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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이정재 "'인천상륙작전' 이름 모를 영웅들, 계속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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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이정재 "'인천상륙작전' 이름 모를 영웅들, 계속 알려야"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9.02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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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쉽사리 꺼지지 않는 흥행 열기다. 7월 27일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이 한 달째 관객의 선택을 받으며, 7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중 실행된 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다. 맥아더 장군의 영웅담으로만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이름 모를 국군 영웅들이 있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대북 첩보작전인 '엑스레이'를 수행하는 해군 첩보부대를 비롯해 그들의 인천상륙을 돕는 켈로부대 등 많은 이들이 등장한다. 작전명인 '엑스레이'가 영화 제목 후보였을 만큼, 대규모 전쟁 장면보다는 첩보 과정이 주요 줄거리다.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이정재는 극중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 역을 맡았다. 장학수는 과거, 북측이었지만 특정 사건으로 인해 국군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이다.

▲ '인천상륙작전'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학수는 인천 내 기뢰 정보와 북한군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북측 간부로 위장해 적진에 잠입한다.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 분)으로부터 존재를 의심당하지만, 갖은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극복한다.

◆ "'인천상륙작전', 이름 모를 수많은 영웅들에 감사해"

이정재의 '인천상륙작전' 캐스팅은 쉽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실제 한국전쟁 중 희생된 영웅들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맥아더 장군이 지시한 작전이긴 하지만, 우리 군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했다는 걸 영화를 찍으면서 알게 됐어요. 특히 '켈로부대(한국인으로 구성된 연합군 소속의 스파이 부대)'의 경우, 영화를 통해서야 자세히 알게 됐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일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매년 현충일, 광복절 같은 국경일이 되면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가, 사건들에 대해 알리는 프로그램이 많은데, '인천상륙작전' 역시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름 모를 영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는 움직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관객들이 이름없이 목숨을 떠난 부대원들에 대해 알게 됐듯, 이정재 또한 촬영을 준비하며 열심히 공부해 나갔다. 

"제작진이 기록, 인터뷰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많은 자료를 전해 줬어요. 다 읽을 수도 없을 정도였죠. 캐릭터 구축뿐 아니라, 전쟁 당시의 참혹함을 알아야 더 잘 표현할 수 있으니 그런 작업이 필요했어요."

▲ '인천상륙작전' 이정재(장학수 역)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늘 긴장 관계에 있는 인물을 표현하면서도, 액션 장면이 많다 보니 이정재는 촬영 중 부상을 입기도 했다. 술집 총격 장면에서는 이마가 찢어져 분장으로 커버한 후 촬영했고, 추성훈·박철민과 몸싸움을 벌이면서는 각각 손목 인대와 손가락 인대가 끊어졌다. 이정재는 부상에 대해 담담하게 설명했다.

"통증은 있었는데 지방 촬영이어서 큰 병원에 갈 수 없었어요. 그래도 인대가 끊어졌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검사해 보니 끊어져 있더라고요. 추성훈 씨는 격투를 하시는 분이다 보니 몸이 딸려와야 하는 장면인데도, 버티는 버릇이 있었죠. 그런 장면을 찍던 중에 부상을 당했어요. 몸이 완전히 나무토막 같은데, 어휴, 정말 만져 보셔야 해요.(웃음)"

◆ 이정재 "내 촬영분 빼서라도 다른 부대원 장면 더 나왔으면"

'인천상륙작전'은 지난해 12월 4일 촬영을 시작해, 지난 3월 10일 크랭크업했다. 개봉일은 그 후 약 4개월이 지난 7월 27일. 후반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대규모 블록버스터로서는 빠듯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배우들은 빠듯한 일정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촬영분이 많았음에도 편집된 부분이 그만큼 많이 생겨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재의 경우, 다양한 전투 장면과 장학수와 림계진이 어떻게 가까워졌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삭제됐다. 본래는 장학수가 자신과 같은 소련 유학파인 림계진에게서 정보를 좀 더 수월하게 입수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 '인천상륙작전'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우의 죽음과 관련된 장면도 좀 더 있었는데, 회의 끝에 슬픔을 강조한 부분을 좀 축소했죠. 리암 니슨의 촬영분도 1/3 정도는 날아갔을 거예요. 제 장면이 편집된 데 대한 아쉬움보다는, 제 장면을 빼서라도 다른 부대원들의 장면이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부대원들의 고뇌, 갈등을 더 보여줬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편집하는 입장에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예요. 제작진은 러닝타임으로 정해져 있는 시간 안에 어떤 장면을 넣어야 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니까요. 넣다 보면 20~30분씩은 기본으로 늘어나게 되고요."

'인천상륙작전' 중 화제가 된 부분 중 하나가,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의 출연이었다. 본래는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전혀 없었지만, 이정재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 리암 니슨과 만나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역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몰입도가 높고 에너지가 대단했죠. 자신의 배역에 애정이 굉장해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 연출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곤 했죠. 

리암 니슨에 비해 제가 하는 연기의 무게가 가벼우면 차이가 나니까,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리암 니슨의 촬영분 전체를 보고 참고했어요. 특히 작전을 앞두고 고뇌에 빠진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리암 니슨이 배 안 침대 모퉁이에 잠옷 차림으로 앉아서, 구부정한 자세로 고민하는 부분인데 강렬했죠. 안타깝게도 본 영화에는 삭제됐지만요."

▲ '인천상륙작전'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취재후기] 이정재는 지난 5월, 절친한 배우 정우성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두 사람은 절친한 20년 지기다. 인터뷰 중, 정우성과 점차 외모가 닮아가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자 이정재는 "닮아가면 제가 좋은 거죠. 잘생기셨잖아요"라고 화답했다. '잘생김'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이정재의 말이라 신선했다.

스크린에서의 이정재의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5일부터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대립군'의 촬영을 시작하고, 염라대왕 역을 맡은 '신과 함께'는 내년 개봉한다. 새로운 작품들에서 선보일 모습에도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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