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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4) 해리빅버튼 국내 밴드신 하드록의 기둥 '강력한 록사운드는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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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4) 해리빅버튼 국내 밴드신 하드록의 기둥 '강력한 록사운드는 죽지 않는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7.3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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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탐방 54번째 아티스트는 강력한 하드록을 기반으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해리빅버튼이다.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최근 인디신의 분위기에서 하드록이나 메탈이라는 단어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강력한 사운드를 가진 인기 밴드의 등장은 옛말이 돼 버렸다. 현재 인디신은 어쿠스틱과 팝, 일렉트로닉으로 가득 차 있다.

상대적으로 하드록을 하는 밴드들은 소프트한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들과 비교해 모든 부분에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포크와 팝이 넘쳐나는 이런 현실 속에서 해리빅버튼은 인디신 정통 하드록 분야의 큰형님들이자 '오아시스'같은 존재다

 

◆ 포스트 하드록 밴드 해리빅버튼

하드록은 효시로 꼽히는 롤링스톤스나 레드 제플린 등을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이름 그대로에서 어떤 장르의 음악인지를 알 수 있다. 공격적인 기타 사운드와 파괴적인 성향의 보컬 창법 등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강한 록음악이 바로 '하드록'이다. '강력함'은 곧 하드록의 본질인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해리빅버튼은 본질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현 트렌드에 맞는 하드록을 구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은 이것을 '포스트 하드록'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음악은 포스트 하드록이에요. 정신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나 형식은 하드록인데 트렌디함이 있죠. 빈티지 하면서도 모던한 사운드가 공존하는 음악을 구사하고 있어요. 정통성과 트렌드 두 가지를 잡는 것이 해리빅버튼의 하드록입니다."

◆ 하드록의 정신 계승에 대한 끝없는 고뇌

록음악 하면 떠오르는 두 단어가 저항과 자유다. 대중들은 록을 통해 자유를 갈구했고 부조리에 저항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다르다. 자유와 저항을 부르짖는 록음악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있더라고 대중들에게 외면받는 현실이다. 저항과 자유라는 록의 본질에 충실한 장르인 하드록을 하는 밴드 해리빅터튼에게는 이런 현실이 고뇌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록음악이 가진 정신은 더는 이야기 안 하는 시대가 됐어요. 요즘 누가 록을 통해 저항하고 갈구한다는 표현을 씁니까? 이미 대중들은 이런 록의 본질에 흥미를 잃은 모습입니다. 자연스럽게 저항과 자유를 외치던 록 정신은 쇠퇴하게 됐죠. 그 중심에 있던 하드록은 더욱 더요. 하지만 우리만큼은 하드록 정신에 충실하자는 의지를 갖고 있어요."

"장르적 한계에 타협하지 않고 진정한 록 정신을 펼치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다 보면, 대중들도 이를 다시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 해리빅버튼의 음악적 매력

해리빅버튼의 음악은 특유의 색이 있다. 하드록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 트렌드를 벗어나지 않는다. 정통 하드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최신 사운드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런 방식이 해리빅버튼만의 색이 담긴 곡들을 쏟아내는 원동력으로 보인다. 새로운 것을 계속 받아들이는 이들의 음악은 '진화하는 하드록'이다.

"해리빅버튼의 음악은 유니크하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독창적인 부분은 확실히 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드리려고 하는 해리빅버튼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해리빅터튼의 록정신과 도전의 결합 '스노우볼 프로젝트'

