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4:32 (목)
여자 양궁 컴파운드, 고 신현종 감독에게 바친 금메달
상태바
여자 양궁 컴파운드, 고 신현종 감독에게 바친 금메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27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체전서 대만에 229-226 승리…남자 단체전은 인도에 2점차 석패

[인천=스포츠Q 박상현 기자]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런 좋은 날이 올까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따내게 돼 기뻐요. 우승하고 나니 많은 분들이 생각나요. 특히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신현종 감독님이 잘했다고 너무 기뻐하시고 우리를 자랑스러워 하실 것 같아요."

여자 양궁 컴파운드 대표팀의 맏언니 최보민(30·청원군청)이 단체전 우승 직후 눈시울이 금방 붉어졌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면서 계속 울먹였다.

최보민과 석지현(24·현대모비스), 김윤희(20·하이트진로)가 호흡을 맞춘 여자 양궁 컴파운드 대표팀은 27일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대만에 229-226으로 이기고 정상에 올랐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윤희(왼쪽부터), 최보민, 석지현이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대에서 환호하고 있다.

양궁 컴파운드 종목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종합대회에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여자 양궁 컴파운드 대표팀이 금메달 1호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 함께 한국 양궁도 8개의 금메달 가운데 첫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단체전 결승전은 시종일관 땀을 쥐게 했다.

석지현과 김윤희, 최보민의 순서로 시위를 당긴 한국은 1엔드에서 5개의 10점을 쏘며 대만에 59-56으로 앞서 기선을 제압했다.

대만도 만만치 않았다. 대만이 2엔드 첫 세발을 모두 10점 과녁에 맞히면서 거세게 쫓아오는 사이 김윤희와 최보민이 9점을 쏘는 바람에 87-86으로 쫓겼다.

하지만 2엔드에 남은 세발 가운데 석지현과 김윤희가 10점씩을 책임지며 116-114로 3엔드를 맞았고 대만의 천리주가 3엔드 전반 발사에서 7점을 쏘면서 점수차가 벌어졌다. 3엔드가 끝났을 때는 한국이 173-168로 5점 앞서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최보민이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전에서 시위를 당기고 있다.

5점의 여유를 갖게 된 한국은 4엔드에서 10점 2개와 9점 4개를 쏘면서 56점을 챙겨 10점 4개를 쏘면서 쫓아온 대만에 3점차 승리를 거뒀다.

단체전 우승을 확정짓자마자 최보민, 석지현, 김윤희는 신우철(39) 코치와 얼싸안으며 승리의 기쁨과 함께 고(故) 신현종 감독을 떠올렸다.

한국 양궁 컴파운드의 선구자인 신현종 감독은 지난해 10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 도중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거센 바람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 신현종 감독은 조준점을 가까스로 맞춘 상황에서 최보민이 10점을 맞추자 "텐"이라고 외친 뒤 쓰러졌고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1년전 스승을 잃었던 우승의 주역들은 모두 하늘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며 자랑스러워 할 신현종 감독을 떠올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눈물을 쏟았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석지현(왼쪽)이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전에서 10점 과녁에 명중시킨 뒤 신우철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어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는 인도에 225-227로 져 은메달에 만족했다.

최용희(30·현대제철)와 민리홍(23·현대제철), 양영호(19·중원대)가 나선 한국은 최용희가 1엔드 전반 발사에서 8점을 쏘는 바람에 54-55로 근소하게 뒤졌다. 이어 2엔드에서는 인도가 4개의 10점 과녁 명중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나는 바람에 111-113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심기일전한 한국은 3엔드에서 역시 4개의 10점을 쏘며 맹추격했지만 인도 역시 10점 4개로 맞서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4엔드에서 막내 양영호 전반 발사에서 7점을 쏘는 바람에 인도를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양궁 컴파운드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그동안 세계 무대를 휩쓸었던, 일반인들이 잘 알고 있는 양궁은 리커브 종목이다. 컴파운드는 도르래와 확대렌즈, 조준기, 격발장치 등을 갖춘 기계식 활을 사용한다.

컴파운드는 그동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물론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치러지지 않아 철저하게 소외됐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되면서 대한양궁협회도 육성에 나섰고 리커브 선수들을 대거 컴파운드로 전향시켰고 그 결과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금메달 하나를 수확했다.

또 최보민과 석지현이 모두 여자 개인전 4강에 올라 우승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금메달 2개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최용희가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전에서 시위를 당기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