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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시대](2) 모델협회장 양의식이 꿈꾸는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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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시대](2) 모델협회장 양의식이 꿈꾸는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의 미래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8.04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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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모델들은 각 시대의 미(美)를 대변한다. 유행과 패션의 최첨단에 서있는 모델들은 시대가 원하는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이 되어 왔다. 따라서 모델계 역사의 흐름은 미의 흐름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Q는 김동수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그동안 한국 모델사를 이끌어 온, 혹은 앞으로 이끌어갈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모델계가 세계의 변방에서 벗어나 주목을 받기까지 남몰래 흘린 땀과 눈물은 물론 미래의 꿈과 희망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동수는 대표적인 1세대 해외파 모델로, 현재 동덕여대 모델과 교수이자 모델학회장으로서 한국 모델계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Q(큐) 글 주한별·사진 최대성 기자] 역사적으로 뷰티와 패션, 즉 미(美)의 영역은 여성의 것으로 여겨왔다. 모델에 대한 인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까지 '모델'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 모델을 떠올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남성의 미(美)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남성 패션·뷰티와 더불어 모델 역시 '남(男) 전성시대'다. 모델출신 배우들이 TV에 많이 등장하는가 하면 세계 유수의 쇼에도 국내의 남성 모델들이 대거 진출하며 한국 모델계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 한국모델협회장인 양의식은 1970년대, 수많은 광고를 찍으며 우리나라 남성 모델계의 성장에 밑바탕을 그린 인물이다. 그는 모델 현역 은퇴 이후에도 모델협회를 이끌며 한국의 모델, 더 나아가 미(美)를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

◆ 지방 출신의 청년, '모델'이 되다

▲ 모델이 되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혈혈단신으로 올라왔다는 양의식 회장은 집념과 열정으로 당대 최고의 광고모델이 됐다. [사진= 스포츠Q DB]

양의식 회장이 모델을 지망했던 시절에는 한국에 모델 교육이 전무했다. 그런 만큼 모델이 되는 과정은 지금처럼 체계적 커리큘럼이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에 '모델이 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죠. 연예계에 진출하고 싶은데, 연기를 배우기 위해서는 훈련과정이 길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특히 지방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연기를 배울 기반이 되지 않았어요. 모델은 포즈나 몸으로 표현하면 되니까, 좀 더 쉽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양의식 회장은 충남 공주 출생이다. 서울 출생이 아닌 그에게 모델이 되는 것은 더욱 쉽지 않게 느껴졌다. 그는 "문화 혜택이 적어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지방에서 올라오다 보니 세련미가 당시 많이 떨어졌어요. 도시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문화적인 혜택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서울에 올라와서는 교통도 익숙하지 않고 인맥도 없고, 세련미가 떨어졌기 때문에 위축됐던 거 같아요.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크지 않지만 당시에는 서울과 지방의 문화 격차가 컸어요. 서울의 환경에 적응하는 데 3년이 걸렸죠."

지방에서 올라온 양의식 회장에게 서울은 말 그대로 '낯선 세계'였다. 영화배우 선발대회에 나가게 해 준다는 사기꾼의 말에 속아 당시로서는 큰돈인 50만원을 잃은 적도 있었다.

"사기를 당한 이후 빈손으로 고향에 돌아갈 수 없어 무작정 일을 기다렸어요. 일이 없을 때면 에이전시에 가 막무가내로 일을 달라고 했죠. 노력 덕분인지 이후 다수의 에이전시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돼 다양한 광고에 출연할 수 있었습니다."

◆ 광고모델로서 그가 성공할 있던 이유, "광고의 주인공은 제품"

▲ 양의식 회장이 모델로 활동할 당시 촬영했던 신사복·전자제품의 지면 광고. [사진= 양의식 공식 홈페이지 제공]

'모델 양의식'은 수많은 광고를 찍으며 70·80년대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꼽혔다. 아이스크림 광고부터 신사복, 유명 브랜드의 모델 등 광고 모델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그가 주연 모델로 출연한 TV 광고만 150편이 넘었으며 패션 카탈로그 모델로는 400회 이상 지면 모델을 했을 만큼 절정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광고에서 주인공은 제품이 주인공이죠. 따라서 모델은 제품을 돋보이게 해야 해요. 연출력과 앵글은 그래서 중요하죠. 패션 지면 광고의 경우에는 옷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인위적인 포즈를 취하죠. 제가 찍었던 삼성광고 같은 경우, 전자 제품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 제품을 들고 찍었어요."