이처럼 해리빅버튼은 록의 정신과 본질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은 국내 밴드신에서는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록과 힙합의 콜라보인 스노우볼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음악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노우볼 프로젝트는 한국판 '저지먼트 나이트'로 불린다. '저지먼트 나이트' 영화 OST는 지난 1993년 전 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힙합과 록의 콜라보레이션 앨범이다. 펄젬과 시이프러스힐을 시작으로 런DMC와 리빙컬러, 슬레이어와 아이스티 등 당대 최고의 록밴드와 래퍼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초월하는 음악들을 수록했다. 당시 '저지먼트 나이트'는 전 세계적 하드코어 열풍 속에서 등장한 당대 최고의 명반이었다. 해리빅버튼은 이런 큰 도전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2012년 우연한 기회로 독립 의류를 하는 업체가 록과 힙합 콜라보 공연을 기획했어요. 거기서 많은 밴드와 힙합 팀들이 인연을 맺었죠. 그때 가리온을 만났어요. 이후 가리온과는 네이버 온스테이지까지 같이 찍었습니다. 현재까지도 (가리온 멤버) 메타와는 조금씩 협업작업을 해왔죠. 가시적으로 내놓은 것은 없지만, 꾸준히 록과 힙합의 협업을 기획해온 것입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는 재작년부터 나왔어요. 제가 메타에게 한국판 저지먼트 나이트를 만들자고 제안을 한 거죠. 결국, 저와 메타가 각각 록과 힙합 음악의 리더가 돼서 뮤지션 간 협업을 주선하고 앨범까지 발매하는 총책임자적 일을 맡게 됐습니다."

"스노우볼이라는 이름처럼 작은 눈덩이가 계속 확대되듯 끝을 알 수 없는 프로젝트예요. 결과물이나 목표는 잡아 놓지 않고 자유로운 음악적 교류를 통해 새로운 작품들을 쏟아낼 각오입니다."

(*현재 스노우볼 프로젝트는 해리빅버튼X가리온, 단편선과 선원들X최삼까지 두 장의 싱글이 나왔습니다. 두 앨범의 리뷰는 박영웅의 밴드포커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해리빅버튼 'MAKE MY DAY' 공동리뷰

지난 5월 19일 발매된 '메이크 마이 데이'는 해리빅버튼과 가리온의 첫 콜라보 작품이다. 이 곡은 90~2000년대 유행하던 하드코어의 매력을 담고 있으면서도 독창적인 색을 자랑한다.

실제 곡을 들어보면 90년대 초반 유행하던 정통 그런지 록을 연상하게 하는 사운드 위에 가리온의 매끄러운 랩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예전 유행하던 하드코어 곡들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곡은 하드코어 곡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기만 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강렬한 록 사운드에 랩이 묻히거나 랩만 들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록 사운드와 랩간의 균형이 제대로 맞춰진 모습이다. 두 대형 뮤지션들의 매력을 동시에 살려낸 작품이다.

"무척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늘 뻔한 사운드가 아니라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다 녹음 믹싱을 했는데 랩 믹싱작업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시행착오를 오래 겪으면서 이걸 왜 했느냐는 생각마저 들었죠. (웃음) 하지만 계속해서 뒤집고 다시 작업하면서 만들어보니 마지막에는 바라던 대로 음악이 나온 것 같습니다."

"록과 랩 간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해리빅버튼의 강력한 사운드와 힙합의 그루브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죠. 막판 일부 작업은 영국 애비로드에 맡기면서 믹싱의 의도를 안 깨고 앨범이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이번 싱글은 랩의 다이나믹함은 살리는 동시에 록사운드의 높낮이를 잘 맞춰낸 앨범이라고 자부합니다."

 

◆ 5주년이 된 해리빅버튼

해리빅버튼은 올해로 결성 5주년을 맞았다. 구성원들의 화려한 경력에 비해서는 오래된 시간은 아니지만, 인디신에서조차 쉽게 찾아보기 힘든 하드록 장르를 추구하는 밴드로서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해리빅버튼 멤버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밴드로서 길지 않은 역사지만 지난 5년간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큰 것 같아요. 하드록 장르 자체가 밴드 신에서 제대로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그래도 해리빅버튼이 견뎌 온 것에 만족합니다."

