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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의 골드' 한국 카누, 지금부터가 대도약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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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의 골드' 한국 카누, 지금부터가 대도약인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30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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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16개 걸린 종목, 수상스포츠 인구 증가로 탄력 전망

[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14년 9월 29일은 한국 카누 역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김정환 대한카누연맹 부회장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미사리경정공원이 생긴지가 30년 가까이 됐다. 오늘에야 비로소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퍼졌다”며 “카누인으로서 24년을 기다려온 날이다. 얼마나 간절했는지 모른다”며 벅찬 감동을 전했다.

그럴만도 했다. 얼마나 기다려왔던 금메달인가.

▲ [하남=스포츠Q 최대성 기자] 조광희는 카누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림픽 메달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광희(21·울산시청)가 29일 경기도 하남 미사리카누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1인승 200m 결승에서 전한 금빛 낭보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천인식이 남자 카약 1인승 1000m, 2인승(천인식-박차근) 500m, 1000m에서 3관왕을 달성한 이후 24년 만에 맞는 쾌거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순자(36·전북체육회)도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를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 카누는 이날 하루에만 금, 은, 동메달을 하나씩 수확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아직 슬라럼이 남아 있는 가운데 스프린트에서만 신바람을 낸 메달걷이다.

대도약을 위한 교두보는 다졌다.

한국 카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광희의 존재가 가장 큰 이유다. 조광희의 소속팀 신원섭(42) 울산시청 감독은 “카누 선수들의 골격근량은 대개 40% 초반 수준인데 반해 조광희의 골격근량은 50%를 넘는다”며 “이번 우승을 통해 다음 목표가 확실해졌을 것이다. 앞만 보고 달린다면 올림픽 상위권 진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하남=스포츠Q 최대성 기자] 여자 4인조 카약 500m에서 2위에 오른 이민(왼쪽부터), 이혜란, 김유진, 이순자가 관중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대한카누연맹 관계자 역시 “조광희는 팔이 긴데다 상체 힘이 좋은 선수”라며 “183cm, 90kg의 피지컬은 유럽 선수들에 견줘도 결코 뒤질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조광희를 ‘하늘이 내린 인재’라고 표현할 정도다.

박태환(수영)과 진종오(사격), 양학선(체조)과 사재혁(역도)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가운데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카약의 조광희가 새로운 스타로 탄생할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 카누계의 살아있는 전설’ 이순자의 말에서도 카누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카누는 메달이 많이 걸린 종목이다. 투자를 해 주신다면 수영 못지않게 발전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하남=스포츠Q 최대성 기자] 24년만에 한국 카누에 금메달을 안긴 조광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인재다. 29일 시상대에 올라선 조광희가 두 손을 들어 포효하고 있다.

이순자의 말처럼 카누는 올림픽(2012년 런던 기준)에서만 16개(스프린트 12개, 슬라럼 4개)의 금메달이 걸린 메달밭이다. 이는 육상(47개)과 수영(36개), 사이클, 레슬링(이상 18개)의 뒤를 잇는 다메달 종목이다.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양궁, 레슬링, 유도, 태권도 등에 몰렸던 메달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종목이 바로 카누다.

점점 늘어나는 수상스포츠 인구도 카누의 발전을 뒷받침한다.

카약 4인승 1000m에 출전했던 조정현(20·한국체대)은 “카누를 한다고 하면 ‘얼음에서 하는건가’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이번 금메달로 이름을 알려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수상스포츠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고 알고 있다. 카누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하남=스포츠Q 최대성 기자] 수상스포츠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도 카누의 발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조정현(오른쪽), 김지원이 남자 2인조 카약 1000m 결승전서 노를 젓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이면 수상레포츠가 성장하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카누, 조정, 요트 등 해양레저스포츠 인구는 급증세에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지난 3월부터 수상레저 활성화를 위한 체험교실을 운영하며 카누의 대중화에 힘을 싣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피아드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던 카누가 2년 후 리우 올림픽을 바라보며 스프린트 종목에서 기지개를 활짝 켰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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