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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금 헛발찬 태권 코리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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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금 헛발찬 태권 코리아, 왜?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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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노골드' 경험 부족 한계 노출...아시안게임 금메달 하락세 굳어지나 위기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더 이상 태권도를 ‘메달밭’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명예회복을 선언했던 한국 태권도가 첫날 ‘노골드’에 그치며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인천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태권도 첫날 경기에서 남녀 합쳐 4체급에 나섰으나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내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여겨지던 여자 53㎏급의 윤정연(한국체대)이 결승에서 황윈원(대만)에게 2-4로 진 것이 뼈아팠다. 지난해 동아시아대회에 이어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제패했던 윤정연은 준결승에서 올림픽 49㎏급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우징위(중국)를 6-4로 물리치고 올라왔지만 금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남자 87㎏급의 신영래(삼성에스원) 4강에서 야수르 바이쿠지예프(우즈베키스탄)와 5-7로, 남자 73kg에 나선 송영건(청주공고)역시 4강에서 니키타 라팔로비치(우즈베키스탄)에 2-12 대패해 3위에 올랐다. 여자 49㎏급의 박선아(경희대)는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국가대표 12명 중 5명이 국제대회 시상대에 올라서 본 적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드러났다. 첫날 경기에서 윤정연을 제외한 세 선수는 국제 경험이 많지 않았다. 고교생 송영건의 경우는 처음으로 외국 선수와 맞서 싸울 정도였다.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에 걸린 메달은 남녀 8개씩 총 16개다. 한 나라에서는 남녀 6체급씩 최대 12체급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김종기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12일 태권도 국가대표 미디에데이 행사에서 “6~8개의 금메달을 바라본다.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난 감독의 자격도 없는 것”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한국 태권도는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에 그쳤다.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1998년 방콕 대회에서 금메달 11개, 홈에서 열린 2002년 부산 대회에서는 금메달 12개, 2006년 도하에서는 금메달 9개를 독식하며 종주국의 위상을 뽐냈지만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다.

광저우에서는 홈 이점을 안은 중국이 한국과 같은 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란도 3개의 금메달을 가져가며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종합 우승은 이뤘지만 남자(금 2, 은 3)는 이란(금 3, 동 1)에, 여자(금 2, 은 1, 동 2)는 중국(금 4, 은 1)에 처음으로 1위를 내줬다.

지난달 초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월드그랑프리에서도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해 영국 맨체스터 그랑프리에 이은 두 번째 굴욕이었다. 아시안게임에 포커스를 맞춰 2진급을 내보내긴 했지만 남녀 4체급 10명의 선수가 출전해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만 딴 것은 큰 충격이었다.

   
▲ 여자 53kg급 결승에서 패해 2위에 오른 윤정연이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태권도는 전자호구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광저우 대회부터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몸통 득점만을 판정하는 전자호구는 끊임없이 상대를 공격해야 하므로 체력이 승패를 결정짓는 필수 요소가 됐다. 송영건과 신영래, 박선아 모두 뒷심 부족으로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아직 끝은 아니다. 한국은 1일 4명의 선수를 내세워 한국 태권도의 자존심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2011,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 빛나는 여자 49㎏급의 김소희(한국체대),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남자 87㎏이상급의 조철호(삼성에스원)가 나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80kg급 박용현(한국가스공사), 여자 57kg급 이아름(한체대)도 함께 나선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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