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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시대](5) 소년에서 청년으로… 모델 한승수의 네 번째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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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시대](5) 소년에서 청년으로… 모델 한승수의 네 번째 목표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9.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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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모델들은 각 시대의 미(美)를 대변한다. 유행과 패션의 최첨단에 서있는 모델들은 시대가 원하는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이 되어 왔다. 따라서 모델계 역사의 흐름은 미의 흐름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Q는 김동수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그동안 한국 모델사를 이끌어 온, 혹은 앞으로 이끌어갈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모델계가 세계의 변방에서 벗어나 주목을 받기까지 남몰래 흘린 땀과 눈물은 물론 미래의 꿈과 희망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동수는 대표적인 1세대 해외파 모델로, 현재 동덕여대 모델과 교수이자 모델학회장으로서 한국 모델계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Q(큐) 글 주한별·사진 이상민 기자] 흔히 인생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크고 작은 목표를 설정한 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나간다.

그러나 걸어온 인생의 길이 길어질수록,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시간보다는 목표를 정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처음에는 무작정 달리다가도 점차 내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앞으로의 목표를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

모델 한승수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모델이다. 고등학교 시절, 대표적인 모델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에서 활약하며 차세대 모델로 떠오른 그는 "최근에 생각이 많아졌다"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신인 모델에서 경력 있는 모델로 성장한 그가 생각하는 모델 인생의 '네 번째 목표'는 무엇일까?

◆ 쌍둥이 누나를 통해 접한 '모델', 한승수의 첫 번째 도전

▲ 한승수는 누나와 함께 본 쇼의 모델들을 동경해 모델의 꿈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진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한승수가 모델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게 된 것은 17살, 고등학교 1학년의 나이었다. 당시 한승수의 쌍둥이 누나는 중학교 때부터 모델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승수는 먼저 모델의 꿈을 꾸기 시작한 누나 덕분에 자연스럽게 '모델'에 대해 알아 가게 됐다.

"고등학교 1학년, 뉴질랜드에 있을 때였어요. 쇼를 누나와 함께 보게 됐는데 남자 모델들의 워킹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제가 흥미를 가지자 누나도 모델의 길을 권유했어요."

당시 한승수에게 모델이라는 건 인생에서 첫 도전이었다. 한승수는 모델이 되기 위해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

"당시 제가 살이 많이 쪘었어요. 누나가 70kg 까지 살을 빼라고 조언했죠. 모델 아카데미 3개월 다니는 동안 살을 뺐어요. 갑작스러운 다이어트에 빈혈이 생길 정도였죠. 당시에는 '누나도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어?'라고 생각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저는 누나와 사이가 좋거든요. 쌍둥이라 누나가 2분 먼저 태어났는데, 그래도 누나라고 불러요."

자신을 지지해주고 도움이 되어 주었던 누나와 달리 한승수의 아버지는 한승수가 모델의 꿈을 가진 것을 처음에는 탐탁치 않아 했다. 아버지의 마음을 돌릴 기회가 된 것은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였다.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당시에 가족들의 지원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버지에게 '딜'을 걸었죠. 제가 톱 3 안에 들면 제 모델의 꿈을 지원해 달라고 했어요. 아버지가 허락했고, 저는 제 능력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죠. 저는 그 때까진 한 번도 뭔가 해보고 싶다고 부모님께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더 믿어준 것 같아요."

결국 한승수는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에서 톱 3에 오르는 성적을 거둔다.

"톱3 됐을 때, 우승에 대한 생각은 없었어요. 제 목표가 아버지와 약속한 톱3여서 만족했어요. 우승 상금보다 제겐 아버지의 지지가 필요했어요. 저는 당시 미성년자였고, 부모님의 지지와 지원이 절실했어요. 누나가 모델 일을 하다가 상처받고 헤맸던 경험이 있어서 부모님이 걱정하셨어요. 지금은 제 뜻을 부모님이 지지해 주셔서 고맙죠."

