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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세계1위 서수연의 첫 패럴림픽, 새 인생을 건 금빛스매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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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세계1위 서수연의 첫 패럴림픽, 새 인생을 건 금빛스매싱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31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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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 탁구 접하며 인생 전환점…"다음 없다는 각오로 패럴림픽 준비"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하계 올림픽 성화는 꺼졌지만 또 다른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장애인 탁구 세계랭킹 1위 서수연(30)은 새달 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리우 하계 패럴림픽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패럴림픽에서도 탁구 최강은 중국이다. 4년 전 런던 패럴림픽에서도 중국은 26개의 금메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개를 휩쓸었다. 역대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6개를 따냈던 한국 탁구는 런던 대회에서 단 1개의 금메달에 그치며 만리장성의 위세를 실감해야 했다.

하지만 리우 패럴림픽은 다르다. 세계랭킹 1위 서수연이 버티고 있어서다. 패럴림픽에 첫 출전하는 서수연은 힘들게 리우 출전권을 획득한 만큼 마지막인 것처럼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룰도 제대로 몰랐던 ‘탁알못’이었던 그에게 이제 탁구는 인생의 목표가 됐다.

▲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탁구 여자 대표 서수연은 첫 출전하는 패럴림픽도 금메달 만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 의료 사고 후 삶의 이유 찾아준 ‘탁구는 내 운명’

서수연은 의료사고로 후천적 장애인이 됐다. 2004년 거북 목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가 권유한 주사 치료를 받고 신경과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 마비가 됐다. 꿈많은 10대 소녀가 휠체어에 의지하게 된 것은 분명 큰 충격이었다. 방황하던 서수연을 잡아준 것은 탁구였다.

서수연은 “장애 정도가 가벼웠다면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나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삶의 이유가 없어져 버렸다”며 “그러던 와중에 탁구를 접하게 됐다. 잡념도 사라졌고 선수로 활동하다보니 탁구로 인해 얻은 것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탁구에 대한 흥미와 선수로서 성공으로 인생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탁구로 인해 외국에 나가게 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회 적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탁구를 하면서도 여러 고비가 있었다. 사고 이후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지인의 권유로 재활 차원에서 탁구를 시작한 서수연은 다치기 전에는 라켓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 그는 “룰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코치님께서 재능이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선수로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서수연은 정확한 장애등급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는 장애 3등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2등급이다. 장애등급은 숫자가 내려갈수록 장애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서수연은 자신보다 비교적 장애가 덜한 선수들과 오랜 기간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만 했다. 의료 사고로 인한 소송 때문에 등급 재판정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 [스포츠Q 안호근 기자] 서수연은 의료 사고 이후 우연히 탁구를 시작한 이후 세계 1위까지 오르는 급성장했다. 사진은 지난 2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결단식에서 포즈를 취한 서수연.

“장애 등급을 다시 받기까지 3등급과 경기를 치렀는데 2013년에서야 2등급으로 재조정됐다”고 말한 서수연은 이후 본격적으로 국가대표에 뽑히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상승세를 탄 서수연은 랭킹을 끌어올렸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라이벌 중국의 류진을 꺾고 TT2(탁구 장애 2등급)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주변의 은퇴 종용도 서수연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서수연은 “2010년 더 나은 훈련 환경을 위해 목포에서 광주로 옮기면서 2년만 참고 모든 것을 쏟아보자고 결심했다”며 “그만두고 싶은 시점이 많았지만 참아냈다”고 밝혔다.

◆ ‘다음은 없다’ 리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

처음 참가하는 패럴림픽이지만 서수연의 각오는 남다르다. 여자 탁구 최초로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하는 서수연이다.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없다”며 “참가가 아닌 금메달에 의의를 두겠다.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패럴림픽이라는 무대에 나가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만큼 당장은 이번 대회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장애인 탁구에서도 중국은 가장 강력하다. 서수연은 “류진이 가장 힘든 상대다. 워낙 선수 생활을 오래 했고 메달도 많이 땄을 정도로 기술도 좋다”면서도 “하지만 이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 서수연이 금메달 수확을 위해 이번 패럴림픽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서수연은 겉으로 보기보다 중증인 장애 2등급이다. 또 경쟁 선수들에 비해 신체 기능과 근력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약점을 털어놓는다. 이 때문에 서수연은 패럴림픽을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있다.

서수연은 “백핸드 공격이 강한 편이고 키가 크고 팔이 길어 유리한 점도 있다”며 “4명 정도가 금메달 후보로 예상된다. 선수들의 영상을 분석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부터 리우 입성 전에 미국 애틀랜타에서 전지훈련을 쌓아왔다. 유력한 탁구 금메달 후보인 서수연은 리우 패럴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마무리 준비에 땀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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