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1:30 (목)
[인터뷰Q] '굿와이프' 유지태, 계속 이어질 '열정적인 도전'
상태바
[인터뷰Q] '굿와이프' 유지태, 계속 이어질 '열정적인 도전'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09.19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자Tip!]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에서 영화감독으로,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유지태는 최근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했다. 바로 드라마 ‘굿와이프’의 캐릭터 이태준이다. 유지태는 이 캐릭터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뽐냈다. 또한 한 층 더 깊어진 연기력을 선보이며 앞으로 보여줄 그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지난 7월 첫 방송을 시작해 8월27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굿와이프’(극본 한상훈·연출 이정효)는 동명의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평범한 주부가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드라마로 전도연과 유지태, 윤계상, 나나 등이 출연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이태준 역을 소화한 유지태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사랑 받았다.

◆ 유지태가 그려낸 ‘굿와이프’의 이태준… “삶에 대한 태도 이해하려 노력”

▲ 유지태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드라마 ‘굿와이프’는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사용할 수 없었던 캐릭터와 상황 등을 녹여내며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특히 작품 속 이태준은 김혜경(전도연 분)의 남편이자 검사로 야망이 가득한 남성이다. 특히 그는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지만 그와 동시에 ‘성공’을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야망 넘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유지태의 이태준은 ‘선’과 ‘악’이 모두 공존하는 캐릭터였다. 때문에 연기하기 까다로워 보이기도 했다. 유지태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이태준을 연기하기 위해 ‘당위성’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사람의 사고방식에 대한 ‘당위성’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어쨌든 드라마 안에서 기능적으로 쓰이는 캐릭터도 존재하지만 캐릭터는 인간 자체잖아요. 사람이 그냥 단순하게 삶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그 사람이 가진 삶에 대한 태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드라마 ‘굿와이프’ 속 이태준이라는 캐릭터는 그동안 유지태가 보여준 캐릭터들에 비해 감정의 선이 복잡했다. 특히 동명의 원작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연기자들에게도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러나 유지태는 드라마를 재해석하고, 자신의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을 뿐 원작에 대한 부담을 크게 갖지 않았다.

“리메이크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었어요.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대본이 나왔을 때 연기로 최대한 잘 소화하고 싶었고, 이 좋은 앙상블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굿와이프’의 원작은 시즌7까지 방송하며 폭 넓고 다양한 에피소드로 담아냈다. 그러나 한국의 ‘굿와이프’는 주요 에피소드와 전개를 단 16부작 안에 녹여내야 했다. 또한 파격적인 전개 속에도 ‘한국의 정서’를 녹여내 시청자와의 거리감을 줄여야 했다.

유지태는 ‘굿와이프’의 마지막 결말을 두고 ‘고민을 많이 한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또한 그는 시즌2 방송 여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결말은 많은 고민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한국 정서나 시청자의 호감도를 무시하지 못하니까요. 받아 드릴 건 받아 드린 거죠. 시즌2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글쎄요… 로열티가 비싸서 잘 모르겠네요.(웃음)”

◆ ‘하길 잘 했다’는 생각 들게 한 전도연과의 첫 호흡

▲ 유지태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드라마 ‘굿 와이프’가 주목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전도연의 출연이었다. 전도연은 지난 2005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이후 영화 작업에만 몰두해 왔다. 그런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은 오랜 시간 연기를 해 온 유지태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됐다.

유지태는 전도연과 호흡을 맞추면서 ‘굿와이프’ 출연을 두고 마음 한 켠에 아주 작게 자리 잡고 있던 의구심을 날려 버릴 수 있었다. 그의 의구심이 ‘하길 잘 했다’는 확신으로 변한 것은 첫 촬영 전도연의 모습을 보면서였다.

“저희 첫날 4회 분량을 다 찍었어요. 하루에 다 몰아서 찍으니까 감정적인 버거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전(도연)선배가 자기 연기를 하고 스스로에게 묻더라고요. ‘이 감정이 진짜야?’하고요. 인정받는 배우, 명성 있는 배우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지금도 계속 ‘진짜’를 갈구하는 모습을 보게 된 거죠.”

인터뷰를 통해 유지태는 전도연과 연기에 대해 나눴던 이야기, 그리고 전도연의 연기를 보고 놀랐던 점들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분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기는 물론 상대방의 최선을 끌어내는 전도연의 연기에 대해 감탄했다.

“다른 회차 촬영을 할 때도 본인이 느낀 감정을 상대 배우가 느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그 감정들을 극대화시켜서 연기하는 모습에 되게 놀랐죠. 선배 덕분에 상대 배우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어요.”

유지태와 전도연이 함께 한 장면 중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신은 ‘서재방 러브신’이었다. 이 장면은 두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이 얽혀 있는 장면임과 동시에 냉각 상태를 유지하던 두 사람이 처음 육체적으로 가까워지는 장면으로 기록되며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막상 이 신을 연기 한 유지태는 두 사람의 케미와 폭발적인 반응에 대해 덤덤한 답변을 내 놓았다.

“인터넷 영상 조회수가 다른 것보다 두 배더라고요. 그런데 드라마는 특성상 좀 빨리 빨리 찍어야 하는 게 있어서… 어떻게 찍었더라?(웃음) 사실 이 장면이 화제가 될 거라고도 생각 못했어요.”

◆ 배우 그리고 영화감독 유지태… 멈추지 않을 ‘새로운 도전’

▲ 유지태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유지태에게는 또 다른 직업이 있다. 바로 ‘영화감독’이다. 그는 영화 ‘마이 라띠마’, ‘초대’, ‘나도 모르게’,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 ‘자전거 소년’ 등을 통해 연출과 각본에 참여했다. 또한 시나리오 한 편을 탈고 하며 다시 한 번 영화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예정이다.

이처럼 유지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게 ‘영화’이야기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역시 영화에 대한 다양한 말들을 꺼내 놓으며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은 조금 진지한 것보다 재미있는 걸 해보고 싶어요. 진지한 걸 진지하게 하는 것보다 조금은 코믹하게 하는 게 고급스러워 보여요. 잘 못하면 이상해지지만. 진지한 걸 코믹하게 잘 그리면 진짜 멋진 작품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중국 장문 감독의 ‘귀신이 온다’나 일본 영화 ‘굿바이’가 좋아요. 톤은 가볍지만 인생과 죽음을 이야기하거든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풍자물 같은 걸 보고 있어요.”

영화에 대한 애정과 애착이 많고 강한 유지태지만 장르에 선을 긋고 연기를 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그는 최근 VOD 서비스가 발달하며 증가한 다양한 플랫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좋은 작품’이라면 경계를 두지 않고 참여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유지태는 이날 ‘잘 팔리는 작품인가’보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고른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유지태의 필모그래피는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뒤 생긴 3년의 공백을 제외하면 다양한 작품들로 쉴 틈 없이 채워져 있다. 그가 이렇게 끝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쨌든 제 정체성은 배우예요. 배우라는 직업이 참 좋아요. 저는. 저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배우라는 직업이 큰 영향을 끼쳤어요. 이렇게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게 값지고 순수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고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지태는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 속에서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굿와이프’를 통해서는 기존의 악역과는 달리 본능적이고 욕망과 야망에 사로잡혀 있는 중년 남성을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는 배우로서, 또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으로서, 유지태는 늘 ‘새로운 것들’을 찾으며 발전하고, 진보하는 배우이고 싶은듯 보였다.

[취재후기] 유지태의 이미지는 늘 ‘부드러움’과 ‘바른 생활’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유지태는 기존의 이미지에 열정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시종일관 부드러움을 유지했지만 작품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만들어 갈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