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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 모두는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스타일원미' 배선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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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 모두는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스타일원미' 배선영 대표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09.2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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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스타일링 디렉터’ 국내 1호. 배선영 ‘스타일원미(Styles Want Me)’ 대표가 갖고 있는 이름이다. 이밖에 배 대표는 많은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잡지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고 이어 쇼핑몰 창업에 성공했다. 미국에 가 해외 직구 쇼핑몰을 운영하고 런웨이 모델에도 도전했다. 저렴한 옷을 잘 찾아 입어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바겐헌터녀’로 출연한 적도 있다. 이 경험들은 지금의 스타일링 디렉터란 직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됐다.

[스포츠Q 글 오소영‧사진 노민규 기자] ‘스타일링 디렉터’는 연예인에게 옷을 입히는 스타일리스트와는 다르다. 비연예인을 대상으로 각 고객이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점에서 ‘이미지 컨설턴트’나 ‘퍼스널 쇼퍼’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조금 다르다. 일회성 스타일링이 아니라 고객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스타일을 넘어서 고객의 삶까지 업그레이드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당신만을 위한 스타일, ‘스타일링 디렉터’

“저희에게 의뢰하시는 분들에겐 다들 어떤 목적이 있어요. 단순히 자신의 스타일을 좋게 만들고 싶은 분도 있고 인기가 많아지고 싶어 의뢰하는 경우도 있고, 맞선이나 프로포즈같은 이벤트를 앞두고 연락을 주시는 고객들도 있죠. 각 상황에 맞춰 도와드려요.”

낯선 직업을 택하게 된 건 예전 쇼핑몰을 창업해 성공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제품 한 가지씩을 파는 다른 쇼핑몰들과 달리, 배선영 대표의 쇼핑몰은 모자, 상·하의, 신발, 가방을 세트 식으로 맞춰 머리부터 발 끝까지 코디를 완성했다. 세트 구입 시 5% 정도 할인해 팔았다.

“점점 고객분들이 제 스타일링을 인정해 주셨어요. 따로 코디를 할 필요가 없으니 좋아하시더라고요. 제가 옷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예전 모델활동 경험과 옷을 좋아한다는 점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했어요. 그러다 한 사람만을 위한 스타일링을 제안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고객에게도 특별하고 저도 좀더 신경 쓴 스타일링을 하고 싶었던 거죠.”

배선영 대표의 성격 중 하나는 마음먹으면 곧바로 해야 한다는 것. 3일 정도 고민한 후 곧바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명함을 찍었다.

스타일링 과정은 스타일링 목적을 적은 의뢰 신청서와 평소 사진을 받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걸 토대로 여러 스타일링을 생각해 본 후 의뢰인과 만나 옷을 직접 입어보며 스타일을 찾아간다. 의뢰인의 예산에 따라 장소는 바뀐다. 아울렛이나 명품관, 혹은 벼룩시장이 될 수도 있다.

배선영 대표는 이론보다 경험을 믿는다.

“보통은 이미지 컨설팅을 받으면 퍼스널 컬러 진단을 하잖아요. 나와 어울리는 색을 찾는 작업인데, 수만 가지 컬러 중 하나를 정한다는 건 인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항상 그 색상의 옷만 입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배선영 대표는 직접 옷을 눈대중으로 대 보고 직접 입혀보고 맞는 스타일을 찾는다.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다. 특히 첫 의뢰인은 매우 만족해 자신의 부모님과 지인들까지 소개해 줄 정도다.

 

◆ 미국에서의 런웨이, 후회없는 도전

현재 배선영 대표는 사람들의 스타일을 찾아주는 '스타일링 디렉터' 외에, 모델 지망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컨설팅 역시 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경험을 살린 일이다.

2000년에 잡지 모델을 시작했고 2004년도부터 쇼핑몰을 시작했다. 일은 잘 됐으나 배선영 대표의 판매 방식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아 싫증이 났다. 배 대표는 옷을 사 와 직접 코디한 후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이 사진을 도용해 옷을 파는 사람들이 생겨났던 것.

“저작권 개념이 지금만큼 없던 때였어요. 판매 사이트에 신고해도 별다른 단속이 없었고요. 새벽 4시에 시장에 가서 옷을 떼 와서 하루종일 코디하고 사진찍어 파는 건데, 허무하더라고요. 어린 나이에 힘들었어요.”

외국에 가서 현지 브랜드 옷을 국내에 팔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던 터였다. ‘하고 싶으면 당장 해야 하는’ 성격대로 일주일만에 사무실을 정리하고 비행기 표를 끊었다.

