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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9) 태극 셔틀콕 '복식파워'에 성지현-손완호 '단식의 반격' 더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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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9) 태극 셔틀콕 '복식파워'에 성지현-손완호 '단식의 반격' 더해진다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7.23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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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배드민턴> 복식 전통 강세 속, 남녀 단식에서도 메달 기대…4년 전 굴욕 씻는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국 배드민턴은 전통적으로 복식이 강세를 보였다. 그동안 치른 올림픽에서 복식이 딴 메달만 15개에 달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복식에서 금빛 스매싱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남녀 단식에서는 방수현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과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 손승모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각각 따낸 게 전부다. 최강국인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덴마크 등 강호들이 많은 까닭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지만 포기는 없다. 한국은 남녀 단식 국내 에이스인 성지현(25‧MG새마을금고‧세계랭킹 7위)과 손완호(28‧김천시청‧세계랭킹 9위)를 앞세워 20년 만의 셔틀콕 단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 여자 단식 에이스 성지현은 올해 승률이 개인 통산 승률보다 높아 리우의 진격에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이제는 가져야 할 수식어 '포스트 방수현'

“그동안 ‘제2의 방수현’이라는 말을 듣는 선수들이 많았다. 이제는 성과를 내야할 이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20년 만의 배드민턴 여자 단식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성지현의 말이다. 쟁쟁한 이들을 누르고 ‘셔틀콕 여제’가 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부족한 부분을 마지막까지 닦아 리우에서 웃겠다고 다짐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성지현은 지난해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 올림픽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또 지난해 코리아오픈에서는 ‘라이벌’ 왕이한(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기세를 올해까지 이어온 성지현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 올해 승률은 통산 승률(66.6%‧258승)보다 높은 73.3%(33승)다.

성지현은 “지난해부터 이기는 경기가 많다 보니 자신감이 붙더라”며 “최근엔 훈련량이 많아지면서 여기저기 아픈데, 다치지 않게 하면서 체력을 보강하려 한다”고 말했다.

21세로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예선 탈락의 눈물을 흘렸던 성지현은 이번엔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 ‘포스트 방수현’이라는 수식어를 달겠다고 다짐했다.

▲ 성지현이 20년 만의 태극셔틀콕 여자 단식 금메달 도전을 위해 마지막 단점을 보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남자단식 최초 금메달 관건은 '막판 집중력'

“세계 10위 이내의 선수들의 기량차가 크진 않지만 경기 막판에 순위가 앞선 이들이 더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승리한다.”

남자 식 국내 최강자인 손완호는 ‘막판 집중력’을 리우 올림픽 금메달의 키워드로 꼽았다. 연속 실점이 많은 그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손완호는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연속으로 점수를 주면서 무너질 때가 있다. 감독님께서도 지적하시는 만큼, 리우에선 이런 면모를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행보는 좋다. 세계 강자들을 차례로 꺾었기 때문이다. 올해 인도오픈 슈퍼시리즈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린단(중국)을 제압한 손완호는 세계남자단체선수권에서 당시 세계 톱랭커였던 천룽(중국)마저 쓰러뜨렸다.

그는 천룽과 맞대결에 대해 “부담 없이 편하게 하려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온 것 같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잘 됐다”며 “천룽이 예전에 나에게 진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자신의 플레이를 온전히 펼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 남자 단식 에이스 손완호는 4년 전 런던의 비운을 씻겠다는 각오로 리우의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손완호의 올해 승률은 63.4%(26승). 통산 승률인 63.9%(231승)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서서히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그는 “가림막 훈련과 납조끼 훈련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4년 전 런던에서는 예선 탈락했지만 이번 리우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표현했다.

◆ "남자복식 금메달 기대, 전 종목 메달 노린다"

4년 전 런던 대회에서 부진과 고의 패배 논란으로 셔틀콕 강국의 체면을 구겼던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개 이상을 목표로 내세웠다. 출전 선수들의 최근 성적이 좋아 내심 전 종목 메달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리우에서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는 금메달 1개는 바로 남자 복식이다.

