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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싱어](14) '영상' 김재성, 故 김광석부터 스타의 탄생까지 말하다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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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싱어](14) '영상' 김재성, 故 김광석부터 스타의 탄생까지 말하다 (인터뷰Q)
  • 연나경 기자
  • 승인 2016.09.23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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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포크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성공을 거둘 당시는 '함께'하는 것들이 많았다. 지금의 컴필레이션 앨범과 비슷한 '옴니버스'식 앨범, 듀엣 활동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듀엣 활동은 여러 가지 이유로 깨지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는 뮤지션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듀엣에서 벗어난 뮤지션들은 주로 자신의 새로운 음악장르를 개척하면서 포크 역사에 스스로의 이름 세 글자를 새겼다.

[스포츠Q(큐) 글 연나경 · 사진 최대성 기자] 안혜경과 함께 '영상'을 부른 김재성 역시 한국의 포크음악사에서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경험한 뮤지션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데뷔 당시 이야기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또 한 번 포크사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확인시켰다.

◆ 김재성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영상' 그리고 故 김광석

 

김재성의 대표곡은 그의 파트너였던 안혜경과 함께 부른 '영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상'의 시작에는 안혜경이 아닌 그의 고등학교 동창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통기타 4인조로 활동할 때 '영상'을 처음 불렀어요. 2~3학년 올라가던 당시 한 친구가 와서, '어제 라디오에 출연한 고등학생 밴드가 노래를 정말 못 부르더라. 우리도 한 번 해보자'고 제안을 해서 TBC 방송국에 가게 됐어요. 우리를 본 PD님이 어떻게 왔느냐고 묻길래 이야기를 했더니,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그곳에서 처음 영상을 연주했었어요."

김재성의 성당 선배였던 안혜경은 그에게 좋은 곡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재성은 '영상'을 꺼냈다. 두 사람은 1979년 사랑의 듀엣 가요제에서 '영상'을 내놓고 듀엣으로 방송활동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김재성의 군입대로 듀엣 해체를 선언했다.

"안혜경 씨하고 추구하는 음악 세계가 달랐어요. 저는 포크 음악에 완전 빠져 있을 때였고, 안혜경 씨는 그 나이에도 트로트 음악을 좋아했죠. 좋아하는 음악적 장르가 많이 다르기도 했지만, 군입대도 결정적인 이유였어요."

이날 인터뷰에서 김재성은 새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많은 뮤지션들에게 여전히 사랑 받고 있는 故 김광석의 이야기였다. 두 사람은 음악서클 선후배 사이며, 김재성은 김광석의 노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에 가사를 보탰다. 그의 입에서 생전 김광석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군대 다니던 중에 휴가를 나갔다가 서클 모임에 갔는데, 인사하던 녀석이 있었어요. 그게 (김)광석이었고, '동물원'으로 떨어져 나가기 전에는 내가 신촌에서 노래 할 때 많이 들렀었어요."

"(김)광석이 노래 중에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 가사 속에 '번개소리에 기절하는 남자 천둥소리에 하품하는 여자'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거 내가 넣었어요. 광석이가 서클에 들어오기 전에, 서클에서 포크 음악의 발자취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기독교방송에 가서 자료를 찾다가 양병집 선배의 '역' 가사를 봤는데 좋더라고요. 흥얼거리다가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저 가사를 넣었는데, 광석이가 나중에 서클에 들어와서 서클에 있던 자료를 토대로 가사를 만들더니 노래를 저렇게 만들어내더라고요. 나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 군대에서 돌아와 활동 시작한 김재성, "포크음악 잘하는 사람 많아요"

 

김재성은 1985년도에 제대한 뒤 1989년 옴니버스 앨범을 발표하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다. 2001년에 리메이크 앨범도 발매했고, 2014년 12월에는 싱글 앨범도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활동은 대중들에게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제가 안혜경 씨와 헤어지고 솔로로 활동할 때가 포크음악의 전성기가 끝나갈쯤이었어요. 지금 그 맥락을 '유리상자'나 '자전거 탄 풍경' 같은 팀들이 이어가고 있는데, 포크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아요. 트로트나 아이돌 가수 위주의 음악 속에 틈틈이 껴서 활동을 한다는 게 안타깝죠. 많은 후배가수들이 포크음악을 하고 있지만, 대중들이 모르는 것 뿐이에요. 포크 음악 잘하는 사람들 정말 많아요."