양의식 회장은 연기자들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하는 연기와, 모델들이 쇼나 광고 지면에서 하는 연기는 다른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나 영화는 긴 시간을 두고 찍어요. 하지만 광고는 하루 만에 촬영을 마칩니다. 호흡이 훨씬 짧죠. 또 매일 새로운 스태프와 감독을 만나야 하니 광고 촬영은 익숙해질 새가 없어요. 제품에 따라 컨셉 역시 다르죠. 흐름이 없기 때문에 표현하는 부분에서 어색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양의식 회장은 자신이 활동하던 70·80년대 광고촬영 중 있었던 유쾌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패션 지면 촬영은 계절을 앞서서 찍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한 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찍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고생했던 경험도 있죠. 여름철에는 겨울 풍경을 연출하기 위해 소금을 뿌리기도 했어요. 요새처럼 CG나 컴퓨터 작업이 없으니까 모든 걸 직접 해야 했죠."

당시 광고 촬영에는 현재의 광고처럼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다. 양의식 회장은 당시의 인상적이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수영복 촬영을 해야 하는데, 촬영 허가를 못 받아 국립 현대 미술관의 연못을 사용한 적이 있어요. 아마 제작 측에서 경비를 아끼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한 겨울에 연못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갔죠. 그런데 박물관 관계자들이 저희가 연못에 들어가는 걸 보고 쫓아왔어요. 제작진은 모두 도망가고 저 혼자만 연못에 덩그러니 남아 곤욕을 치렀던 경험이 있습니다."

◆ 모델 은퇴 이후 '제 2의 삶', 교육자·모델협회장으로서의 새 출발

▲ 양의식 회장은 30대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현역 모델에서 은퇴, 교육자로서 제 2의 삶을 시작했다. [사진 = 스포츠Q DB]

양의식은 30대에 모델이라는 직업에서 은퇴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30대라는 나이는 은퇴하기에 젊은 나이였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양의식은 교육자로서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교수를 오래 했어요. 처음에는 전남과학대학 모델·이벤트 학과 겸임교수를 했죠. 이후 대덕대학교에 모델과를 개설했어요. 서경대 모델 연기전공도 개설했고요. 후배들을 좀 더 체계화된 교육을 통해 모델로 양성하고자 했던 거죠."

당시는 국내에 모델 전문 교육 기관이 전무하던 시절이었다. 양의식은 학과 개설 과정에서 만난 갖가지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고 돌파해야 했다.

"당시에는 모델 교육이 체계적이지 못했죠. 그래서 제가 직접 책과 모델 관련한 논문을 냈어요. 국내에서 모델 관련 1호 박사 학위를 받았죠. 대학 학과 개설 당시 어려움도 많았어요. 매번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데, 누군가 정리해 놓은 논문이나 체계화된 교재가 당시에는 없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 모델 시절 경험담을 강의해서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

양의식 회장은 "모델 후배들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꿈과 도전'을 강조하며, 최근 모델계에 두드러진 남성 모델들의 도약에 관해서도 뿌듯함을 표현했다.

"요즘의 모델들은 두 가지 지점에서 제 때보다 더 기회가 많은 것 같아요. 우리 때는 모델들이 TV에서 활동을 거의 못했죠. 최근에는 TV 뿐만 아니라 SNS 등 다양한 매체로 모델 스스로가 매력을 대중들에게 뽐낼 수 있죠. 노력한다면 스스로 스타가 될 수 있는 구조지요.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모델 출신의 스타들도 많아져 기쁩니다."

양의식 회장은 "남남북녀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하며 최근의 남자 모델 강세 배경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했다.

"최근엔 남자 모델들이 대세에요. 과거에는 '슈퍼모델 선발대회' 출신의 여성모델들이 방송에서도 활약했지만 최근에는 여성모델보다 남성모델이 더 각광받는 것 같아요. 한류의 영향도 크죠. 한류와 함께 국내의 모델계에 대한 아시아적인 관심도 높아졌어요."

◆ 아시아 20개국의 미(美) 패스티벌,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 양의식 회장은 현재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사진 = 스포츠Q DB]

양의식 회장은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한껏 열의를 보였다.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은 모델협회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은 모델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뷰티·패션까지 총 망라한 행사예요. 현재 아시아 25개국에서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어요. 각국의 모델과 디자이너, 메이크업·헤어 아티스트들이 페스티벌에 참여하죠. 아티스트들은 세미나를 통해 메이크업 기술과 산업을 전파하는 역할을 해요. 패션쇼의 경우 행사 중 30개의 쇼가 열리기도 합니다.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에는 '아시아 모델 어워즈'라는 행사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경우 K-팝 스타와 드라마 스타, 모델 스타들이 다 모여서 한 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의 개념으로 펼쳐져요."

