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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더 노드, 자신만의 사운드를 창조하는 DJ 프로듀서 '색깔 있는 일렉트로닉 세계에 우뚝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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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더 노드, 자신만의 사운드를 창조하는 DJ 프로듀서 '색깔 있는 일렉트로닉 세계에 우뚝서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8.11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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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국내 음악 팬들에게 아직 DJ 프로듀서라는 타이틀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많은 대중은 여전히 DJ들은 클럽에서 기존 곡들을 리믹스하는 이들이라고 여기는 정도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과는 다르게 DJ 프로듀서는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르는 중이다. 단순 리믹스 중심의 아닌 그들 만의 음악으로 이미 하나의 시장을 형성했고 엄청난 숫자의 마니아들도 확보했다.

DJ 프로듀서가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시장에서 한국인의 활약은 찾기 힘들다. 대부분 영미권 DJ 프로듀서들로 음악 시장이 이뤄져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전 세계 DJ 프로듀서 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인 뮤지션이 나타났다. 바로 더 노드(The Nod)다.

 

◆ DJ 프로듀서들의 음악 단순 EDM과는 다르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DJ 프로듀서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워낙 생소한 장르이자 기존 시스템 형식을 탈피한 상황에서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DJ 프로듀서들의 음악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리믹스나 EDM만 떠올리기에는 음악 스타일이나 창조 영역이 너무 광범위하다.

이에 대해 더 노드는 DJ 프로듀서의 음악 세계를 넓은 의미의 일렉트로닉이라고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J 프로듀서는 기존 DJ와는 분명 다른 이들입니다. 기존 DJ들이 샘플링 리믹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다면 프로듀서 디제이들은 리믹스는 물론이고 자신이 곡을 직접 만들고 여러 장르의 음악을 일렉트로닉으로 풀어내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페스티벌 등의 영향 등으로) 흔히들 DJ 프로듀서의 음악 하면 EDM만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EDM의 정의가 모호한 부분이 많지만 DJ 프로듀서 음악 전체를 말하기는 너무 좁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DJ 프로듀서의 음악 속 하나의 장르로 묶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결국, DJ 프로듀서의 음악은 넓은 의미의 일렉트로닉 음악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DJ 프로듀서 더 노드의 음악은 '베이스 뮤직'

이렇게 방대한 영역이 존재하는 DJ 프로듀서 음악 세계에서 더 노드의 주력 장르는 무엇일까? 더 노드의 음악을 들어보면 기존 일렉트로닉과 둔탁하고 느린 힙합 성향의 덥스텝 등 여러 장르가 혼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굳이 장르를 구분 짓자면 저는 베이스 뮤직이라는 장르를 하고 있어요. 덥스텝, 트랩 등 힙합스타일의 베이스가 강조되는 음악이죠, 사실 제 음악은 하나의 장르에 국한 되기보다는 많은 장르적 요소들을 활용한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수 있을 겁니다. 베이스뮤직 자체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고요."

(*덥스텝= 중저음 베이스와 드럼으로 만든 힙합 비트에 투 스텝 리듬이 합쳐진 일렉트로닉 장르. 2000년대 초반 영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음악 장르가 됐다.)

◆ 베이시스트 출신 더 노드 왜 DJ신으로 넘어오게 됐을까

더 노드는 특이하게도 베이시스트 출신 DJ 프로듀서다. 그는 원래 DJ신이 아닌 전문 베이스 연주자가 되려 했다. 하지만 현재 더 노드는 DJ프로듀서계의 촉망받는 뮤지션이 돼 있다. 그의 인생은 어떤 이유로 이런 극적인 변화를 맞게 됐을까?

"사실 처음부터 DJ 프로듀서를 꿈꾸거나 하지 않았어요. 중학교 시절부터 자미로콰이 인코그니토 등 애시드 재즈를 즐겨 들었죠. 그때부터 베이스기타 연주자가 되고 싶었어요. 특히 베이스기타 분야에서는 최고의 테크니션이 되고 싶었죠. 결국, 20대 시절 재학 중이던 대학 실용음악과를 자퇴하고 당시 넥스트 베이시스트였던 선생님께 기타를 배웠어요."

"그래서 당시 소속사에서 밴드를 만들려고 했고 제가 합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멤버 구성에 실패하면서 밴드를 만들지는 못했어요. 특히 전 혼자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여러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음악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당시 저는 록 기반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프로디지나 나인인치네일스 같은 밴드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프로듀싱과 프로그래밍 등을 하면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죠. 이때 시도한 음악이 일렉트로닉이었고 이게 제 음악의 기반이 됐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없었던 덥스텝이라는 앨범을 내기도 했어요. 정말 연구원처럼 공부하면서 전자음악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 예상치 못했던 국외에서의 인기 '더 노드 이름을 알리다'

이처럼 일렉트로닉 음악에 빠져든 더 노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큰 성과를 만들어내며 국내 DJ신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현 소속사인 싸이더스와 계약 전 자신의 자작곡 'Van De Oost'를 국외 시장에 내놨다. 얼마 후 이 곡은 DJ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비트포트 차트 덥스텝 부분 TOP10을 차지하게 됐다. 비트포트 차트에서 세계적 DJ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예상은 못 했어요. 상위 10위에 들어간 트랙은 기대하지 않고 발매한 음악이었어요. 그냥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곡을 낸 것이었죠. 그런데 국외에서 대박이 나버리니까 저도 얼떨하더라고요."

