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11 (금)
콜드게임 최다 속출, 아시안게임 야구 퇴출 위기에 직격탄?
상태바
콜드게임 최다 속출, 아시안게임 야구 퇴출 위기에 직격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25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히로시마 대회 이후 콜드게임 비율 최고치…동남아 국가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해결책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아시안게임에서 일방적인 경기가 속출해 아쉬움을 던지고 있다. 콜드게임이 빈번하게 발생해 경기의 흥미가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돼 7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총 8개 팀이 두 조로 나뉘어 경기를 치르고 각조 상위 2팀이 준결승에 진출, 녹다운 토너먼트로 메달 색깔을 가린다.

이 가운데 너무나도 일방적인 경기들이 나오면서 야구 자체의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 24일까지 치른 경기는 총 9경기인데, 이 가운데 무려 7경기가 콜드게임으로 끝났다. 비율로 따지면 77.8%다. 이는 역대 아시안게임 중 최고 비율이다.

▲ 한국 야구 대표팀(위)이 22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B조 예선 1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15-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태국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야구는 콜드게임 룰을 적용해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점수를 많이 냈을 경우 경기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첫 대회인 히로시마 대회에서는 총 11경기 가운데 7경기가 콜드게임으로 끝났다. 비율은 63.6%. 하지만 4년 뒤 방콕 대회에서는 16경기 중 단 2경기만 콜드게임으로 끝나 12.5%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02년 부산 대회 28.6%(14경기 중 4경기), 2006년 도하 대회 53.5%(15경기 중 8경기), 2010년 광저우 대회 50%(16경기 중 8경기)를 기록하며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전체 경기에 대한 콜드게임 비율이 70%를 넘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약팀끼리 경기에서도 콜드게임이 나와 현저한 실력차를 실감하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 약체로 평가된 A조 경기에서 파키스탄이 몽골을 25-0,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 한국 민병헌(가운데)과 손아섭(오른쪽)이 24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2차전 대만전에서 1회말 김현수의 2타점 적시 2루타 때 나란히 홈으로 파고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아직 프로 리그가 없는 국가들이 많다보니 약팀들의 경기를 보면 평범한 뜬공 타구를 놓친다거나 투수가 엉뚱한 곳으로 공을 던지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기본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콜드게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에서 콜드게임이 빈번하게 생기고 있는 상황에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에서는 몽골, 파키스탄, 태국보다 실력이 좋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빠진 것이 일방적인 경기가 많이 나온 원인”이라며 “2011년 동남아시안게임 야구에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1,2위를 차지했다. 필리핀은 재정적인 문제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태국은 우리나라에서 야구를 잘하는 고등학교 1학년 선수들을 모아놓은 수준이고 그 다음은 홍콩으로 한국의 중학교 3학년 선수 수준”이라며 “그래도 태국은 일본 야구인들이 많은 지원을 해줘 크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허 위원은 향후 아시아 야구가 평준화되기 위해서는 야구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물질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음 아시안게임 개최지가 4년 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데, 이번에 인도네시아가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구가 살아남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몽골은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배트 한 자루를 모든 선수가 나눠썼을 만큼 자원이 부족하고 다른 나라들 역시 야구를 즐기기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야구 선진국들이 이 나라들에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에 들지 못한 야구는 이제 유일한 메이저대회로 남은 아시안게임에서마저도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야구가 4년 뒤 아시안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저변 확대와 세계화가 필수적이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