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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탐구](7) 하재숙, 프로레슬러에서 아이스하키 선수까지… 그가 깨부순 '뚱보' 역할의 고정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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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탐구](7) 하재숙, 프로레슬러에서 아이스하키 선수까지… 그가 깨부순 '뚱보' 역할의 고정관념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7.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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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신스틸러(Scene stealer)는 말 그대로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주연 배우만큼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열정적인 연기력으로 장면을 압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극에 다채로운 매력을 더하는 그들은 이야기를 원활하게 굴러가게 하는 '윤활제'다. 스포츠Q는 연재 '신스틸러 탐구'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스틸러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세계를 작품 속 장면을 중심으로 조명한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배우는 연기력만큼 비주얼로 인해 풍기는 이미지 또한 중요하다. 사람들은 각각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고 드라마나 TV 속 배역들은 사람들의 고정관념 이미지 차용한 외모를 갖는다. 예컨대 눈매가 날카로운 사람은 악한 역할이고 마른 사람은 예민한 역할을 맡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덩치가 큰 사람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 역시 작품 속 배역에 반영된다. 흔히 '뚱보'라고 일컬어지는 덩치가 큰 배우가 맡는 배역은 주인공을 도와주는 선한 심성의 조역 캐릭터가 많다. 푸짐한 몸매는 사람들로 하여금 선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덩치가 큰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주인공을 도와주는 선역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 하재숙은 SBS '연애시대'에서 프로레슬러 나유리 역할로 입체적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사진 = SBS '연애시대' 방송화면 캡처]

하재숙이 그동안 맡아온 캐릭터는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온 뚱뚱한 여성 캐릭터의 고정관념을 깨부순 역할이 많았다. 하재숙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 2006년 SBS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하재숙은 여성 프로레슬러인 나유리 역을 맡았다.

그가 맡은 나유리는 주변 사람들의 괴롭힘 때문에 프로레슬링을 시작해 프로레슬러까지 하게 된 캐릭터다. 나유리는 극중 주인공인 이동진(감우성 분)과 유은호(손예진 분)의 절친한 친구이자 두 사람의 어긋난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는 조언자이기도 하다. 그런 한편 나유리는 감우성을 짝사랑하는 마음을 친구 손예진을 위해 감추고 있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다.

여성 프로레슬러라는 특이한 캐릭터, 그 뿐만 아니라 단순히 프로레슬러 캐릭터가 뚱뚱한 배우의 외형을 이용한 개그 소재로만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하재숙이 맡은 나유리를 특별한 캐릭터로 만들어 주었다. 하재숙은 나유리를 통해 섬세한 표현력을 인정받으며 드라마의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그녀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오다 SBS '잘 키운 딸 하나'에서 주인공 장하나(박한별 분)의 큰 언니이자 발달 장애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릭터 장하명 역할을 맡게 된다. 장애를 연기로 표현하는 것은 여러 어려움이 따르지만 하재숙은 '잘 키운 딸 하나'에서 장하명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최근 하재숙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방송중인 KBS '뷰티풀 마인드'에서 하재숙은 파트장 간호사인 장문경 역할을 맡아 임신한 워킹맘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극중 장문경은 환자들의 아픔과 의사들의 고충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따뜻한 캐릭터로 평소 하재숙이 보여준 따뜻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하재숙은 개봉 예정인 영화 '국가대표 2'에서 아이스 하키 선수로 활약한다 [사진 = 메가박스 제공]

오는 8월 개봉을 앞둔 '국가대표 2'에서 하재숙은 주요 조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국가대표 여성 하키 선수들의 실화를 다룬 '국가대표 2'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 영화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하재숙은 '국가대표 2'에서 본래 전업주부였지만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하다 국가대표까지 된 비범한 인물 고영자 역할을 맡아 다른 여배우들과 환상의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하재숙은 프로레슬러,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 간호사, 아이스 하키 선수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기존의 덩치 큰 여배우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배역의 한계를 깨부쉈다. 하재숙이 이처럼 개성 넘치고 다채로운 배역을 맡을 수 있었던 건 힘든 배역을 꺼리지 않은 그의 열정과 어떤 역할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는 캐릭터 소화력 때문이다.

미디어 속 '예쁘지 않은 여성'의 역할은 한계가 주어진다. 배우 하재숙은 그 한계를 넘어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증명했다. 이제 곧 개봉 예정인 '국가대표 2'에서 하재숙은 또 어떤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까? 배역의 한계를 모르는 배우, 하재숙이 펼칠 앞으로의 연기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 하재숙 소개

SBS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 데뷔했다. MBC '별순검' 시즌1, MBC '파스타', SBS '잘 키운 딸 하나'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조역으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KBS '뷰티풀 마인드'에 출연하고 있다. '미쓰GO'와 '플랜맨' 등의 영화에서 조연으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국가대표 2'에서는 국가대표 6인방 중 한명인 고영자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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