◆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를 선택한 이유, 선배 모델들에 대한 '동경'

▲ 한승수는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를 선택한 이유로 '자유로움'을 꼽았다. [사진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는 2014년 한승수가 참여한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GUYS&GIRLS' 이전까지 여성 모델만을 대상으로 했다. 한승수는 '도수코' 출신 모델들에 대한 선망이 있었고, 그런 선망이 그를 '도수코'에 도전하게 했다.

"'도수코' 출신 여자 모델들, 여연희·진정선·황현주 등 여자 모델들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제가 아카데미를 수료했을 당시에 선생님이 여연희 누나였어요. 당시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죠."

최근에는 '도수코'가 젊은 모델들의 인지도 향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그 역할은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담당하고 있었다. 한승수가 '슈퍼모델 선발대회'대신 '도수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자유로움' 때문이었다.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제 학교 친구가 나갔어요. 친구가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나가니 그럼 나는 '도수코' 나가야지, 자연스럽게 생각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나갔으면 입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슈퍼모델 선발대회'는 엄격하거든요. 제게는 다소 자유로운 '도수코'가 더 맞았던 것 같아요."

한승수는 '도수코' 출연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학교생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선생님께 감사드려요"라며 당시 담임선생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모델 일을 했어요. 담임선생님께서 큰 도움 주셔서 모델 꿈 키울 수 있었죠. 고3 때 '도수코'를 나갔는데, 당시에는 진학을 앞두고 있어서 선생님이 걱정이 크셨죠. 다행히 '도수코'도 잘 되고 대학도 가게 됐어요. 당시에 모델 일 때문에 조퇴를 많이 하게 됐는데, 그만큼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했죠."

◆ 신인 때와의 마음가짐 차이는? 새로운 목표를 정해야 할 때

▲ 한승수는 현재 새로운 목표를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다. [사진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한승수는 현재 자신이 모델 인생의 네 번째 목표를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모델 활동을 해온 그는 지금이 새로운 목표를 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모델 처음 시작했을 때는 '모델이 되고 싶다'가 첫 번째 목표였어요. 두 번째 목표는 '도수코' 톱3 였죠. 세 번째 목표는 해외 무대를 경험하는 것이었죠. 이제 네 번째 목표를 정해야 하는 시기인데 고민이 많아요. 모델에 대한 제 가치관도 달라졌고요. 저는 아직까지 제가 모델이 아닌 것 같아요. 업계에는 저보다 대단한 사람도 많으니까요. 데뷔 초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내가 최고야'라는 마음으로 활동했는데 지금은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한승수는 네 번째 목표를 정하는 것을 고민하는 이유로 시기 문제를 꼽기도 했다.

"네 번째 목표가 군대가 될 수도 있어요.(웃음) 제가 이제 스무 살 초반의 나이인 만큼 입대 시기에 대한 고민도 있죠. 그 밖에 다양한 고민 때문에 네 번째 목표를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미성년자 일 때는 멋모르고 부모님에게 부탁했지만 지금은 제가 모든 걸 결정해야 하니까요."

새로운 목표로 모델이 아닌 연기자·방송인의 길은 어떨까? 한승수는 새로운 꿈으로의 도전, 기존 꿈의 지속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모델 출신 연기자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해요. 새로운 꿈을 찾은 거니까요. 아직까지 저는 모델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요. 모델의 톱, 정점에 오르고 싶다는 미련이요. 또 제가 밀라노에서 활동했을 당시 아쉬웠던 점이 많아서 해외 무대에 다시 나가는 것도 생각 중이에요."

◆ 한승수가 생각하는 좋은 모델이란? "내가 좋다고 생각하면 좋은 모델"

▲ 한승수는 생각이 많은 것이 자신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했다. [사진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그렇다면 한승수가 생각하는 좋은 모델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한승수는 기자의 질문에 망설이다가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가 생각한 '좋은 모델'이란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는 모델이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면 좋은 모델이죠. 저는 그런 점에서 조금은 부족한 모델이죠. 생각이 많은 게 단점 같아요. 혼자 있는 시간에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요. 제 미래, 네 번째 목표 등등. 성인이 되니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사람들 관계 역시 신경 써야 하구요. 생각이 많은 건 좋지 않은 습관이죠.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게 좋아요. 제가 생각이 많은 이유는, 뭐든지 확실하게 하려고 하는 성격 탓인 것 같아요. 생각 없이 도전을 한다면 예상치 못한 색다른 길이 나올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한승수가 생각하는 롤모델은 누구일까? 한승수는 선배 모델이자 배우인 박현우를 꼽았다.

