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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생각] 리우 올림픽 일본과 한국의 희비쌍곡선,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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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생각] 리우 올림픽 일본과 한국의 희비쌍곡선, 그 이유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8.22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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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모두 21개의 메달을 따내며 6개의 메달을 기록했던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가장 적은 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이웃나라 일본은 정반대였다. 일본은 12개의 금메달을 가져오며 1964년 도쿄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이상 금16), 1972년 뮌헨 대회(금13)에 이어 역대 네번째로 많은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 일본은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를 보태며 모두 41개의 메달을 획득,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냈다. 일본이 이전에 가장 많은 메달을 신고한 대회는 38개(금7, 은14, 동17)를 기록했던 2012년 런던 대회였다. 이와 함께 일본은 종합 순위 6위에 오르며 2004년 아테네 대회 당시 5위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다. 8위의 한국을 추월해 아시아 2인자로 올라섰음은 물론이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에서 세번째)와 남자 400m 육상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이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재팬 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일본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국제 스포츠계에 진입하기 전까지 아시아 1인자였다. 1964년 도쿄 올림픽과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등에서 두 대회 연속 3위에 오르며 미국, 소련과 당당하게 맞섰다.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도 일본 도쿄에서 열렸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나 동계올림픽(1972 삿포로, 1998 나가노)이 열렸다. 이제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아시아 최초 두 차례 하계올림픽 개최도 앞두고 있다.

이제 일본이 스포츠에서 아시아 2인자를 넘어 중국에 필적할 전력을 갖추겠다며 달려나가고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국가 특성상 국가 정책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앞선 인프라와 클럽을 기반으로 한 생활체육과 엘리트의 효과적인 연계, 국가 정책의 지원 등 삼박자 속에 다시 한번 웅비를 꿈꾸고 있다.

◆ 생활체육-엘리트 연계 시스템, 스포츠 저변의 확대

일본 스포츠의 뿌리는 탄탄한 생활체육이다. 클럽스포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활체육과 아마추어스포츠가 발전했다. 생활체육과 아마스포츠의 탄탄한 기반은 선수층이 두꺼워지는 효과로 이어져 엘리트스포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사실 일본은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한국에 추월당했을 때만 하더라도 엘리트스포츠 위주의 정책을 버린 결과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엘리트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집중 투자의 결과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적이고 단편적인 시선일 뿐이라는 것이 리우 올림픽을 통해 드러났다.

탄탄한 기반으로 프로스포츠가 발전하면서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됐고 생활체육과 엘리트스포츠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면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게 됐다. 우수한 스포츠 인재가 줄줄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일본의 미즈타니 준이 지난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탁구 단체전에서 독일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일본이 기초 종목에서 강한 것도 생활체육에서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시아 선수로는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육상 남자 400m 릴레이에서 미국을 꺾는 기염을 토하면서 자메이카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세 번째 주자까지 일본이 오히려 자메이카를 앞섰기 때문에 3연속 3관왕 우사인 볼트가 없었다면 금메달을 따낼 수도 있었다.

수영 종목에서도 일본은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한국은 수영 종목에서 박태환이 따낸 메달밖에 없는 반면 일본은 금메달 22개와 은메달 26개, 동메달 32개를 가져오며 유도(금39, 은19, 동26)와 레슬링(금32, 은20, 동17), 체조(금31, 은33, 동34)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금메달을 따냈다.

또 학교체육 역시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만들었다. 한국에서 학교체육은 귀찮은 존재다. 고등학교에서 체육시간에 스포츠 활동을 하지 않고 자습을 하는 등의 파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비밀에도 들지 못한다. 그러나 일본은 학교체육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이를 입시 교육의 폐해라고 보기만도 어렵다. 한국만큼 일본도 '입시 지옥'이 있는 나라다.

여기에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오직 스포츠에만 집중하는 학생선수를 길러내는 엘리트 위주의 학교체육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외국의 경우 현역에서 은퇴하더라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스포츠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곧바로 낙오자가 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어 점점 스포츠를 시키지 않으려는 학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한국 스포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 남자 접영 2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사카이 마사토(왼쪽)가 지난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시상식이 끝난 뒤 마이클 펠프스(가운데) 등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 일본, 뒤늦게 스포츠청 만들어 스포츠 정책 집중 지원…도쿄 세대의 리우 맹활약

무엇보다도 국가의 정책적인 뒷받침은 일본 스포츠의 약진의 원동력이다. 한국이 서울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스포츠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져 일본을 추월했던 것처럼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스포츠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스포츠청을 만들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로 유망주를 유학 보내는 등 스포츠 인재 육성에 힘을 기울였다. 시작은 스포츠에서 한국에 추월당한 것에 대한 위기감이었지만 일본의 집중적인 인재 육성 정책은 리우 올림픽에서 빛을 발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스포츠청이 신설된 것은 일본 스포츠 발전에 속도가 붙는 엔진 역할을 했다. 그동안 문부과학성의 '스포츠-청소년국'을 중심으로 후생노동성과 경제산업성 등이 복잡하게 관여해왔던 스포츠 정책을 스포츠청으로 일원화했다.

