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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9개월만에 은메달! 15세 '철인 소녀' 정혜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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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9개월만에 은메달! 15세 '철인 소녀' 정혜림의 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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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재밌어, 나이제한 풀리면 개인전 도전"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죽지 않을 만큼 정말 열심히 훈련했어요. 다음 목표는 올림픽 출전입니다.”

정혜림(15·온양용화중)은 활짝 웃었다.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미래’로 평가받는 그는 중학생 신분으로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아시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아시안게임 사상 첫 은메달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정혜림은 26일 인천 송도센트럴공원 트라이애슬론장에서 벌어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혼성 릴레이에서 허민호(24·통영시청)-김규리(16·경일고)-김지환(24·통영시청)과 팀을 이뤄레이스를 펼쳐 1시간18분39초에 결승선을 통과, 일본(1시간17분28초)에 1분11초 뒤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 지난 26일 혼성 릴레이에서 정혜림이 수영을 마친 후 사이클로 갈아타고 있다. [사진=뉴시스]

혼성 릴레이는 수영 250m와 사이클 6.6㎞, 마라톤 1.6㎞를 뛴다. 첫 주자로 나선 정혜림은 20분1초의 기록으로 한국을 2위에 올려놨다. 지난해 월드컵 2위에 오른 사토 유카(일본)의 기록에 불과 15초 뒤진 선전이었다.

‘괴물’의 행보다.

정혜림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수영선수로 운동을 시작했지만 큰 두각으로 보이지 못했다. 용화중 한승호 감독은 정혜림이 지구력이 좋은 점을 고려해 트라이애슬론을 권했다. 도전을 즐기는 그는 사이클까지 함께할 수 있는 트라이애슬론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렇게 올해 1월 ‘철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난 7월5일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모두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트라이애슬론인들은 입문 6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단 중학생의 등장에 흥분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제 기량을 십분 발휘했다.

정혜림은 “많이 긴장했는데 언니 오빠들과 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훈련해놔서 그런지 레이스에 들어서도 마인드 컨트롤이 잘 됐다”며 “일본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니까 이길 수 없다고 쳐도 중국은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넘어섰다”고 기뻐했다.

정혜림의 다음 시선은 올림픽을 향한다. 남자 선수로는 허민호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한국 여자 선수가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적은 없다. 현재로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이 그의 목표다. 혼성 릴레이가 올림픽 종목에 포함된다면 2016년 리우 올림픽에도 나설 수 있다.

정혜림은 트라이애슬론 개인전(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에는 나서지 못한다.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은 만 18세가 넘지 않은 선수들의 올림픽코스 출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기 선수들의 극심한 체력 소모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 트라이애슬론 입문 9개월만에 은메달을 목에 건 정혜림의 다음 목표는 리우 올림픽 출전이다. 왼쪽부터 김지환, 김규리, 정혜림, 허민호. [사진=스포츠Q DB]

그는 “아직 풀코스를 뛸 수 없다. 특히 10km를 달려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며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는 욕심은 아직까진 없다. 나이 제한이 풀리면 랭킹 포인트를 쌓아서 올림픽 개인전 무대에 꼭 서보고 싶다.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선배들의 기대도 크다. 허민호는 “정혜림은 정말 좋은 선수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타고난 선수”라며 “일본, 중국과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잘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영시청 소속의 홍단비(25)는 “올해 시작한 선수가 맞나 싶다. 앞으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정혜림은 이제 곧 온양여고로 진학한다. 충남체육회 소속의 ‘어른 선수들’과 똑같은 스케줄을 소화하게 된다.

그는 “아직 크게 힘든 건 모르겠다. 트라이애슬론 시작한 이후 생각한대로 잘되고 있고 운동이 정말 재밌다”고 말했다.

혼성 릴레이가 올림픽 종목에 포함된다면 스포츠팬들은 2016년 리우에서 '고교생 슈퍼스타'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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