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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본색] (23) '게임회사 여직원들' 이지연, 모델에서 배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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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본색] (23) '게임회사 여직원들' 이지연, 모델에서 배우로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8.09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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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지난 1일 공개된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 중 눈에 띄는 얼굴이 있다. 조금은 냉정해 보이는 첫인상과는 달리, 팀원들을 따뜻하게 살펴주는 속내와 언젠가는 19금 게임을 론칭하겠다는 꿈을 품은 '반전 매력'의 여기혜 캐릭터다. 이를 연기한 배우 이지연(32)을 만났다.

'신 스틸러'란 표현이 흔히들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이지연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표현이다. 이지연은 영화 '글로리데이' '이쁜 것들이 되어라' 등, 많지 않은 분량에도 매 출연작에서 굉장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스포츠Q 글 오소영·사진 이상민 기자] 이지연은 줄곧 모델 활동을 하다 20대 후반, 연기를 시작했다. 원빈, 이민호 등 인기스타들과 CF를 함께하는 등 각광받는 모델이었던 그가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된 이야기가 궁금했다.

◆ 싱크로율 100%, '게임회사 여직원들' 캐스팅 비화 

'게임회사 여직원들'은 이지연의 웹드라마 데뷔작이다. 웹툰원작에 기반을 둔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소소한 재미를 줬고, 250만뷰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써냈다.

▲ 배우 이지연

"재밌게 잘 봤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해 주셨어요. 웹툰 팬분들도 '싱크로율이 잘 맞다'는 얘기를 해 주셨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좋았어요."

웹툰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평이 많았지만, 사실 여기혜 역을 염두에 두고 오디션을 봤던 건 아니었다.

"딱히 배역을 정해서 오디션에 간 건 아니었어요. 제가 여기혜 역에 어울리겠단 생각도 해 보지 않았고요. 오디션장에서 여기혜의 대본을 주시길래 이미지가 어울리는 걸까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아름이나 마시멜의 귀엽고 순한 이미지는 아니다 보니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나 단호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웹툰을 볼 때는 마시멜이나 아름 캐릭이 더 보였는데, 대본을 보니 19금 드립도 그렇고, 순간순간 여기혜가 보여주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이지연이 현장에서 받아든 대본은 2회에서 옷가게에 간 곰개발(장동윤 분)과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 마지막회에서 아름(아이린 분)과 걸어가며 코스프레 복장이 예쁘다고 말해 주는 부분이었다.

실제 촬영 때는 19금 대사를 더욱 재밌게 살리기 위해 애드리브로 손동작을 넣기도 하고, 첫인상에서는 쉽게 짐작할 수 없는 반전 매력을 보여주도록 노력했다.

현장 호흡은 어땠을까. 맹팀장 역의 정승길을 제외하고는 이지연이 가장 연장자였다.

"다들 너무 귀엽고 성실해요. 특히 배주현(아이린) 씨나 장동윤 씨는 저와 나이 차이가 많다 보니 보면서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싶었어요. 주현 씨 같은 경우는 촬영이 활동과 겹쳤던 걸로 알고 있는데, 바쁠 텐데도 많은 대사량을 소화했고 NG가 잘 없을 정도로 너무 잘했어요. 동생들이 오히려 절 챙겨줘서 저만 잘하면 되겠단 생각이었어요.(웃음)"

게임 기획자 역할을 맡았던 이지연의 실제 게임 실력은 어떨까?

"게임을 무척 좋아해요. 아버지가 컴퓨터 회사에 다니셔서 일찍부터 접할 수 있었죠. 도스 게임부터 시작해서, 용산 전자상가에 게임 CD 사러 다녀오던 즐거운 추억을 갖고 있어요. 요즘엔 CD 게임보다는 온라인 게임이 대세인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좀 씁쓸하기도 해요. CD를 직접 가서 사온 후, 새 게임을 해볼 때의 그 설렘이 있었거든요."

▲ 배우 이지연

◆ '글로리데이' '이쁜 것들이 되어라'에서 강렬한 인상 

이지연은 영화 작업을 계속 해 오고 있다. 10여 편의 단편 독립영화에 출연했고, 장편 영화에도 조금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지연은 "100편씩 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저는 별 경력도 아니다"며 쑥스러워했다.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에서는 박은혜 아나운서 역을 맡았다. 박은혜는 '글로리데이'의 네 청춘에게 결정적인 위기를 가져다 주는 악역이다. 워낙 강렬한 악역이었기 때문인지, 극중 이지연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이 '글로리데이'를 봤다고 하길래, '저도 나왔어요' 했는데 모르시더라고요. 상처 분장을 해서 그런가요?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요."

다음 개봉작은 독립장편영화인 '여수밤바다'다. 이지연은 여수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조미희 역을 맡았다. 외지에서 온 남자와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내용으로, 언뜻 '경주' 같은 분위기가 짐작됐다.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 중 가장 애착 가는 캐릭터는 최근작에서의 '여기혜'다.

"원래 잘 잊어버리기도 하고요, 지금 눈앞의 것에 가장 몰두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아요. 첫 웹드라마여서 모든 게 새로워서 더 그렇기도 했고요. 촬영환경도 신선했고, 웹에 공개되고 곧바로 시청자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재밌었어요."

▲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에 출연한 배우 이지연

◆ 우연히 시작한 연기, 진심을 다하는 배우 되고 싶어

이지연은 동덕여대 모델과를 졸업하고 8년간 모델로 일했다. 모델활동에 몰두하다 연기를 시작했다.

"늦었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전 '왜? 평생 할건데' 그런 생각이었어요. 앞으로 할 수 있는 배역이 얼마나 많은데요. 나이에 연연하지 않아요."

오히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에, 예전엔 몰랐던 감정을 연기에 담아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모델로 활동하며, 과거엔 지면 촬영이 위주였지만 몇 년 전부터 영상 촬영으로 흐름이 옮겨왔음을 느꼈다. 화보에도 스토리텔링이 접목됐고, 모델 역시 대사는 없지만 연기를 해야 하는 시점이 찾아왔다.

"모델활동 때도 연기를 해보겠냐는 제의는 있었는데, 내가 감히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배우 분들과 함께 촬영할 때 보면, 너무 어려워 보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하게 되니 연기의 재미와 매력을 느꼈어요. 그렇게 대사 없는 연기를 하면서 말, 대사를 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죠. 모델 일을 많이 줄여 나가고 연습실을 다니며 진로를 바꿨어요."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이지연은 연기 연습실에 다니며 경험을 쌓아갔다. 스태프 커뮤니티인 '필름메이커스'에 프로필을 올리며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렇게 대학원생의 단편영화로 첫 촬영을 하게 됐고, 장편 영화에도 진출하게 됐다.

다르덴 형제의 작품을 좋아하고, "나이가 들어도 메릴 스트립처럼 활기 넘치고, 멜로를 찍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지연. 그는 앞으로 '진심을 담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연기할 때나 아닐 때나 항상 진심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배우 이지연

[취재후기] 실제로 만난 이지연은 도시적인 외모와 솔직 털털하고, 밝은 매력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대중을 만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경우, 다음 시즌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네티즌 반응이 좋다면 시즌2를 기대해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시즌2를 응원해 보자.

"더 많은 사랑을 주신다면 다음 시즌도 결정되지 않을까 싶어요. 더 많은 사랑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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