스포츠청은 경기력향상과와 스포츠국제과, 올림픽-패럴림픽과 등을 둬서 전략적인 육성 종목과 선수 쪽에 예산을 집중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연간 예산도 74억 엔(817억 원)에서 올해 103억 엔(1138억 원)으로 40% 가까이 늘리기도 했다. 스포츠청의 올해 예산은 324억 엔(3579억 원)이나 되며 앞으로 2년 안에 1000억 엔(1조1045억 원)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 일본은 지난해 5월 스포츠 정책을 총괄하는 스포츠청을 만들어 생활체육과 엘리트스포츠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청 공식 홈페이지 캡처]

또 일본은 도쿄 올림픽에서 맹활약할 '도쿄 세대'들이 리우 올림픽부터 경쟁력을 발휘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여자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따낸 가와이 리사코, 도쇼 사라(이상 21), 도사카 에리(22)는 4년 뒤에도 전성기를 보낼 선수들이다. 남자 레슬링에서도 히구치 레이(20), 오타 시노부(22) 등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냈다.

이키 리카코(16)는 비록 수영 여자 100m 접영 결승에 진출, 56초86의 일본 신기록을 세우며 6위에 올랐고 사카이 마사토(21) 역시 수영 남자 접영 200m에서 올림픽신기록인 1분53초40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들은 모두 리우보다 도쿄 올림픽에서 전성기를 누릴 신예자원들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세대교체가 지지부진했다. 유도에서는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지만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서 노골드 수모를 겪었고 역도 종목 역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윤진희(30)의 동메달에 그치는 등 아직까지 어린 선수들의 경쟁력이 세계 수준을 따라가기에 벅찼다.

다른 종목에서도 세대교체를 이끌만한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 예로 당장 배드민턴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 조를 대체할 선수들이 없다.

◆ 뒤늦게 생활-엘리트 통합시대 맞은 한국, 조급함보다 멀리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일본의 스포츠청 신설을 놓고 부러워하는 시선이 많겠지만 이는 오히려 한국의 약진을 부러워하고 일본이 벤치마킹한 것이다. 현재 한국의 스포츠 정책 중심은 문화체육관광부이지만 한국에도 독립된 체육부가 있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1982년 3월 문교부의 체육업무를 승계해 체육부가 발족된 역사가 있다.

체육부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유치한 시점에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총괄하기 위한 중앙행정기관의 필요성이 요구돼 탄생했다. 이와 함께 1980년대 들어 국민생활 수준의 급속한 향상과 여가시간 증대로 체육활동을 통한 건강 증진을 원하는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체육행정을 확장하기 위함이었다.

▲ 레슬링 여자 자유형 63kg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 가와이 리사코(아래)가 코치를 무동태우고 기뻐하고 있다. 가와이는 아직 21세로 도쿄 올림픽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사진=신화/뉴시스]

그러나 1991년 체육청소년부로 개편된 뒤 1993년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가 통합돼 문화체육부가 됐고 1997년에는 문화관광부로 발족돼 체육국으로 격하됐다. 지금은 제2차관이 스포츠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체육 행정의 이전보다 훨씬 축소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정상적인 스포츠 정책을 이끌어가는 조직으로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스포츠인들 사이에서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다. 일부 스포츠인들은 생활체육과 엘리트스포츠의 통합 시대에 걸맞는 독립적인 정부기구를 요구하기도 한다.

일본의 스포츠청처럼 독립적인 정부기구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멀리 보는 시각이다. 일본이 한국에 밀려 아시아 3인자로 떨어진 것이 1988년 서울 대회부터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정책을 한꺼번에 바꾸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생활체육을 집중 육성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뚝심을 보여주며 두꺼운 선수층을 만들었다. 선수가 없어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한국과 정반대다.

그동안 엘리트스포츠 정책에 집중해왔던 한국이 올해 통합 대한체육회 출범으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스포츠를 통합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아직까지는 연착륙이 이뤄지고 있진 않지만 생활체육과 엘리트스포츠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엘리트스포츠 집중정책으로 인해 무너졌던 생활체육과 학교체육의 기반을 다시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장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일본을 추월하겠다는 등의 조급함은 다시 엘리트스포츠 편중 현상으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 3, 4년이 아니라 10년, 20년을 멀리 내다보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물론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일본이 리우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대약진으로 한국 스포츠 역시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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