양의식 회장은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이 한국에서의 단발적인 행사가 아니라 각 국가의 패션·뷰티업계와 함께 1년을 준비하는 거대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각 나라에서는 한국에서 펼쳐지는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이전에 자국의 모델 페스티벌을 개최해요. 각 국은 최고의 모델들을 선정해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에 참석시키고,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은 아시아의 모델들이 유럽 에이전시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한국을 통해서 아시아의 모델들이 밀라노·뉴욕·파리 등 패션 중심지로 진출하는 거죠. 아시아 모델계의 허브 역할을 한국이 하고 있는 겁니다."

▲ '2016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당시의 모습. [사진= (사) 한국 모델 협회 제공]

올해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은 11주년을 맞이했다. 처음에 3개국에서 시작한 행사는 지금은 20개국이 참가하는 거대한 행사로 성장했다. 양의식 회장은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은 한국의 '미(美) 산업'을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한류'라고 하면 드라마나 음악 등을 떠올려요. 드라마와 음악과 함께 한국의 패션·뷰티 붐도 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류는 패션·뷰티와 같은 산업과 동반성장하고 있어요. 모델은 그런 한국의 뷰티·패션의 상징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양의식 회장이 처음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양의식 회장은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유로 '모델들의 정체성을 다잡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12년 전,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을 만들 때에는 '모델이 과연 직업인가'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모델의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을 때였죠. 그래서 '우리도 시상식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한국 모델 시상식'을 만들었어요. 모델 출신 연기자에 대한 편견도 심해 한류 스타들이 모델 출신이란 사실을 숨기기도 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모델'이라는 분야가 산업이자 직업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었습니다.

◆ 모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 모델협회 회장으로서 양의식의 목표

▲ 현재 모델을 지망하는 청년들에게 양의식 회장은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한다.[사진 = 스포츠Q DB]

양의식 회장은 후배 모델과 모델 지망생들에게 뼈와 살이 되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두가 큰 쇼에 서는 모델만 꿈꾸고 있어요. 서른이 넘은 나이가 돼서도 미련을 놓지 못하더라고요. 선배들이 넓은 시야를 보게 해 줘야 해요. 직업의 활로는 전문 모델 말고도 다양합니다. '이거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일까? 모델협회는 현재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말고도 아시아 모델들을 해외 유수의 에이전시에 소개시켜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시야를 넓게 해 준다'라는 양의식 회장의 모토에 부합하는 것이다.

"모델협회는 모델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패션·뷰티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한국 모델을 해외 에이전시에 소개시켜 주고 있어요. 또한 각 대학 모델과와 패션디자인 학과의 졸업 작품 발표회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미래의 한국 미(美) 산업을 이끌어 갈 주인공들이니까요."

인터뷰 말미, 양의식 회장은 모델협회장으로서의 목표와 꿈도 선명하게 밝혔다.

"모델협회 회장으로서 제 목표는, 한국의 패션·뷰티 산업을 더 발전시키는 거예요. 또 한국이 아시아와 유럽을 이어주는 미의 허브가 되는데 일조하는 겁니다. 제 일을 통해 국가에도 기여하고 후배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어요. 욕심이 또 있다면,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을 '부산 국제 영화'처럼 세계적인 행사로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위원장처럼 되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나 할까요.(웃음)"

◆ 양의식 소개

現 (사)한국 모델 협회 협회장
現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조직 위원장
前대덕대 모델과 학과장·前전남과학대학 모델이벤트과 겸임 교수·前서경대학교 모델연기전공 교수
삼성전자·물산 등 다수의 브랜드 모델
'모델전략' 'MODEL CREBIZ' '톱모델이 되는 길' 등 모델 관련 저서

[취재후기] 양의식 회장은 인터뷰 도중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이며 남다른 집념을 보였다. 매해 최고의 페스티벌을 준비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을 돌아다니며 분주히 심사하고 각국의 조직위와 미팅을 갖는다는 그는 누구보다 한국 모델계의 미래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선구자이자 리더였다.

양의식 회장은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의 가까운 목표는, 참가국을 현재 25개국에서 30개국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세월을 잊은 뜨거운 열정과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의 세계적인 도약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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