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3:17 (목)
[SQ포커스] 근대5종 전웅태의 첫 올림픽, 어리기에 더 소중한 경험
상태바
[SQ포커스] 근대5종 전웅태의 첫 올림픽, 어리기에 더 소중한 경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8.25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월드컵대회 우승으로 자신감 끌어올려…"올림픽 수준은 차원이 달랐다, 도쿄 올림픽 재도전"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지난 22일 폐막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수많은 스타와 화제의 인물, 메달리스트가 나왔다. 그러나 철저한 무관심 속에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맛본 선수들도 있다. 인기종목, 관심종목에 집중되느라 철저하게 소외됐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 올림픽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근대5종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근대5종 선수 가운데 메달 기대주가 있었던 사실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 비록 메달을 따내는데 실패했지만 만약 목표를 달성했다면 '불모지에서 메달을 캐낸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것이다.

한국 근대5종의 기대주 전웅태(21·한국체대)가 바로 그였다. 지난 21일 끝난 근대5종에서 19위로 경기를 마감하면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지만 전웅태의 목표는 분명 메달이었다.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근대5종에 출전했던 전웅태(왼쪽)가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선수단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정진화(가운데), 김선우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 콜로라도에서 피나는 훈련, '올림픽 신' 감동시키려 했는데

최은종 근대5종 감독은 리우데자네이루로 건너갈 때만 해도 자신이 넘쳤다. 자만이 결코 아니었다. 그만큼 노력했다.

성적도 좋았다. 이 가운데 전웅태가 승승장구했다.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세계주니어선수권 2위, 2015년 아시아선수권과 챔피언 오브 챔피언스 우승을 차지한 전웅태는 올들어 1차 카이로 월드컵 4위에 이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던 2차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 때문에 전웅태는 한국 근대5종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김미섭, 2012년 런던 대회 정진화가 기록한 11위였다. 내심 최고 순위 경신을 넘어 최초 메달 획득까지 겨냥했다. 하지만 결과는 19위에 그쳤다.

수영에서 2분00초88의 기록으로 전체 8위에 오르며 출발이 좋았지만 펜싱에서 36명 가운데 전체 32위에 그치면서 뒤로 밀린 것이 컸다. 승마 역시 부진했지만 콤바인(육상, 사격 혼합경기)에서 올림픽 기록을 작성하며 가능성을 본 것은 수확이었다. 그러나 펜싱과 승마에서 점수를 크게 잃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전웅태는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 해단식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리우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자신도 있었고 미국 콜로라도에서 엄청난 훈련을 소화했기에 메달권에 들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생각처럼 되진 않더라. 수준의 차원이 달랐다. 노력했다고 했는데 내가 좀 모자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최은종 감독은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기에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아쉬움이 컸다. 준비도 충분히 했고 또 분명히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며 "그러나 올림픽 신을 감동시키기엔 뭔가 부족했던 것 같다. 올림픽 신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감동할 수 있게끔 해서 꼭 한국 최초의 메달을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 최은종 근대5종 감독이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선수단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어리기에 미래는 충분히 있다, 시련이 아닌 새로운 도약의 발판

전웅태는 선수단 해단식과 기자회견 자리에서 맨 뒷줄에 앉았다. 앞줄은 금메달리스트가 차지했고 두번째 줄은 은, 동메달리스트와 손연재가 앉았다. 메달을 따내지 못한 전웅태는 팬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것 쯤은 전웅태에게 시련에 속하지 않는다.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메달 대신 경험을 챙겼다.

전웅태는 "사실 등수를 신경쓰지 않고 하려고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결과가 안나왔다. 처음에는 올라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중반에서 한번 어긋나니까 방법을 못찾겠더라"며 "올림픽 준비를 힘들게 했는데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허탈한 것도 있었다. 점수를 잘 받았다면 조금 덜 힘들었을텐데 아쉽다"고 밝혔다.

시련은 더욱 단단해지는 담금질이라고 한다. 전웅태도 마찬가지다. 전웅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맛봤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리우 올림픽 출전으로 이어졌고 메달 기대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전웅태는 "2008년 수영에서 근대5종으로 전향한 지 올해로 8년째다. 아직 10년을 채우지 못해서 내게 기회를 주지 않은 것 같다"며 "아직 난 어리다. 10년째가 되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뭔가 수확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도쿄 올림픽에서는 이번에 하지 못했던 기적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메달 대신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얻은 전웅태는 다시 4년을 준비한다.

▲ 전웅태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비록 기대했던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아직 21세의 젊은 선수다. 전웅태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제근대5종연맹 제공]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