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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고정관념에 '정면 돌파', 휠체어 궁사 네마티의 감동 활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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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고정관념에 '정면 돌파', 휠체어 궁사 네마티의 감동 활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0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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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당신을 패배시키게 두지 마라, 스스로를 믿으면 무엇이든 실현시킬 수 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리우 올림픽 양궁 경기장에 큰 환호가 울려 퍼졌다.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이란의 자하라 네마티(31)에 시선이 집중됐다.

자하라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개인전 본선 64강전에서 인나 스테파노바(러시아)와 상대하기 위해 사대에 올랐다. 세트 스코어 6-2(21-28 28-27 26-28 26-27)로 졌지만 경기 후에도 그를 향한 박수갈채는 멈추지 않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경기 후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한 네마티는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가 정말 잘했다”며 “스테파노바가 나를 이길 수 있던 이유”라고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패럴림픽과 올림픽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올림픽이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이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장애가 당신을 패배시키도록 두지 마라”고 용기를 건넸다.

네마티는 태권도 선수를 꿈꾸던 소녀였다. 하지만 18세에 교통사고로 척추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다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나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남자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이란 올림픽 선수단의 기수로 개막식에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감동을 안겼다.

4년전 런던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네마티는 지난해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에서 은메달을 획득,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패럴림픽 금메달이 현실적 목표지만 네마티는 올림픽에 데뷔하는 용기를 냈다. 1세트 첫 발부터 10점을 쏘며 기대를 모았지만 마지막 발에 3점을 쏘며 28-21로 졌다. 하지만 2세트에 10점짜리 2발을 쐈고 28-27로 올림픽 무대에서 첫 세트를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관중들은 격렬한 환호로 힘을 보탰다.

비록 3, 4세트를 연달아 내주고 전체 49위로 개인전을 마쳤지만 네마티는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는 것”이라며 “그러면 어떤 것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올림픽 도전으로 얻은 성과를 돌아봤다.

사고가 나고 3년 후인 2007년부터 활을 집어 들기 시작한 네마티에게 양궁은 삶의 원동력이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일본 다큐멘터리에서 네마티는 “양궁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나에게 힘의 의미를 가르쳐줬다”며 “차사고 이후 삶을 잃는 것 같은 고통이 있었지만 나는 (양궁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잡았다”고 밝혔다.

성실함과 긍정적인 성격은 네마티의 최대 강점이다. 그의 어머니는 다큐멘터리서 “네마티는 항상 웃는다. 결코 불평하거나 우는 법이 없다. 믿을 수 있겠느냐”고 대견해했다. 네마티의 동료는 “그는 몸이 건강한 우리들이 피곤할 때도 늘 훈련에 매진한다. 그런 태도를 통해 우리가 힘을 내게끔 해준다”고 말했다.

네마티는 이란의 여성들과 장애인들의 편견과 맞서 싸우고 있다. 그는 런던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이란 여성이 다른 국가의 여성들보다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우리도 승리할 수 있고 메달을 획득할 수도 있다.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는 뜻을 밝혔다.

성적을 떠나 편견에 맞선 용기 있는 도전만으로도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네마티는 다음달 7일 개막하는 리우 패럴림픽에서 대회 2연패를 향해 시위를 당긴다. 양궁 강국인 한국 대표팀과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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