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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AG 야구 정상, 아직도 감흥 식지 않은 화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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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AG 야구 정상, 아직도 감흥 식지 않은 화제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2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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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32년전 어머니와 함께 AG 첫 모자 금메달…오재원은 글러브 분실·유니폼 착각 등 해프닝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국의 사상 첫 아시안게임 모자(母子) 금메달 기록에서 글러브 분실, 유니폼 착각까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야구대표팀에는 저마다 각양각색 사연을 안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2-3으로 뒤지던 8회초 황재균(27·롯데)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4득점, 6-3으로 역전승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우승으로 한국 야구는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에 이어 역대 네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록했다.

야구 대표팀의 선수들은 모두 각자 자리에서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문학구장을 찾은 관중들도 뜨거운 환호성을 보냬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 황재균이 아시안게임 최초로 모자 금메달 획득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사진=스포츠Q DB]

대만과 결승에서 8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친 황재균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3루수인 그는 그동안 이범호(33·KIA), 최정(27·SK) 등에 밀려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국가대항전에 나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것도 빼어난 활약을 한 끝에 딴 메달이라 더 뜻 깊었다.

황재균은 이번 대회 금메달로 많은 것을 이뤘다. 우선 눈앞에 있던 군 복무를 해결했다. 만 27세 나이로 군 복무 적령기였던 황재균은 이번 금메달로 마음에 있던 짐을 털었다.

이보다 더 값진 것은 어머니와 함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첫 한국 선수가 됐다는 점이다. 금메달을 따지 않았더라도 황재균과 모친 설민경 씨는 한국 최초로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모자지간으로 기록된 상태였다. 황재균의 금메달 획득으로 사상 처음으로 모자지간이 아시안게임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서는 사례로 기록됐다.

황재균의 아버지 황정곤(54) 씨와 어머니 설민경(54) 씨는 모두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다. 어머니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김수옥, 신순호와 함께 출전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황재균은 “경기 직후 부모님과 통화를 했다. 아버지는 소리를 지르시고 어머니는 울먹거리시더라”며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 오재원(오른쪽)은 자신의 글러브를 분실하는가 하면 박찬호와 오해, 결승전 유니폼 착각 등 여러 해프닝을 한꺼번에 겪었다. [사진=스포츠Q DB]

오재원(29·두산)도 아시안게임에서 여러 가지 사건을 겪었다. 대표팀 소집 첫날이었던 16일에는 훈련 도중 본인이 아끼던 글러브를 잃어버려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결국 새 글러브로 훈련을 소화했다.

본인은 “액땜한 것”이라며 애써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마음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을 터.

무거운 마음을 안고 대회에 출전한 오재원은 이번엔 지나간 일로 구설에 올라 홍역을 치렀다.

SBS 해설위원으로 특별 초빙된 박찬호가 예선전 중계 도중 오재원과 2012년 경기 중에 있었던 일을 언급하며 “나를 힘들게 했던 기억이 있는 선수다. 당시 풀카운트 승부였는데 오재원이 발에 공이 맞았다고 해서 파울로 인정됐다. 안 맞은 공이었다”고 말했었다.

박찬호의 발언 이후 오재원은 “잠을 잘 못 잤다. 선배 앞에서 할리우드 액션을 할 배짱은 없다”며 괴로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도중 불편한 마음을 호소한 오재원에 대해 박찬호는 결승전 중계 도중 “오해가 풀렸다. 팬들이 제 홈페이지에 당시 경기 장면을 캡처해 보내줬다”며 오재원이 파울볼에 맞았음을 인정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순철 해설위원은 “오재원은 뒤끝이 없는 성격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응원했다.

또 오재원은 28일 결승전에서 원정 유니폼을 챙겨오지 않아 여성팬의 유니폼을 대신 입고 나오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오재원에게는 이래저래 기억에 남는 아시안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임창용(38·삼성)은 국제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모았다. 이번 대표팀의 최고참인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2000년 시드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은메달 1개(2009년 로스앤젤레스),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동메달 1개(2003년 삿포로) 등 총 6개 메달을 수집했다.

임창용에 이어 가장 많은 메달을 모은 선수는 봉중근(34·LG)이다. 봉중근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10년·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WBC 동메달, 2009년 WBC 은메달 등 5개를 모았다.

그 뒤를 4개씩 따낸 강민호(29·롯데)와 김현수(26·두산), 3개를 획득한 김광현(26·SK)이 잇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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