"85년도에 제대를 했는데, 무대가 다 없어졌어요. 그 시기에 경제 과도기가 찾아왔던 것처럼, 우리가 활동하던 라이브 카페들도 돈이 있는 사람과 중년의 사람들이 즐기는 그런 분위기로 바뀌더라고요."

그는 이어 외국에 교포 위문을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김재성의 주요 레퍼토리 중 하나인 '긴 머리 소녀'는 외국에 있는 우리 국민들을 울리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김재성은 감정의 공유를 느꼈다.

"외국에서 그 노래를 하고 관객들이 우는 걸 목격하면 왜 우시냐고 물어봐요. 그럼 학창시절에 듣던 음악인데 외국에 나와서 들으니 참 좋아서 운다는 거예요. 감정을 공유하는 느낌을 받아서 공연이 늘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 감정의 공유를 방송에서 하지 못해서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무대가 가장 행복한 거 같아요. 나는 내 필에 빠져 노래를 부르고, 듣는 사람들은 과거에 좋아했던 노래를 듣고."

◆ 쎄시봉 이후 생겨난 포크 부흥 노력, "많이 움직여야 할 거 같아요"

 

영화 '쎄시봉'이 흥행을 거두고, 쎄시봉의 원년 멤버들이 방송에 많이 출연하면서 포크가수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파주에서는 포크페스티벌이 수년째 운영되고 있고, 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에선 포크 분야를 신설해 아티스트에게 수년째 상을 주고 있다. 이 상황들에 대해 김재성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대음에 '포크음악'과 관련된 상이 생겼다면, 지대한 공헌을 했던 선배들 먼저 공로상을 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에게 주면 시상식이 알려지지 않을까요. 신인에게 신인상도 주고,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이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상을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포크가수들의 현실이 큰 공연장보다는 작은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해야 하니까, 윈윈이 되지 않을까요."

포크의 부흥 노력이 나왔다고는 했으나, 아직 아이돌 가수들이 하는 음악이나 트로트를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김재성은 정기적인 활동을 통한 움직임을 제안했다.

"함께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게 되면 포크음악을 널리 알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제 돈이 가장 결정적인 문제가 되겠죠. 기획자와의 타협이 관건일 것 같아요. 과거 신현대 형님과 파트너였던 백미현이 공연을 개최해서 만석을 채웠어요. 그런데 굉장히 힘들게 한 것 같더라고요. 그가 했던 것처럼 공연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요."

그는 스타의 탄생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재성은 현재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뮤직'의 뮤지션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전했다.

"샘킴과 이진아 씨의 노래가 좋더라고요. 그런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대중음악시장에 나와서, 알려지고, 기타로 하는 노래들을 많이 불러주면 포크 시장도 덩달아 활성화 되지 않을까 기대해요. 대부분 아이돌 음악, 흑인 음악, 혹은 힙합 쪽에 빠져 있는데 샘킴과 이진아가 추구하는 장르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서요.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 포크음악은 '특성'을 살리는 것 "100% 진리는 없어요"

 

그가 정의하는 포크 음악은 '기타'를 가지고 원곡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특성을 살려 부르는 모든 것이었다. 또 김재성은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는 기타를 가져가지 못하면 무대에 오르지 못해요. 기타 치면서 박자를 늘렸다 줄일 수 있잖아요. 어떤 장르랑 섞는다기보다, 댄스 음악도 기타로 연주할 수 있으면 그게 크로스 오버라고 생각해요. 또 포크음악 하는 사람들이 고집이 센데,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그는 이것에 그치지 않고 노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재성의 이야기에는 예시가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키가 높아야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 내 소리에 맞춰 키를 내려서 부드럽게 처리를 하면 듣는 사람들도 편하잖아요. 힘들게 노래하면, 듣는 사람들도 힘들어요. 살아온 상황이 달라 100% 진리는 없지만, 가수마다 본질적인 것은 똑같을 거예요. 본질을 생각하고, 발전 방향을 고민해야죠."

◆ 가수 김재성

 

▶ 1979년 사랑의 듀엣 가요제에서 안혜경과 '영상'으로 데뷔
▶ '당신 따라 갈 것을' '바다의 여인' '등불' '나는 너를' 등 대표곡
▶ 2014년 12월 싱글앨범 발매 

[취재후기] '포크싱어' 취재를 하면서 듣는 모든 이야기들이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故 김광석'과 관련된 이야기는 정말로 듣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김재성이 그의 음악적 동료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가 동시대에 활동했던 인물들을 응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포크음악의 한 갈래를 차지하는 어쿠스틱 음악을 하고 있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모습도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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