이득춘 한국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은 “남자복식 이용대(삼성전기)-유연성(수원시청) 조가 금메달을 딸 거라 예상한다”며 “혼합복식 고성현(김천시청)-김하나(삼성전기) 조는 결승까지 가는 게 목표다. 결승에 진출한다면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여자 단식과 남자 단식, 여자 복식도 메달권에 들 거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 부동의 남자 복식 세계 1위 이용대(왼쪽)-유연성은 태극 셔틀콕 복식 파워 전통을 이어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디. [사진=스포츠Q DB]

복식조 선수들의 올해 성적이 매우 좋다.

이용대-유연성(세계랭킹 1위)이 승률 86.1%(31승), 김기정-김사랑(세계랭킹 3위)이 71.4%(30승), 고성현-김하나(세계랭킹 2위)가 79.4%(27승), 정경은-신승찬(세계랭킹 5위)가 73.0%(29승), 장예나-이소희(세계랭킹 9위)가 67.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득춘 감독은 “지난 1년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장점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성적 출처=세계배드민턴연맹>

■ [Q] 아시나요? 올림픽서 강했던 태극 셔틀콕 '복식파워'가 '명예의 전당'으로 이어진 것을

1992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배드민턴에서 금 6, 은 7, 동메달 5개를 수확한 한국은 중국(금 16, 은 6, 동 14)에 이어 메달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금, 은, 동메달 6개씩을 따낸 전통 강국 인도네시아에 은메달에서 앞섰다.

한국은 복식의 힘이 강했다. 1996년 방수현이 여자 단식에서 따낸 금메달이 유일한 싱글 골드메달이고 나머지 금메달 5개는 모두 복식에서 나왔다, 복식은 중국(9개), 한국(5개) 인도네시아(3개)가 금메달을 나눠가졌다.

그 결과 멀티메달 랭킹에서도 한국은 버금자리다. 멀티 메달리스트가 모두 26명이 배출됐는데 중국이 12명, 한국이 11명이다. 단식이 강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2, 1명에 그쳤다.

금메달 2개를 넘은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가운데 가오링(중국)이 금 2, 은 1, 동 4개로 톱랭커. 김동문(금 2, 동 1)과 길영아(금 1, 은 1, 동 1)가 각각 2, 3위에 올라 있다.

▲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리우의 진군을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이렇듯 ‘콤비 파워’를 앞세운 한국은 1997년부터 선정한 세계배드민턴연맹 ‘명예의 전당’에서 8명을 배출해 ‘셔틀콕 코리아’의 위상을 높였다. 12개국에서 67명이 헌액된 가운데 중국(15명), 잉글랜드(11명), 인도네시아, 잉글랜드(이상 11명)에 이어 5위.

한국은 1989, 1991년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정명희만을 제외하고 모두 올림픽 복식 메달리스트들이 입회의 영광을 안았다.

첫 헌액자는 ‘복식 황제’ 박주봉으로 2001년 가입됐다. 박주봉은 1992년 김문수와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내고 4년 뒤 라경민과 혼합복식 은메달을 보탰다. 김문수는 이듬해 입회했다. 2003년엔 정명희와 함께 1992년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따낸 정소영이 합류했다.

2009년에는 라경민(은 1, 동 3), 김동문, 길영아가 동반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동문과 짝을 이룬 남자 복식에서 2000년 동메달에 그치더니 4년 뒤 기어코 금메달을 목에 건 하태권이 2012년 마지막 헌액자가 됐다.

역대 올림픽 배드민턴 한국 출전선수 성적

- 1992 바르셀로나 (12명) = 금메달 남자복식(박주봉-김문수), 여자복식(황혜영-정소영)

                                   / 은메달 여자단식 방수현

                                   / 동메달 여자복식(길영아-심은정)

- 1996 애틀랜타 (17명) = 금메달 여자단식 방수현, 혼합복식(김동문-길영아)

                                / 은메달 혼합복식(박주봉-라경민). 여자복식(길영아-정혜옥)

- 2000 시드니 (12명) = 은메달 남자복식(이동수-유용성)

                             / 동메달 남자복식(김동문-하태권)

- 2004 아테네 (15명) = 금메달 남자복식(김동문-하태권)

                             / 은메달 남자복식(아동수-유용성), 남자단식 손승모

                             / 동메달 여자복식(라경민-이경원)

- 2008 베이징 (13명) = 금메달 혼합복식(이용대-이효정)

                             / 은메달 여자복식(이경원-이효정)

                             / 동메달 남자복식(이재진-황지만)

- 2012 런던 (12명) = 동메달 남자복식(이용대-정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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