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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관왕 스트라이크' 이나영, 땀으로 2인자 눈물 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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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관왕 스트라이크' 이나영, 땀으로 2인자 눈물 씻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30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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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체격조건의 2인자, 노력으로 극복하며 아시안게임 3관왕…마스터스까지 4관왕 의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늦은 나이에 볼링 국가대표로 처음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나영(28·대전시청)이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볼링 여제'로 등극했다.

이나영은 30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볼링 개인종합에서 5132점을 기록, 쉰 리 제인(말레이시아)를 37점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이나영은 여자 2인조와 여자 3인조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와 함께 개인전과 5인조 은메달까지 더해 5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이나영은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고 있지만 아시안게임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대 초반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세계대회 파견 선발전에서는 언제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부터 동아시아경기대회나 월드 챔피언십 등에 나갔기 때문에 세계 대회 경험은 2년차에 불과하다.

▲ 이나영은 키가 160cm로 볼링 선수로서 불리한 체격조건을 갖고 있지만 피니시 동작에서 공에 체중을 싣는 동작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5년 동안 훈련했을 정도로 타고난 노력파다. 그 노력이 인천 아시안게임 3관왕 영예를 가져왔다. [사진=스포츠Q DB]

또 같은 소속팀인 대전시청에는 최진아(30)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있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현역 시절 한국 여자볼링을 이끌었던 스타였다. 이 때문에 이나영은 늘 최진아에 밀려 2인자였다.

이런 그가 뒤늦게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불리한 체격조건을 엄청난 노력 끝에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나영의 키는 160cm 정도에 불과하다. 공에 힘을 실어 던지는 볼링선수로서 불리한 체격조건이다. 이를 이나영은 5년의 노력 끝에 극복해냈다.

이나영 소속팀인 대전시청 박창해(62) 감독은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타고난 잠재력은 크지 않다. 일반인들과 거의 다를 것이 없을 정도"라며 "게다가 체격조건도 좋지 않다. 그런 그가 볼링선수로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노력파 선수라는데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160cm의 키는 볼링 선수로서 불리한 체격조건이다. 정확성과 힘을 겸비하기엔 부담스럽다"며 "이를 위해 5년 동안 피니시 동작에서 자신의 체중을 최대한 공에 실어주는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데 모든 힘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 이나영이 28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볼링 여자 3인조 경기에서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이나영은 2인조와 3인조에 이어 개인종합까지 3관왕에 올랐다. [사진=경기사진공동 취재단/뉴시스]

이나영의 노력 결과는 지난해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나영은 지난해 중국 텐진에서 열렸던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3인조와 5인조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개인전과 마스터즈 은메달, 2인조, 개인종합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여자볼링 대표팀의 새로운 전력으로 급성장했다. 또 지난해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3인조, 5인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어 처음으로 나간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올랐다.

손연희(30·용인시청)과 함께 나간 2인조전에서 6경기 합계 2553점을 합작하며 싱가포르 조를 106점차로 제치고 첫 금메달을 수확한데 이어 손연희, 정다운(28·창원시청)과 호흡을 맞춘 3인조전 역시 싱가포르 조를 143점차로 따돌리고 두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관왕에 오른 뒤 이나영은 5인조전에서도 금메달을 따겠다고 별렀지만 6408점으로 싱가포르 조에 71점 뒤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 이나영은 개인전과 2인조전, 3인조전, 5인조전 점수 합계를 갖고 겨루는 개인종합에서도 금메달을 가져왔다.

▲ 이나영이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5인조 경기에서 신중하게 투구하고 있다. [사진=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뉴시스]

평소 "5인조전에서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던 이나영은 5인조전 은메달에 그친 뒤 눈물을 흘렸다. 이나영은 "다함께 고생한 언니, 동생들과 금메달을 함께 걸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다른 금메달보다 5인조전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크다"며 "내가 좀 더 잘 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나영은 6경기 합계 1256점, 평균 209.33점으로 손연희, 정다운, 김진선(21·구미시청), 전은희(25·서울시설공단) 등 5인조전에 나선 동료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나영의 목표는 단연 4관왕이다. 다음달 1일부터 이틀 동안 치러지는 마스터스를 통해 또 다른 금메달을 노린다. 이제부터는 오직 혼자만의 싸움이다. 하지만 이나영은 성격이 차분하고 조용한데다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여서 내심 4관왕까지 바라본다.

박창해 감독은 "이나영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수에게 한 프레임을 지고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는 선수"라며 "2인자 생활을 오래해서 '너는 잘 안돼'라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들어서인지 이를 이겨내는 방법을 안다. 항상 이겨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자기 최면을 걸면서 상대 선수가 아닌 오직 레인과 싸운다는 것을 잘 아는 선수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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