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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언니들의 슬램덩크' 쎈 언니 제시, 그녀의 이름은 눈물많은 막내딸 호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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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언니들의 슬램덩크' 쎈 언니 제시, 그녀의 이름은 눈물많은 막내딸 호현주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7.30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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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걸그룹 프로젝트 '언니쓰' 이후 진행된 새로운 꿈 프로젝트에서 깜짝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보다 소중한 감동을 선사했다.

29일 방송된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는 민효린의 꿈 프로젝트인 최고령 걸그룹 '언니쓰'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숙, 라미란, 홍진경, 민효린, 티파니, 제시 등 여섯 명이 세 번째 꿈 계주를 시작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여자 예능인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언니쓰'와 'SHUT UP'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단숨에 금요일 밤의 강자로 거듭났다. 그렇기에 장기 프로젝트였던 최고령 걸그룹 '언니쓰' 프로젝트 이후 새로 시작되는 세 번째 꿈 계주는 '언니쓰'로 달궈놓은 인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할 아주 중요한 무대였다.

▲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걸그룹 프로젝트 '언니쓰' 이후 세 번째 꿈 계주로 제시의 복싱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사진 =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방송화면 캡처]

그리고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이 중요한 기회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시가 제안한 꿈인 '복싱'이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왕좌인 '무한도전'이 레슬링이나 봅슬레이, 조정 등 스포츠 관련 특집으로 그동안 쏠쏠한 재미를 봤던 사실이 증명하듯, 리얼 버라이어티의 스포츠 특집 그것도 여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복싱이라면 '언니쓰'로 달궈진 인기를 끌어가기에 최적화된 기획이라고 볼 수 있었다.

제작진은 '복싱'이라는 세 번째 꿈 계주를 위해 먼저 복싱에 남다른 조예가 있는 배우 이계인을 일일 코치로 선임했다. 이계인은 영화 '울지않는 호랑이'에서 레이 맨시니와 경기 후 뇌사 상태에 빠져 사망했던 전 OPBF 라이트급 동양챔피언 故 김득구를 연기하기도 했던 배우.

이계인에게 간단한 복싱 스트레칭의 기초를 배운 이후 제작진은 다시 멤버들에게 미들급 세계챔피언 출신의 초고스펙 코치를 진짜 복싱을 가르쳐줄 정식 코치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유일한 복싱 경험자인 제시는 복면을 쓰고 나온 코치와 스파링을 통해 실력 테스트를 했다.

하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이 순간 반전을 준비했다. 제시와 스파링을 마친 후 복면을 벗은 코치의 진짜 정체는 바로 미들급 세계챔피언 출신의 복싱선수가 아니라 미국에 살고 있던 제시의 아버지였던 것. 제작진은 제시에게는 복싱으로 꿈 프로젝트를 이어갈 것이라고 하고서는, 뒤로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가수가 되기 위해 홀로 생활하며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제시를 위해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진짜 꿈을 선물한 것이다.

제시는 그동안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상당한 논란의 대상이었다.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여섯 명의 멤버들은 다행히 모두 서로 친하고 다정하게 지내고 있어 별다른 논란의 여지가 없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 자라 자유분방하고 거친 제시의 행동과 말투가 시청자들에게는 종종 불편하게 받아들여져 왔던 것. 게다가 제시의 이런 방송태도 논란은 '언니들의 슬램덩크' 뿐 아니라 '언프리티 랩스타'나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등 그간 제시가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꾸준히 반복되어 온 논란이기도 했다.

▲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사진 =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이날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의 제시는 달랐다. 제시는 자신이 스파링을 가진 코치의 진짜 정체가 아버지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 없어 복싱 체육관 뒤편 계단으로 가서 눈물을 흘렸고, 이어 대기실에서 모니터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어머니까지 등장하자 더 참지 못하고 부모님을 부둥켜안은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순간만큼은 '쎈 언니' 제시가 아닌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철부지 같고 눈물이 많은 막내딸 '호현주'일 뿐이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언니쓰'로 성공을 거둔 이후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기 위해 더욱 강하고 자극적인 프로젝트를 내거는 대신, 예상치 못한 반전의 감동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언니쓰'에 이어 분명 성공의 예감이 팍팍 오는 프로젝트인 '복싱' 대신 반전의 몰래카메라로 제시와 부모님의 재회를 만들어낸 바로 이 순간,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단발적인 성공에 그치지 않고 공중파에서 여자 예능으로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당장의 인기보다 멤버들의 결속을 튼튼하게 다지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며 이제 지금의 인기를 미래로 끌고 나갈 준비를 마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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