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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카바디' 외친다, 인도프로리그 진출 1호 홍동주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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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카바디' 외친다, 인도프로리그 진출 1호 홍동주의 다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30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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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카바디 아시안게임 태극전사 "연봉 적지만 한국 카바디 발전 위해 열심히 배울 것"

[인천=스포츠Q 이세영 기자] “텃세가 심하고 연봉도 적지만 한국 카바디를 위해 종주국에서 뛰고 있습니다.”

한국 남자 카바디 대표팀의 홍동주(28·다방 델리)가 패배 속에서도 밝은 미래를 그렸다. 타지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저변이 약한 한국 카바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조재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카바디 대표팀은 30일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카바디 남자 단체 B조 2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22-41로 졌다.

예선 전적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남은 1일 말레이시아전을 이겨야 4강행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4강에 진출한다면 세계 최강 인도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홍동주(왼쪽)가 30일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카바디 남자 단체 B조 2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경계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의 몸은 성한 데가 없었다. 팔과 다리에 멍이 들고 얼굴은 긁혀 피가 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아픈 것은 지난해 인천 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 4점차로 패한 빚을 갚지 못한 것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힘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가운데 이날 공수에서 제 역할을 다했던 홍동주도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홍동주는 “수비가 잘 안 돼서 점수를 많이 내줬다”며 “비록 오늘은 졌지만 기죽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 4년 뒤에 또 만나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홍동주는 인도 카바디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 4명 중 한 명이다.

지난 7월 인도에서는 카바디 프로리그가 생겼는데 원년인 올해는 8개 팀이 37일 동안 14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인도에서 크리켓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로 알려진 카바디는 올해 프로리그를 출범하며 각국 협회에 선수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리그는 각국 협회가 보낸 경기 영상 등을 본 뒤 세계 13개국 96명(팀 당 12명)의 선수를 추렸고 각 팀 구단주들은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뽑았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홍동주(왼쪽)가 30일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카바디 남자 단체 B조 2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려는 상대 선수를 붙잡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선발된 선수 중 한 명이 홍동주다. 한국 대표팀에는 홍동주 외에도 김성렬과 이장군이 콜카타, 엄태덕이 파트나를 연고로 뛰게 됐다. 총 12명의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4명이 인도 리그에 몸담고 있다.

홍동주는 처음에는 음식이나 종교 등 인도 문화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교통이 잘 발달된 도시도 있고 신호등조차 없는 곳도 있다”며 “위생적으로 안 좋은 도시도 있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생활해보니 이제는 제2의 조국으로 생각될 만큼 무리 없이 생활해 나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동주는 “가장 적응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가 음식이었는데 이제는 다 적응됐다”며 “카바디의 종주국이 인도이기 때문에 제2의 조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홍동주의 소속팀 다방 델리는 수비가 견고한 팀으로 프로 원년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정상에 올라서지 못했다.

하지만 홍동주는 올시즌 주전으로 코트에 들어서지는 못했다. 훈련에 늦게 합류한 것도 있었으나 자국 선수들을 중시하는 인도의 보수적인 문화 때문이다.

그는 “인도가 유독 텃세가 심했다. 인도 코칭스태프는 외국인 선수들의 실력을 확인하지도 않고 자국 선수들 위주로 경기에 내보냈다”며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인도 선수가 코트에 나서는 일이 잦았다. 아무래도 인도 선수가 카바디를 잘하면 자국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감독들이 자국 선수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하다보니 연봉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3000만원 정도인데 홍동주는 고작 500만원밖에 손에 쥐지 못했다. 그럼에도 홍동주는 배우는 마음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갈 생각이다.

그는 “카바디로 버는 돈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한국이 카바디로 메달을 따 국위선양을 하는 게 목표다. 카바디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에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카바디의 첫 메달을 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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