더 노드의 활약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비트포트 상위 10위에 이어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UMF의 옴니버스 앨범에 'Van De Oost'가 타이틀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최근에는 세계적 음반사 소니뮤직과 계약까지 성사시키며 국외 활동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도 했다.

"UMF 옴니버스 앨범에 타이틀곡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 음악을 많은 사람이 알아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기쁘더라고요. 거기다 국외 프로모션을 위해 세계적 음반사와 접촉을 해왔는데 소니뮤직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저와 계약까지 하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 '더 노드' 새 앨범 'The Nod X D.O'

더 노드는 이런 국외에서의 인기를 국내 무대로 옮겨 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7월과 8월 두 장의 싱글을 발매했다. 지난 7월에는 신곡 'Turn UP', 이번 달에는 리믹스 싱글 'The Nod X D.O'를 내놨다. 기존 더 노드만의 기존 스타일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유지한 '턴 업'은 국내 DJ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반응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작품은 'The Nod X D.O'다. 계속해서 더 노드만의 신곡이 나올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뒤집는 리메이크 앨범이었다.

'The Nod X D.O'에는 듀스의 '여름 안에서'와 '떠나버려'의 리메이크곡이 수록됐다. 국내 가요계 전설의 힙합그룹 듀스의 명곡을 더 노드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이 앨범은 한국의 가요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조합이 충분히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대간 이질적 음악적 감성을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통해 하나로 묶어 냈다.

우선 '여름 안에서'의 경우 더 노드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덥스텝과 각종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뒤섞이면서 90년대 감성을 탈피한 새로운 '여름 안에서'가 탄생했다. 국내가요 정서가 강했던 여름 안에서 세계적 최신 트랜드의 팝 음악으로 다시 살려낸 모습이다.

"두 곡다 요즘 시대 해석으로 만들어 냈어요. 특히 그 당시의 음악적 향수를 벗겨내 보고 싶었죠. 장르적으로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어요. 여름 안에서 같은 경우는 퓨처베이스라는 장르로 말랑말랑한 느낌을 들려주고 있죠. 늦여름의 느낌, 마무리를 짓는 느낌을 살리려고 했죠. 중요한 부분은 이번 싱글이 파트 1, 2로 나온다는 거예요. 곧 발매되는 파트2에서 공개될 여름 안에서 새 버전은 현재 스타일과는 또 다른 더 노드만의 스타일이 될 겁니다."

 

두 번째 곡 '떠나버려'의 경우 더 노드의 음악적 강점을 더욱 극대화한 곡이다. 여름 안에서가 말랑말랑한 여름 곡의 느낌이 강하다면 떠나버려는 보다 강력한 비트를 들려주고 있다. 더 노드가 말하던 베이스 뮤직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듀스 원곡의 느낌이 많이 사라진 만큼 더 노드 만의 음악적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노래다.

"'떠나버려'가 세게 나왔는데 전 처음부터 이런 느낌을 바랐어요. 베이스 뮤직 기반으로 제 장점을 살린 곡이죠. 곧 나올 새 앨범에도 '폭풍'이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이야말로 제가 말하는 베이스뮤직의 진수를 맛보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 뛰어난 비주얼 더 노드

더 노드는 음악 실력 못지않은 뛰어난 비주얼을 자랑하는 뮤지션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뛰어난 비주얼과 관련해서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뮤지션으로서 음악으로 승부하고 싶다는 그의 다짐 때문이었다.

"어릴 때는 정말 얼굴이 주목받는 것이 싫었어요. 밴드를 할 당시 무조건 '기승전 얼굴'이었죠. 제가 그렇게 잘생긴 건 아닌데. 그래서 다짐을 한 것이 외모를 넘는 음악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주변에서 저를 잘생겼다고 해주시는 게 고맙게 느껴지더라고요. 외향적 포인트가 있으면 제 음악을 1~2명 들어주실 거 3~4명이 들어주실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웃음)

 

◆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노드 세계를 목표로 뛴다

더 노드는 사운드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는 새로운 소리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이것을 이용해 음악을 만들어 낸다. 그가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이유는 세계 진출을 위한 노력 중 하나다. 그는 자신만의 색을 가진 음악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새로운 소리를 항상 연구합니다. 그리고 곡을 만들어요. 요즘은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무궁무진해지면서 더 쉽게 새로운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노력하는 만큼 저만의 색이 담긴 사운드를 쏟아낼 수 있죠. 전 독창적인 사운드를 가진 뮤지션 만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더 노드는 소니뮤직과 함께 아시아 투어를 비롯해 국외 중심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 한 줄 목표

"사람들의 편견을 깨는 음악을 하겠습니다."

 

(*밴드(인디)신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 기자의 '밴드포커스', '밴드신SQ현장'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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