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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성은정 대역전극, 45년만에 US여자주니어골프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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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성은정 대역전극, 45년만에 US여자주니어골프 2연패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24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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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5홀 뒤졌다가 2홀 남겨놓고 4홀차 역전승…한국계 호주교포 이민우도 US주니어선수권 정상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성은정(17·광주 금호고)이 무려 45년 만에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49년 시작해 67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선수는 성은정이 세번째다.

성은정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 리지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 결승전에서 안드레아 리(미국)를 맞아 한때 5홀 뒤졌지만 막판 대역전극을 이뤄내며 2홀을 남겨놓고 4홀차로 승리했다.

이로써 성은정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역대 대회에서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홀리스 스테이시(3승)와 주디 엘러, 낸시 로페스에 이어 네번째다. 그러나 로페스는 1972년과 1974년에 우승했기 때문에 성은정처럼 2년 연속 정상에 오르진 못했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기록이 나온 것은 엘러(1957~1958년)와 스테이시(1969~1971년)에 이어 무려 45년 만이다.

▲ 성은정이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 리지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USGA 공식 홈페이지 캡처]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은 역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스타의 산실이다. 1972년과 1974년 정상에 올랐던 로페스는 메이저 3승을 포함해 LPGA 통산 48승을 거두며 1987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이다.

또 2002년 정상에 오른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비롯해 2008년 알렉시스 톰슨(미국), 2011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2012년 이민지(21·하나금융그룹, 호주) 등이 현재 LPGA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점에서 성은정이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는 것은 향후 LPGA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2년 연속 결승전에 오른 성은정은 2014년 이 대회 8강에서 만났던 안드레아 리와 격돌했다. 당시 성은정은 안드레아 리에게 1홀을 남겨놓고 2홀차 뒤져 4강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패배를 설욕하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성은정의 다짐과 달리 전반 18홀에서는 안드레아 리에게 일방적으로 밀렸다. 3번홀과 5번홀에서 서로 버디를 주고 받은 가운데 안드레아 리가 6번부터 9번홀까지 연속해서 이기면서 앞서나갔다. 안드레아 리는 6, 7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했고 8번과 9번홀에서는 성은정이 보기를 범하면서 4홀을 한꺼번에 가져갔다.

▲ 성은정(왼쪽)이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 리지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 결승전 25번홀에서 퍼트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USGA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성은정은 부담이 된듯 11번홀에서도 보기를 기록하면서 안드레아 리에게 5홀이나 뒤졌다. 성은정이 12번홀 버디로 4홀차로 좁히긴 했지만 안드레아 리가 다시 13번홀에서 버디로 응수하면서 5홀차가 유지됐다. 36홀 플레이였기 때문에 아직 23개홀이 남아있긴 했지만 5홀차는 멀어 보였다.

하지만 성은정이 14번홀부터 대반격을 시작했다. 14번홀을 파로 막는 사이 안드레아 리가 보기로 흔들리면서 4홀차로 따라간 성은정은 15번홀을 버디로 처리하면서 3홀차로 추격했다. 안드레아 리가 16번홀 버디로 맞섰지만 18번홀 보기를 기록하면서 전반 18개홀에서 이들은 3홀차가 됐다.

후반 18개홀의 첫 홀인 19번홀에서 안드레아 리가 다시 보기를 기록하면서 2홀차로 따라붙은 성은정은 22번과 23번홀에서 각각 파와 버디를 기록하면서 보기와 파에 그친 안드레아 리와 드디어 동타가 됐다. 13번홀까지 5홀 뒤졌던 성은정이 불과 10개홀 만에 따라붙은 것. 성은정과 안드레아 리는 24번부터 27번홀까지 홀을 주고 받으면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성은정이 결정적으로 안드레아 리의 기세를 꺾어놓은 것은 29번과 30번홀이었다. 28번홀까지 동점인 가운데 성은정이 29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홀을 앞서간데 이어 30번홀에서는 세번째 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들어가면서 이글을 잡아냈다. 안드레아 리도 30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성은정의 환상적인 이글에 묻혔다. 이날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 성은정(오른쪽)이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 리지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안드레아 리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USGA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때 5홀을 앞섰던 안드레아 리는 성은정의 끝모를 상승세에 크게 흔들리면서 32번홀에서 결정적인 보기를 기록했다. 32번홀을 파로 막아낸 성은정이 3홀 앞서면서 사실상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성은정은 안드레아 리와 동타만 되어도 2홀을 남기고 3홀차로 이길 수 있었던 3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2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다.

성은정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느낌이 좀 달랐다. 지난해는 좀 힘든 경기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나 자신을 믿었다"며 "아침에 한때 5홀이나 뒤졌던 것이 힘들었지만 많은 홀이 남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하고 내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성은정은 30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낸 것에 대해 "페어웨이와 러프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다소 힘들었다"며 "그저 그린에만 안착해달라고 빌었는데 그대로 홀로 들어갔다"고 기뻐했다.

또 한국계 호주교포 이민우도 테네시주 울테와 어너스 코스에서 열린 US주니어선수권 결승전에서 노아 굿윈(미국)을 맞아 1홀을 남겨놓고 2홀차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33번홀까지 굿윈과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접전을 벌인 이민우는 34번과 3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승리, 36번홀을 남기고 2홀차 승리를 따내며 호주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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