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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형태-김수연 페어남매, '연아키즈'의 힘찬 도약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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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형태-김수연 페어남매, '연아키즈'의 힘찬 도약은 시작됐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9.20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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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구성, 6개월만에 데뷔전…유스올림픽-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통해 성장세 확인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단 둘뿐인 페어 종목에서 김형태(19·과천고)와 김수연(15·과천중) 남매가 첫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연착륙했다. 호흡을 맞춘 지 15개월밖에 되지 않은 걸음마 단계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두번째 출전 만에 포인트를 따냈다.

김형태-김수연 조는 지난 17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열린 2016~2017 ISU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 컵 오브 모르도비아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34.32점과 프로그램 구성점수33.02점으로 합계 67.34점을 받으며 10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42.61점으로 자신들의 최고점을 경신하며 8위에 올랐던 김형태-김수연 조는 최종합계 109.95점을 얻어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종합계 점수 역시 이들의 역대 최고점이다. 특히 포인트 3점까지 따내 첫 포인트를 기록했다.

▲ 김형태(오른쪽)-김수연 남매조는 국내 피겨스케이팅에 단 둘밖에 없는 페어 팀이다. 지난해 6월 처음 호흡을 맞춘 두 남매는 지난해 12월 랭킹대회를 시작으로 유스올림픽과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하며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 선수층 얇은 한국 피겨의 새로운 도전, 남매팀에 기대를 건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는 물론 페어까지 모든 종목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페어 종목에서는 이렇다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피겨스케이팅을 하는 선수층이 얇아 싱글 종목에 출전하는 남녀 두 선수가 한 팀을 이룬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힘든 일이다. 팀을 이룬다고 해도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훈련량은 두 배, 세 배가 된다.

그러나 네살 터울인 김형태와 김수연 남매조가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꿈꾸며 걸음마를 시작했다. 이들의 시작은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다. 김연아의 연기에 매료된 '연아 키즈'로 2010년 싱글 선수로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다. 싱글에서 기량을 끌어올린 남매는 지난해 6월 페어 팀으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일단 남매여서 호흡적인 측면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다. 페어는 남녀 두 선수가 하나가 되는 연기를 펼쳐야 한다. 남자가 여자를 들어 올리고 점프 도약을 도와주는 등의 여러 요소도 소화한다. 그래서 따로 생활하는 선수들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남매가 더 유리하다.

또 팀이 깨질 염려도 줄어든다. 세계적으로 페어 종목에 남매(사촌간 포함)나 부부 사이가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수연은 "싱글 점프를 뛰어도 오빠와 함께 맞추고 페어 요소를 해도 오빠와 같이 하니까 그만큼 친밀감이 높아진다"며 "아무래도 서로 스케이팅을 긴 시간 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호흡 맞추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고 말한다.

▲ 김형태(왼쪽)-김수연 조는 남매이다보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다. 또 서로의 스케이팅을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그만큼 유리하다. 사진은 지난 15일 러시아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뒤 포옹하고 있는 두 선수. [사진=ISU 유튜브 캡처]

◆ 나날이 높아져가는 점수, 9개월 전 데뷔 때보다 30점이나 상승

지난해 12월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5 전국피겨랭킹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른 김형태-김수연 남매는 지난 1월 KB금융 피겨코리아챔피언십과 지난 2월 릴리함메르 동계 유스올림픽에서 8위에 오르는 등 조금씩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들의 성장은 점수에서도 잘 드러난다. 데뷔전이었던 랭킹 대회 당시 77.97점에 그쳤지만 피겨코리아챔피언십 98.63점에 이어 유스올림픽에서는 108.53점으로 기량 향상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으로 출전한 그랑프리 첫 대회에서는 유스올림픽 때보다 약간 낮아진 107.16점으로 13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지만 두번째 출전한 대회에서는 자신의 최고점 기록을 새롭게 썼다.

아직 이들의 수준은 주니어에서도 중하위권에 그치고 있다. 사실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17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이들의 올림픽 출전이 이뤄질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굳이 평창만 노릴 이유는 없다. 남녀 싱글과 달리 페어 종목은 현역으로 생활할 수 있는 선수 생명이 긴 편이다. 또 페어에서 아이스댄스로 전향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 평창을 넘어 2022년 베이징까지 바라볼 수 있다.

▲ 김형태(왼쪽)-김수연 조는 랭킹 대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점수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자신들의 최고점을 새롭게 쓰며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사진은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쇼트 프로그램 연기 준비를 하고 있는 남매. [사진=ISU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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