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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Q] '굿와이프' 오연아, 유지태보다도 더욱 밉상인 악역연기의 떠오르는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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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Q] '굿와이프' 오연아, 유지태보다도 더욱 밉상인 악역연기의 떠오르는 아이콘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8.27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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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27일 마지막 방송을 눈앞에 둔 tvN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주인공을 변호사 김혜경(전도연 분)이라고 할 때, 드라마의 흐름 안에서 가장 나쁜 악역은 역시 남편인 검사 이태준(유지태 분)일 것이다. 하지만 '굿와이프'를 보고 있으면 정말 치가 떨릴 정도로 얄밉게 연기를 하며 진정한 악역의 분위기를 내는 배우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오연아다.

26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극본 한상운·연출 이정효) 15회에서는 김혜경(전도연 분)이 MJ로펌에서 15년 만에 변호사로 다시 첫 발을 디뎠을 당시 이혼 전문 변호사인 데이비드리(차순배 분)와 함께 진행했던 이혼소송에 대해, 이수연 변호사(오연아 분)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됐다.

오연아와 전도연이 법정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첫 번째 대결은 '굿와이프' 6회에서 임신한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판정을 받은 아내가 뱃속의 아이라도 낳을 수 있도록 연명치료를 허가해 달라는 사실혼 관계 남편의 변호를 맡은 전도연과의 대결이었다.

▲ tvN '굿와이프' 6회에서 변호사 이수연(오연아 분)은 만삭의 몸으로 법정에 서서 불리한 상황마다 배를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하는 등 자신의 임신한 몸을 무기로 변호사 김혜경(전도연 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진 = tvN '굿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당시 오연아는 본인 스스로도 다음 주 출산을 앞둔 임산부의 몸으로 법정에 서서 "뱃속의 태아는 살아 있는 생명이라고 볼 수 없다"며 연명치료의 부당함을 언급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고, 그런 주장을 펼친 이유가 생명의 존엄성 등을 떠나서 의뢰인 아버지의 유산을 사실혼 관계인 남편에게 상속하지 않으려는 잇속에 눈이 먼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 때문이라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더욱이 첫 등장부터 전도연에게 대뜸 아는 척을 하며 임신한 배를 내세워 짐을 들어 달라고 하고 법정에 늦게 입장하자 판사에게는 전도연이 말을 걸어와서 입장이 늦었다며 전도연을 은근슬쩍 깎아내리는 교묘한 작전을 선보였고, 재판이 불리해질 때마다 배를 부여잡고 진통이 오는 것처럼 쇼를 해서 상황을 뒤집는 기만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26일 방송된 '굿와이프' 15회에서 오연아의 연기는 더욱 얄미웠다. 그 재판 이후 무사히 딸을 낳아 가벼운 몸이 됐지만, 이제는 아예 유모차를 법정까지 끌고 다니며 아이까지 재판에 이용하는 한층 치졸한 술수를 선보인다.

이번 재판은 전도연이 다시 변호사일을 시작했을 무렵, 이혼 전문 변호사인 차순배를 도와서 진행했던 이혼소송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었다. 당시 아내는 남편의 불륜을 의심해 이혼상담을 받았고, 차순배는 조사원인 김단(나나 분)이 찍어온 남편의 불륜사진을 제시하며 이혼소송을 진행해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남편이 운영하던 벤처기업을 위자료를 위해 헐값에 급히 처분한 것이 뒤늦게 문제가 된 것. 오연아는 상당한 자산가치가 추정되는 기업을 헐값에 매각함으로써 의뢰인들이 큰 경제적 손실을 봤다며 무려 1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MJ로펌에 청구한다.

이 재판에서도 오연아의 치졸한 수법은 단연 빛을 발한다. 당시 남편과 불륜사진이 찍혔던 술집 여종업원을 MJ로펌에서 돈을 준 사람이라고 위증을 시키고, 상대측 변호사인 차순배와 전도연을 증인으로 법정에 세워서 약을 올리기도 한다.

▲ tvN '굿와이프' [사진 = tvN '굿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심지어 전도연이 당시 재산분할 과정 중 발생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칙에 아내가 사인한 것을 기억해 내자, 이번에는 그 서류가 위조된 것이 확실하다며 MJ로펌에서 쫓겨난 일로 전도연에게 앙금이 있는 이준호(이원근 분)를 증인으로 소환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이원근이 "위조가 아닌 원본이 맞다"고 증언하자, 이원근이 전도연의 남편인 유지태 밑에서 지금 일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원근이 위증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철면피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재판은 전도연이 결정적인 부칙문서를 기억해낸데다, 조사원 나나가 남편이 그때 불륜사진이 찍혔던 술집 여종업원과 결혼할 요량으로 아내에게 재결합을 가장해 100억 대 소송을 진행한 것을 밝혀내며 전도연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굿와이프'에서 비록 상대방 변호사였던 손동욱 변호사(유재명 분)와의 두 번의 재판이 전도연을 한층 변호사의 길로 이끌어줬다면, 오연아와 대결한 두 번의 재판은 이기고도 씁쓸한 뒷맛을 남기며 오연아가 '굿와이프'에서 가장 짜증나는 악역이라는 것을 새삼 재확인시켜줬다.

오연아는 지난 1월 방송된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강렬한 악역연기로 주목을 받았던 배우. '시그널'에서 오연아는 1회의 첫 사건이었던 '김윤정양 유괴살인사건'에서 초등학생인 '김윤정'을 유괴해 살인하고, 서형준(서경준 분)까지 살해한 후 유괴사건에 대한 정황증거를 모두 '서형준'에게 덮어씌운 채 자신은 태연하게 간호사로 살아가던 진범 '윤수아'를 연기했다.

'시그널'에서 오연아가 연기한 '윤수아'는 차수현 경위(김혜수 분)와 박해영(이제훈 분)에 의해 공소시효 종료를 앞두고 붙잡혔을 때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범행을 부인하다가, 김윤정양 유괴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난 뒤 서형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되며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 바 있다.

'시그널' 이후 오연아는 '대박'에서 초반에만 잠깐 등장한 장희빈을 연기하며 짧지만 굵은 악역연기를 선보였고, 이번 '굿와이프'에서 다시 한 번 전도연과 두 차례 재판에서 맞붙으며 옆에 있으면 따귀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을 것 같은 얄미운 변호사 캐릭터를 능글능글하게 소화해 냈다. 이 정도면 최근 한국 드라마계에서 떠오르는 악역의 아이콘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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