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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내 귀에 캔디', 목소리만으로 느끼는 위안… 예능판 '그녀'(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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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내 귀에 캔디', 목소리만으로 느끼는 위안… 예능판 '그녀'(Her)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9.0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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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그녀'(Her)가 국내 개봉했을 때 인공지능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소재가 큰 화제가 됐다. 많은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내게도 외로움을 위로할 수 있는 '그녀'(Her)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다.

tvN '내 귀에 캔디'는 '그녀'(Her)처럼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익명의 상대와 목소리만을 통해 교감하는 프로그램이다. '캔디'들은 익명으로 출연자들과 통화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속내에 있던 진심을 서로 나눈다.

'내 귀에 캔디' 출연자들은 보통 독거 중인 연예인들이다. 독거 중이다 보니 사람과의 대화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그런 그들에게 '캔디'의 등장은 처음에는 장난스러웠지만 이내 진심이 되어 위안과 감동을 받는다.

▲ '내 귀에 캔디' 출연자들은 익명의 통화 상대인 '캔디'와 진심을 나눈다.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사진 = tvN '내 귀에 캔디' 방송화면 캡처]

8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내 귀에 캔디'에서는 장근석과 서장훈, 지수의 이야기가 다뤄졌다. 세 사람은 자신의 일상을 '캔디'와 공유하며 새로운 위안을 얻는다. 익명의 '캔디'들 역시 '내 귀에 캔디'를 통해 상대방의 진심에 감동하고 위안을 받는다.

이날 방송에서 장근석은 캔디의 조언에 따라 자신을 평소 아껴준 매니저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이후 야간 드라이브를 하던 장근석은 캔디 '허스키'와의 즉석 만남을 가진다. 허스키의 실루엣을 확인한 장근석은 함께 하루 동안 통화를 해준 상대에게 감사를 전한다.

지수는 '캔디'와의 시간을 친구들과 공유하며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지수의 집들이에 온 남주혁과 신재하는 "목소리에 내가 사랑고백 하는 게 신기하다", "처음엔 장난이었는데 점점 실제로 함께 있는 것 같다"며 캔디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점차 진심이 되는 자기 자신을 놀라워했다.

서장훈은 이날 시구를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캔디에게 위로받기도 했다. 캔디가 야구장에 와 있다는 말에 서장훈은 놀란 아이처럼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캔디를 찾고 싶어하는 서장훈의 열망은 단순한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여겨졌다.

이날 방송에서 서장훈의 캔디, 소공녀 세라인 윤세아는 서장훈과 하루 동안의 통화를 마치고 눈물을 보였다. 윤세아는 "점차 대화를 할수록 (서장훈의) 진심이 느껴졌다. 귀기울이게 되고 빨려가게 되더라"며 자신이 '내 귀에 캔디'에 출연하며 감동받은 이유를 전했다.

▲ '내 귀에 캔디'에서 서장훈의 '캔디'인 '소공녀 세라'로 출연한 윤세아는 서장훈과의 비밀 통화를 마치고 눈물을 보였다. [사진 = tvN '내 귀에 캔디' 방송화면 캡처]

실제로 '내 귀에 캔디'는 여타 예능과 달리 출연진의 솔직한 모습이 두드러지는 프로그램이다. 우락부락한 운동선수의 이미지를 가진 서장훈은 소년과 같은 순수한 모습을 캔디와의 통화로 드러냈다. 장근석은 평소 '4차원', '허세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캔디'와의 대화에서 내성적이고 두려워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내 귀에 캔디'는 캔디와 출연진의 전화통화를 통해 '함께 있는 즐거움'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면서도 익명의 상대와의 전화통화로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위로가 되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응원으로 마음의 문을 여는 출연진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 '그녀'에서는 주인공 테오도르가 목소리만으로 인공지능 사만다와 교감하며 연인으로까지 발전한다. '내 귀에 캔디' 역시 캔디들과 출연자들은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이들의 대화는 얼핏 들으면 흡사 연인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내 귀에 캔디'는 제목의 가벼움과는 달리 출연자들과 캔디의 진정한 교감, 소통을 주제로 시청자들에게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인간의 삶이 더 외로워지고 인간관계 내에서의 소통이 어려워지는 최근, '내 귀에 캔디'는 모르는 사람과의 통화라는 색다른 소재를 차용, 감동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출연진들이 '내 귀에 캔디'를 통해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내 귀에 캔디'가 보여줄 '소통 실험'에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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