미국에서도 미국 보세 옷을 사서 직접 코디해 한국으로 팔았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 없는 브랜드가 많았던 것. 일은 잘 됐지만 달러값이 치솟는 등 경제위기가 와 일을 그만두게 됐다. (‘바겐헌터’가 된 것도 이때 옷은 입고 싶은데 돈이 없어 플리마켓을 다니던 걸 시작으로 했다.)

그러던 중 한국에선 해 보지 못했던 런웨이에 도전하게 됐다.

“제 원래 꿈은 런웨이 모델이었어요. 장윤주씨 캣워크에 반해서 어릴 땐 매일 키 크기 운동도 했었죠. 그런데 키가 모델치곤 작은 편(169cm)이라 오디션 기회조차 잘 없었어요.”

런웨이에 서게 될 기회는 우연히 왔다. 미국에 살고 있던 '모델라인' 출신 동기가 광고모델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 친구를 통해 디자이너 조이 한과 인연이 닿아 ‘붐 바이 조이 한(Voom by Joy Han)’의 쇼에 서게 됐다. '붐'은 패리스 힐튼 등 유명 연예인이 입어서 유명한 브랜드다. 한국인 모델로선 혼자 쇼에 섰다.

쇼에서 기쁨을 얻고 용기를 내 뉴욕에 가서도 도전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저보다 키가 10~15cm씩 크고 얼굴 크기는 절반만한 유럽 모델들이 많더라고요. 게다가 나이도 저보다 15살씩 어리니까 경쟁이 안 됐죠. 그래도 시도했던 것에 후회는 하지 않아요. 안 해봤다면 지금까지도 아쉬움이 남았겠죠.”

 

◆ 제 경험으로 후배들에게 도움 주고 싶어요

“저는 사람, 인맥을 중요하게 여겨요. 제가 미국에 가고, 쇼에 서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런 만남들 덕분이잖아요. 누굴 만나든지 사소한 만남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해요.”

고객에게 스타일링을 해주거나, 모델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주는 것을 보니 배선영 대표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엔 뒷이야기가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모델이 꿈이어서 나름대로 그때부터 연습을 했었어요. 그런데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창이 인맥 덕분에 잡지 지면 모델을 하게 된 거예요. 정말 모델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친구였는데!(웃음) 저도 관련업계에 사돈의 팔촌이라도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죠.”

그때의 자신처럼 인맥도 없고, 모델이 되려면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모르는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어 모델지망생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게 됐다. 의뢰를 받아 스타일링을 찾아주듯 모델 컨설팅 역시 얼마간의 비용을 받고 해 주기도 하고, 그밖에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정보 공유 카페도 운영한다.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델 등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가며 컨설팅을 하고 있다.

“요즘은 모델 지망생이 많은데 인맥도 없고 루트를 모르니까 인터넷 쇼핑몰 모델만 하는 추세예요. 메이저 진출을 하고 싶은 지망생들의 의뢰를 받아서 도움을 주고 있어요. 엔터테인먼트나 에이전시가 아니라 각 개인의 가능성을 보고 꼼꼼하게 할 수 있는 컨설팅이죠. 지망생들은 보통 나이가 어려요. 의욕은 가득한데 객관적으로 자기자신을 볼 수는 없어요. 그래서 이런 이미지로 밀어붙이면 잘 될 거다, 지면 모델로 가는 게 좋겠다, 식으로 조언을 주는 거죠. 자신에게 맞는 쪽을 찾아야 목표에 빨리 도달하니까요. 제가 런웨이에 서는 게 꿈이라고 그 쪽만 꿈꿨다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예요.”

최근엔 컨설팅한 지망생이 잡지 모델로 데뷔하기도 했다.

 

[취재후기] ‘스타일원미’ 홈페이지에는 고객들이 직접 쓴 스타일링 후기와 배선영 대표가 작성한 비포 앤 애프터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체형과 목적을 고려해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 바꿔줬다는 과정을 보니 내용이 제법 꼼꼼하다. 배선영 대표는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2006년쯤 작성한 글이 하나 나오더라고요. ‘연예인 말고 일반인 개인 코디해주는 사람 어디 없냐’고. 10년 전쯤에도 있던 생각이니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요?”라고 말한다. 지금은 예전보다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진 시대다. 하고 싶은 건 당장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녀의 말처럼, 하고 싶은 건 바로 해 봐야 되지 않겠나.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싶다거나, 모델로 데뷔하고 싶은 사람들은 주저없이 배선영 대표에게 연락하길.(http://style1.me)

장소협찬/ 서울 강남구 학동로50길 13. ‘라이크어유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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