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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씁쓸한 눈물, 2014 달콤한 눈물로 바꾼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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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씁쓸한 눈물, 2014 달콤한 눈물로 바꾼 정다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1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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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63㎏급 우승에 펑펑 울고난 뒤 "집에 못갔다, 부모님 보고싶다"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또 울었다. 하지만 다른 눈물이었다.

2년 전에는 쓰라렸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날만큼은 얼마든지 울어도 좋은 정다운(25·양주시청)의 날이었다.

세계랭킹 14위 정다운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63㎏급 결승전에서 양준샤(중국·19위)를 상대로 골든 스코어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왼손 업어치기로 유효승을 거뒀다.

한국의 이번 대회 유도 첫 금이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들어선 그의 눈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정다운은 떨리는 목소리로 “믿기지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가 처음으로 (유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이 끝나자 정다운은 두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채 서럽게 울었다. 도원체육관을 가득 메운 3000여명의 관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는 많은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선발전을 힘들게 거쳐서 아시안게임에 나서게 됐다”며 “힘들었던 장면들이 스쳐가서 펑펑 울었다”고 답변했다. 또 “이번 대회 준비하면서 집에 굉장히 오랜 시간 가지 못했다”며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다운은 2012 런던 올림픽 63㎏급 8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우에노 요시에(일본)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쉬리리(중국)에게 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게브리세 에망(프랑스)에 져 4위에 머물렀다. 서럽게 펑펑 울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그의 뒷모습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절치부심했다. 오로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보고 달렸다. 그는 “이번에 대결한 선수들은 이전에 다 붙어봤던 선수들이었다”며 “계속 이겼던 선수가 아니라 엎치락뒤치락 했던 선수들이라 상대방 연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파워였다. 173㎝의 장신으로 공격적인 경기를 했지만 정상 문턱에서 안타깝게 좌절하기를 수차례. 황희태 코치는 정다운의 힘과 체력을 길러주기 위해 맹훈련을 시켰다.

효과는 그대로 나타났다. 8강과 4강에서 한판승을 거둔 그는 결승에서 연장까지 치렀음에도 우위를 점했다. 지도 2개씩을 주고받으며 팽팽히 맞섰지만 이전 같았다면 바닥났을 정다운의 체력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는 “내가 키는 큰데 근육량이 많이 부족했다. 체중도 좀 늘리고 힘과 체력을 길렀더니 지난 대회들보다 수월히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나를 전담해주신 황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다운은 팀동료이자 어렸을 적부터 함께해온 김잔디(양주시청)가 은메달에 그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시했다. 은메달을 따낸 직후 회견실에 들어온 김잔디는 정다운의 경기를 힐끗힐끗 쳐다보느라 집중하지 못했을 정도로 절친한 언니의 금메달을 바랐다.

정다운은 “잔디는 동료기도 한데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 고생한 애틋한 동생”이라며 “함께 금메달까지 땄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하지만 성연이가 금메달을 따서 정말 좋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마음씨도 금메달감이었다.

그토록 바라던 아시아 정상에 오른 그는 “잘하는 선수가 많아 단체전 금메달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portsa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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