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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톡Q] '밀정' 송강호, 김지운 감독과의 인연 "20년 세월, 그래도 '반칙왕'은 다시 안 해"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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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톡Q] '밀정' 송강호, 김지운 감독과의 인연 "20년 세월, 그래도 '반칙왕'은 다시 안 해" (인터뷰Q)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8.3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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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은 매우 특별한 관계다. 영화 '초록물고기'와 '넘버3'로 충무로에서 개성 넘치는 배우로 주목받던 송강호가 당당하게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하게 된 것도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면서부터였고, 그렇게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은 20년 세월을 친구처럼 지내왔다.

오는 9월 7일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배우 송강호를 만났다. 송강호는 '밀정'을 통해 2008년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이후 8년 만에 김지운 감독과 다시 스크린에서 재회하게 됐다.

대학로를 주름잡던 연극배우였던 송강호는 이창동 감독의 첫 영화 '초록물고기'에서 조폭 '판수'를 연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지하주차장에서 막동이(한석규 분)가 탄 차에 뛰어올라 쇠파이프를 휘두르던 송강호의 조폭 연기가 어찌나 리얼했던지 당시 실제 조폭을 캐스팅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있었다.

▲ 영화 '밀정' 송강호 [사진 = 퍼스트룩 제공]

이어 송강호는 송능한 감독의 '넘버3'에서 불사파 두목 '조필'을 연기하며 "내가 현정화라면 현정화야", "헝그리 정신" 등 아직까지도 인구(人口)에 회자되는 수많은 명대사를 남기며 양아치 연기의 절정을 보여줬다.

그렇게 양아치나 조폭을 연기하던 송강호에게 배우로서 새로운 길을 열어준 장본인이 바로 김지운 감독이었다. 김지운 감독은 데뷔작인 '조용한 가족'에서 송강호를 박인환과 나문희 부부의 큰 아들 '영민'으로 캐스팅했고, 송강호는 이 영화에서 '넘버3'에서 보여준 코믹한 모습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며 산장에서 자살한 시체를 척척 삽을 들고 파묻는 등 코믹잔혹극의 진수를 선보였다.

송강호는 이어 강제규 감독의 '쉬리'에서 한석규의 파트너인 OP요원 '이장길'로 첫 주연을 맡지만, 양아치나 조폭 코미디 인상이 강하던 송강호와 OP요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잠시 주춤한다. 그러나 그런 송강호를 화려하게 주연급 배우로 부상시킨 것 또한 김지운 감독이었다. 바로 2000년 2월 개봉한 '반칙왕'에서 프로레슬링의 세계에 입문하는 은행원 '임대호'에 송강호를 캐스팅하며 송강호의 코믹연기 위에 짙은 페이소스를 얹어내게 된 것이다.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과 다시 만난 것에 대해 "데뷔작부터 20년 동안 같이 작업을 하다보니 서로 대화가 없이 눈빛만 봐도 감독님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구나 이런 것을 알 수가 있고, 저 역시 마찬가지로 김지운 감독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장면에서는 어떤 느낌을 원하는지 알 것 같다"며, "이런 호흡은 세월이 주는 결과물"이라며 김지운 감독과의 호흡을 설명했다.

▲ 영화 '밀정' 송강호 [사진 = 퍼스트룩 제공]

이어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과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이후 8년 만에 다시 만났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김지운 감독과 영화 한 편 한다면 이번에도 8년 후가 되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2000년에 '반칙왕'을, 2008년에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을 했고, 2016년에 '밀정'을 했으니 다음 영화는 2024년이 되지 않겠냐는 말.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과 함께 한 영화로 다시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데뷔작인 '조용한 가족'을 꼽았다. 송강호는 "20년 전 영화지만, 다시 만들어도 무궁무진하게 새로워질 것 같은 느낌"이라며, "'반칙왕'은 고마운 작품이긴 하지만, 그때 내 나이가 33세였는데도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아 다시 하자고 해도 못 할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송강호가 김지운 감독과 8년 만에 다시 만난 영화 '밀정'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를 배경으로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송강호 분)이 무장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을 받고 의열단의 김우진(공유 분)에게 속내를 감춘 채 접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황옥 경부 폭탄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9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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