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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러시아 빠지면 올림픽 지각변동, 손연재 단숨에 금메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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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러시아 빠지면 올림픽 지각변동, 손연재 단숨에 금메달 후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22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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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육상 리우 올림픽 출전금지 확정…전 종목으로 확대될 경우 리듬체조-여자배구-여자핸드볼 등서 반사이익 기대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러시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퇴출'되면 리듬체조의 손연재(22·연세대)를 비롯해 러시아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여자 배구와 여자 핸드볼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지난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육상선수 68명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을 상대로 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금지 처분에 대한 중재 요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러시아 전체 선수단의 올림픽 출전금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러시아 반도핑기구와 공모해 금지약물을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뒤 IAAF가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시켰다. 이어 CAS까지 IAAF의 손을 들어주면서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의 길이 막혔다.

▲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장금지 징계가 확정되면서 징계가 전 종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러시아 선수들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다면 리듬체조에 출전하는 손연재는 금메달까지 도전해볼 수 있게 된다. [사진=스포츠Q(큐) DB]

이제 관심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반응에 쏠린다. 그동안 IOC는 CAS의 결정을 참고해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출전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IOC는 오는 24일 러시아 출전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CAS의 결정까지 나온 만큼 부담을 덜고 전 종목 출전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빠진다면 메달과 순위 경쟁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그냥 지각변동 수준이 아니다. 러시아는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2개와 은메달 25개, 동메달 32개로 종합 4위에 오른 스포츠 강국이다. 러시아 선수들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퇴출된다면 종목 전반에 걸쳐 새로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 메달 노렸던 손연재, 이젠 금메달로 목표 상향 조정?

러시아 선수들이 모두 빠진다면 당장 손연재에게 직접적인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리듬체조에서는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바 등 2명의 선수가 우승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손연재와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가 동메달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리자트지노바와 손연재, 스타니우타가 러시아 선수들의 아성에 도전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워낙 마문과 쿠드랍체바의 실력이 앞선다. 그러나 마문과 쿠드랍체바 등 2명의 러시아 선수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빠진다면 손연재, 리자트디노바, 스타니우타의 3파전으로 재편된다. 사실상 세 선수가 금, 은, 동메달을 나눠 가진다고 봐도 좋다.

그동안 동메달을 목표로 연기를 담금질해왔던 손연재로서는 러시아 선수 2명이 빠진다는 것이 희소식이다. 그저 메달 도전이라는 목표가 이제는 금메달로 상향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는 리자트디노바가 손연재보다 한발 앞서는 모양새였지만 작은 실수 하나에 점수가 크게 좌우되는 리듬체조 특성상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하나 확실한 것은 러시아 선수 2명이 빠질 경우 최소한 손연재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메달권에 들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난다면 더욱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그 이상의 목표를 노려볼 수도 있다.

▲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도 러시아와 조별리그에서 만난다. 그러나 러시아가 불참할 경우 조별리그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 [사진=스포츠Q(큐) DB]

◆ 여자배구-여자핸드볼 구기종목 조별리그 부담도 던다

40년 만에 메달 도전에 나서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과 또 다른 '우생순 신화'를 쓰겠다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도 러시아가 빠진다면 더욱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경기력에서는 분명 두 종목 모두 러시아가 한국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러시아와 같은 A조에 묶였다. 러시아는 세계랭킹 4위로 9위의 한국보다 순위도 높다. 지난해 월드컵 대회에서도 한국은 러시아에 3-0 셧아웃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빠진다면 한국 여자배구는 그만큼 체력을 덜 소진하면서 조별리그를 치를 수 있게 된다.

여자핸드볼대표팀도 마찬가지.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인 러시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빠진다면 그만큼 조별리그 부담을 덜 수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을 따냈던 러시아가 예전만 못한 전력이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8강전에서 한국을 30-25로 꺾은 전력이 있다. 러시아가 퇴출된다면 한국이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

러시아가 빠질 경우 다른 팀이 대체 출전할 수 있지만 올림픽이 채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 출전팀이 얼마나 조직력을 맞췄을지는 의문이다. 또 대체 출전팀은 그만큼 전력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러시아가 빠지는 것은 같은 조에 있는 모든 팀에 적용되는 호재이긴 하지만 한국 역시 손해볼 것은 전혀 없다.

▲ 우생순 신화를 노리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가 부담스러운 러시아전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다면 조별리그를 조금 더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 태권도-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도 러시아 리스크 던다

한국 선수단의 메달밭이라고 할 수 있는 격투기 종목에서도 '러시아 리스크'를 덜 수 있다. 5명의 선수를 출전시키는 태권도에서는 2명의 만만치 않은 러시아 선수가 버티고 있다.

남자 68kg급 세계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세계랭킹 4위 알렉세이 데니센코를 경계한다. 이대훈은 지난해 9월 세계태권도연맹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 준결승에서 데니센코에 7-5 패배를 기록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 4강전에서는 이대훈이 7-6으로 이긴 경험도 있다.

여자 67kg급의 아나스타실라 바리시니코바도 오혜리(28·춘천시청)의 만만치 않은 적수다. 바리시니코바는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1990년생의 젊은 선수지만 2009년부터 세계선수권에 출전했을 정도로 경험이 많다. 세계랭킹도 오혜리(6위)보다 높은 5위에 있다.

레슬링에서도 김현우(28·삼성생명)도 크레코로만형 75kg급에서 금메달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이미 66kg급 금메달을 따낸 김현우는 체급을 올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로반 블라소프와 정상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블라소프가 빠진다면 김현우가 그만큼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 태권도 금메달을 노리는 이대훈은 러시아 선수인 알렉세이 데니센코를 경계한다. 런던 올림픽 4강전에서 맞붙어 데니센코를 이겼지만 지난해 맞대결에서는 아쉽게 져 금메달을 노리는 이대훈에게 위협적이다. [사진=스포츠Q(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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