"현우 형은 좋은 형이고 배울 게 많아요. 인간관계, 마인드가 깔끔하죠. 현재 함께 모델 농구팀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배울 게 정말 많아요. 그 밖에도 선배들 이야기를 들으면 배우는 게 많죠. 실제 일을 할 때 생기는 실무적인 문제에 대한 조언, 계약에 대한 조언까지 다양해요. 꼭 모델이 아니어도 매니저와 스태프 분들에게도 많은 걸 배워요. 가족들에게는 일과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기 힘든데, 매니저에겐 그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어요."

◆ 한승수가 모델 지망생들에게 하는 조언,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찾아라"

▲ 한승수는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를 통해 자신의 장점이 '눈빛'이라는 걸 알게 됐다. [사진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모델 후배,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한승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요새 조언을 못하겠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기에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보다 나이 많은 모델 지망생들도 많구요.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춰 조언하자면 스스로 부족한 것을 파악하는 게 가장 먼저인 것 같아요. 워킹이 부족하면 하루 종일 워킹 연습을 하고, 포즈가 안되면 잡지를 보며 연구하고.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모르는 게 가장 힘든 일이죠. 제가 그랬어요."

한승수는 스스로 장점을 찾고 발전시키는 것이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성장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는 사실 비율, 몸매가 타고나지 못했어요. 원래 마른 체형이 아니었으니까요. '도수코' 나가기 전 까지 저는 제가 눈빛이 좋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도수코'에서 제 눈빛에 대해 말해주는데, 그때서야 그게 내 장점이구나 생각하게 됐죠. 단점을 커버하기 전에 장점을 살리는 게 모델이에요. 물론 머리 작고 어깨 넓고 비율 좋은 모델들이 부럽죠. 하지만 장점을 살리면 단점을 커버할 수 있어요."

한승수는 모델의 길에 대해 "사실 노력만으로는 힘들다"며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예전이라면 저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 줬을 거예요. 저도 그 말을 듣고 모델이란 꿈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타고나지 못한 사람이 노력을 잠시 멈추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더 멀리 가요. 그러니까 계속 노력할 수 있는 마인드가 중요해요."

◆ 모델로서의 목표는 고민 중, 개인 '한승수'로는 심리상담사 꿈꿔

▲ 한승수는 사람들을 기운 차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사진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모델로서의 목표를 고민 중이라는 한승수에게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모델이 아닌 개인 한승수의 목표는 뭘까? 한승수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제 개인적인 목표는 심리 상담사가 되는 거예요. 저는 사람들을 기운 나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을 응원해 주고 싶기도 하고요. 제가 힘들지 않는 이상 봉사활동도 더 많이 나가려고 해요. 누나가 봉사활동을 하니까, 저도 자주 함께 하고 싶어요."

한승수는 자신이 태어나서 가장 집중했던 일이 모델이라고 밝혔다.

"저는 지구력이 좋은 타입은 아니에요. 도전은 순간 집중력을 끌어 올려서 하죠. 길게 일을 해본 적이 없어요. 모델은 그런 점에서 제게 특별한 직업이에요."

[취재 후기] 한승수는 편안하고 유쾌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게임 이야기, 취미 이야기를 하며 활발한 소년 같던 그는 모델로서의 가치관, 목표 등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한 없이 진지한 태도로 기자를 놀라게 했다.

한승수는 현재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 중이다. 그는 자신의 '네 번째 목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한승수의 성장통이 그를 더욱 훌륭한 모델로 성장시켜 주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한승수가 고민 끝에 선택할 '네 번째 목표'를 꼭 성취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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