 있는 팀들에 비해 성장통을 빨리 겪은 팀이다. 데뷔 2년만인 2009년 전 멤버 오원빈이 나가고 현 멤버 송승현이 들어왔다. 그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멤버간의 불화설은 나오지 않았고,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FT아일랜드가 하고 싶은 음악은 무엇일까.

"멀리 보고 있어요. 어렸을 때 할 수 있는 록이랑, 그렇지 않은 록은 분명히 존재해요. 나이가 들면서 중후한 멋이 생기면 섹시한 록을 해보고 싶네요. 저희가 존경했던 밴드들이 오래 록밴드를 하는 게 멋있더라고요. 단, 저희 다섯 명이 뭉쳐있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죠."(이홍기)

FT아일랜드는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팬들과 했던 약속을 꼭 지키기 위해서다. 다양한 프로젝트와 앞으로 맞이할 앨범에는 그들의 '공부'가 들어있는 듯했다.

"롤모델이요? 없어요. 밴드들은 너무 많은데, 좋은 점을 공부해서 모든 걸 FT아일랜드 색깔로 표현해야죠." (이홍기)

"저희는 그냥 저흽니다.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이재진)

[취재후기] 세상을 살다 보면, 남들의 간섭 없이 내 길을 걸어가는 '마이 웨이(My way)' 정신이 필요할 때가 있다. 또, 뚝심은 언젠가 통하기 마련이다. FT아일랜드의 뚝심 역시 언젠간 통할 테고, 그들이 바라고 원하는 밴드의 전성시대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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