"이런 마음 때문인지 지난 5주년 콘서트 때 더욱 열정을 가지고 공연을 했던 것 같아요. 무려 32곡을 연주했죠. 사실 공연은 해리빅버튼이 존재하는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후배들에게 밴드계의 장윤정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공연에 대한 애정이 넘쳤어요. 이런 동력이 5주년 공연 때 폭발한 것 같아요." (웃음)

◆ 해리빅버튼 대형기획사 오퍼도 마다 하지 않는 이유

현재 해리빅버튼은 독자 레이블 시스템으로 밴드를 운영 중이다. 해리빅버튼의 색을 살리고 이들만의 음악을 뽑아내는 데는 이런 시스템 운영이 매우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리빅버튼은 더 큰 대형기획사에서 오퍼가 들어올 경우 마다치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왜일까?

"음악적으로나 밴드 방향성 등을 잡는 데는 독자 레이블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애로사항도 많아요. 음악을 만드는 데 더욱 집중을 해야 하는데 경영적인 부분에서 일들이 많아지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해리빅버튼을 해리빅버튼답게 지원해줄 큰 기획사면 거부할 생각이 없어요. 서로가 가진 모습을 존중하면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 역사

이성수(보컬, 기타), 김태기(드럼), 백요셉(베이스)으로 이뤄진 밴드 해리빅버튼은 지난 2011년 디지털 싱글 앨범 'Hard `N` Loud' 발매와 동시에 공연을 치르며 정식 데뷔했다. 특히 해리빅버튼은 지난 2012년 방송된 밴드경연프로그램 '톱밴드 시즌2'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크게 알렸다.

당시 해리빅버튼은 특유의 하드록을 선보이며 당시 최고의 밴드들이 모여 있던 톱밴드2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이는 해리빅버튼이 인디신의 정통 하드록 계보를 잇는 밴드로서 입지를 굳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난 2016년 4월에는 베이시스트 백요셉이 새 멤버로 합류했다.)

"밴드 리더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 멤버 변동 없이 오래 함께 가는 것 같아요. 해리빅버튼의 현 멤버들과 탄탄하게 앞으로만 가고 싶습니다."
 
◆ 해리빅버튼의 한 줄 목표

리더 겸 기타 이성수=  "해리빅버튼이 늘 최선을 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아가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태기=  "끊임없는 생명력으로 오래 오래 활동할 수 있는 밴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백요셉= "지치지 않고 음악인으로 계속 가고 싶습니다."

◆ 개인 소개

 

이성수= 서울 출신. 중학교 1학년 시절 클래식 기타를 배우며 음악을 시작했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연습을 하며 지역에서 소문난 기타리스트로 올라섰다. 이후 성인이 되고 나서 정식 밴드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크래쉬 멤버로 영입돼 대한민국 록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후 스푼 등의 멤버로도 활약했다. 이후 그는 영국 음악공부를 하러 갔다가 현지 방송국에 스카우트가 됐고 디자이너로서도 활동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강렬한 열정으로 밴드신에 복귀했다.

 

김태기= 대전 출신. 수원과학대학교 외래교수. 초등학교 시절 사촌 형 집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매료돼 계속해서 밴드 음악을 들었고 이후 드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클래식 음악을 했다. 하지만 밴드 음악의 열정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93년도부터 메탈밴드 드러머로 활약했다. 세션으로도 이름을 크게 알렸다. 권인하, 한영애의 곡을 연주했다. 현 인디신 최고의 드러머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백요셉= 대구 출신. 12세까지 대구에 살다 수원에 정착했다. 성가대 활동을 계기로 음악을 시작했다. 20세 때 베이스의 매력에 빠져 전문 베이시스트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2015년 12월 31일 해리빅버튼의 베이시스트 오디션 소식을 듣고 응모. 합격 후 정식 멤버가 됐다. 
 
◆ 팀명

"해리빅버튼(*오래되고 큰 버튼이 달린 카스테레오를 지칭하는 영국 속어)은 영국 속어인데 우연히 이름이 좋아서 아이디로 사용하고 있었죠. 빈티지하며 모던한 록킹을 가지고 있는 이미지예요. 우리 음악의 이미지와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인디신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 기자의 '밴드포커스', '밴드신SQ현장'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영웅 기자의 개인 이메일은 dxhero@hanmail.ne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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