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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출연진 '입 막는' 토크쇼 SBS '매직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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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출연진 '입 막는' 토크쇼 SBS '매직아이'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0.0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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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매직아이'는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이라는 부제를 가진 프로그램이다. 세상을 둘러싼 여러 주제를 가지고 출연진이 새로운 뉴스를 전하기도 하고 주제에 대해 토론해 보기도 한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김구라가 MC진으로 출연해 방송 초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30일 방송으로 13회를 맞은 현재까지, 여전히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 SBS 예능 프로그램 '매직아이' MC는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김구라, 문희준 5인이다. 9월 30일 방송 게스트로는 봉만대, 백성현, 나르샤가 출연했다.[사진=방송 캡처]

◆ 적절치 못한 토크 주제 선정, '말 잘 하는 연예인' 입도 막는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김구라, 그리고 지난 16일 합류한 문희준까지. '매직아이' MC진에는 말 잘하는 연예인들이 총출동해 있다. 이효리는 거침없는 솔직한 발언으로 유명하고, 문소리 역시 시원한 언변으로, 홍진경은 유머러스한 토크가 강점인 '말 잘 하는 언니들'이다. 김구라는 '라디오스타', '썰전' 등에서, 문희준은 '20세기 미소년', '문희준의 순결한 15+' 등에 출연한 만큼 이들 역시 진행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토크쇼의 게스트가 매번 달라지는 이유는 특정 게스트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직아이'에는 그러한 노력들이 보이지 않는다.

30일 방송의 게스트로는 봉만대 감독, 배우 백성현,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가 출연했다. 이날 토크 주제로는 '흡연구역 설정', '19금 넘어 21금을 만들자', '심의 기준의 모호성' 등에 대해 다뤘다.

우선 '흡연구역 설정'이라는 주제부터가 적절하지 못했다. 이는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논의되는 주제로, 친숙하지만 자칫 뻔한 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시 토크 내용은 "건물 전체가 금연구역이니 불편하다", "간접 흡연으로 비흡연자들이 피해를 입는다" 등으로 뻔했다. 게다가 비흡연자 MC들은 의견을 내세우지 못했고 결국은 김구라와 문희준, 게스트 봉만대 감독이 이야기를 주도하는 식이 돼 버렸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네임 밸류가 있다. '매직아이'는 세 여성 MC들의 조합으로 방송 전 기대감을 안겼다. 이들 조합은 보다 여성의 시선에서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제 선정의 잘못으로 MC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 봉만대 감독과 배우 문소리는 영화인으로서 '심의'에 대해 얘기했다.[사진=방송 캡처]

◆ 봉만대 감독의 "21금 만들자"게스트에 맞는 주제로 자연스러운 토크 성공

'흡연구역 토크' 이후 '19금 넘어 21금을 만들자'는 주제에 와서야 비로소 게스트의 강점이 조금 살았다.

에로영화를 만드는 봉만대 감독은 "19금보다 높은 기준을 두면 좀더 자유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소리는 그 주장을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주제에 대해 얘기했다. 이는 봉만대 감독과 배우 문소리가 영화인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자신들에게 편한 주제에는 좀더 적극적으로 대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각 MC의 강점, 게스트의 강점, 또는 MC와 게스트진의 조합이 줄 수 있는 모습 또한 생각해 주제를 설정해야 한다.

문소리가 "제한상영관을 만들거나 25금을 만들자"는 주장을 하며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심의 기준의 모호성'으로 넘어갔다. 문소리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관능의 법칙' 포스터를 예로 들었다. "치마 길이가 문제가 됐다"는 얘기는 그녀와 같은 영화 관계자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효리 또한 "같은 배꼽티를 입었는데 나만 심의에 걸린 적이 있다. 이유를 물으니 '느낌이 야하다'고 하더라"라고 방송 심의의 기준 또한 애매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르샤는 "뮤직비디오 중 진한 키스신이 있었는데 그 키스신이 아닌 '운전하는 장면' 때문에 심의에 걸렸다"고 의문을 표했다.

문희준 역시 "힙합 패션과 염색 머리가 방송 출연에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과는 다른 과거의 심의에 대해 한번 짚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아역배우 활동부터 시작한 백성현은 외모지상주의인 '루키즘'을 얘기하며 "'마의 16세'란 표현이 배우들에겐 비수같다"고 말했다. [사진=방송 캡처]

전반적으로 토크 주제는 일관성이 없었다. 흡연 허용 구역 지정, 21금 등급 지정, 방송 심의 기준 등 크게 보자면 '법', '규칙'이란 공통점은 있었으나 확실한 흐름이나 콘셉트를 갖고 있지 못했다. 또한 '루키즘', '과대포장' 등 하나로 묶기 힘든 여러 가지 주제를 다뤄 산만함까지 줬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전국 기준 3.3% 시청률을 기록했다. '매직아이'는 1회 3.8%로 시작해 시청률 면과 화제성 면에서 계속해 고전하고 있다. '좋은 출연진 밥상'이 있으니 '적절한 토크 주제 한 숟가락'만 얹어도 어느정도의 재미는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아쉬운 수치다.

최근 방송분이 13회였으니 많은 부분이 진행된 상태다. 어서 확실한 콘셉트와 적절한 주제로 '매직아이'다운 프로그램을 완성해야 한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매직아이'는 계속해 부유할 뿐이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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