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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벌써 2경기째 2골, 토트넘 손흥민 눈물은 '업그레이드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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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벌써 2경기째 2골, 토트넘 손흥민 눈물은 '업그레이드의 씨앗'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9.25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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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아시안컵과 월드컵 아쉬움, 소속팀 맹활약 밑바탕…올림픽서 돌아온 뒤 3경기째 팀내 최고 활약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손흥민(24 토트넘 핫스퍼)에게 눈물은 어떤 의미일까?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눈물을 흘린 뒤 일이 술술 풀렸다.

이번도 다르지 않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미들드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들즈브러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반 7, 23분 멀티골을 터뜨리며 2-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발목 인대 부상으로 빠진 해리 케인의 공백 상태에서도 손흥민은 미들즈브러를 격침시키는 데 선봉에 서며 소속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칭찬은 물론이고 영국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있다.

◆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은 가레스 베일? 유럽 언론들도 주목한다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도 4개의 슛 가운데 2골을 만들어낸 손흥민에게 만점에 가까운 9.8점을 매겼다. 양 팀을 통틀어 9점대 평점을 받은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스타도 손흥민에게 9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이 EPL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공격포인트를 올리자 유럽 언론들도 손흥민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지난주 선덜랜드와 5라운드에서는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역시 토트넘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3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면서 토트넘도 최근 EPL 3연승을 달리며 4승 2무(승점 14)로 선두 맨체스터 시티(6승, 승점 18)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에 들어온 뒤 종종 해리 케인이 맡고 있는 스트라이커 자리를 대신하곤 했다"며 "공격 지역에서 보여주는 손흥민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골에 더 집중하는 케인의 플레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케인이 부상을 입은 뒤에는 손흥민이 대역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들즈브러와 경기에서 보여준 2골은 너무나 완벽했다. 얀센과 원투 패스를 받으며 미들즈브러 아담 클레이튼과 칼럼 챔버스를 '바보'로 만들고 골키퍼 빅터 발데스가 꼼짝 못할 골을 만들어냈다"며 "두 번째 골은 첫 골보다 더욱 뛰어났다. 실점 뒤 미들즈브러 선수들이 더욱 압박을 펼쳤지만 먼 골문 구석을 향해 슛을 때려 환상적인 골을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손흥민이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에 '빙의'됐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유로스포트는 팬들의 트위터 글을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상대 수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베일이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 같았다"는 한 트위터리안의 글을 게재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손흥민은 베일을 연상케 한다"는 글을 내보내기도 했다.

"손흥민이 다시 빛났다", "신이 손흥민을 내려보내 우리를 구원했다"는 글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손흥민은 아시아의 리오넬 메시", "손흥민이 언제쯤 메시처럼 될까" 등 메시와 비교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포체티노 감독도 싱글벙글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토트넘 스퍼스TV와 영국 언론을 통해 "잉글랜드가 아닌 곳에서 온 선수들은 EPL의 치열한 몸싸움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1년이 지난 뒤 손흥민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더욱 원숙한 플레이를 보여주게 됐고 어떻게 하면 EPL에 적응할 수 있을지를 깨달았다. 전방 공격수들은 골을 넣게 되면 적응하기가 쉬워진다"고 밝혔다.

◆ 눈물은 마음을 다시 먹는 각오, 손흥민 플레이가 달라졌다

여기서 손흥민이 올 시즌 플레이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을 통해 EPL에 데뷔한 손흥민이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좀더 공격적으로 변신하면서 단숨에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될 공격자원이 됐다.

손흥민이 EPL에서 단 3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벌써 4골을 넣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EPL에서 28경기에 나와 기록한 것도 4골이었다. 지난 시즌에 넣었던 득점을 단 3경기 만에 성공시켰다.

또 첫 시즌 유로파리그와 컵대회(잉글랜드축구협회컵, 리그컵)를 포함해 42경기에서 8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단 4경기 만에 그 절반을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가공할 득점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적극적인 공격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득점 기회에서 주저하며 슛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EPL에서 조금이라도 주저하면 곧바로 수비수들에게 공을 뺏기거나 압박을 빋기 때문에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올 시즌 EPL에서 4골을 터뜨리는 장면은 조금도 머뭇거림이 없었다. 한 템포 빠른 슛에 스토크 시티와 미들즈브러 모두 속수무책으로 실점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스퍼스TV를 통해 "두 번째 골 장면은 나 스스로도 놀랐다. 두 번째 골과 같은 득점을 터뜨리기 위해 매일 슛 훈련을 한다. 너무나 기쁘다"며 "첫 번째 골은 얀센이 훌륭한 패스를 전달한 덕분이었다. 내가 공을 잡는 순간 수비수들이 압박을 해왔다"고 말했다. 수비수들의 압박 수비를 이겨내는 방법을 스스로 훈련을 통해 찾은 것이다.

이는 EPL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이 달라져야 한다는 각오가 아니면 안되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4강 진출에 실패, 눈물을 쏟았다. 2011년 아시안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5년 아시안컵에 이어 네 번째로 흘린 눈물이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손흥민은 변신했다.

손흥민은 2011년초 일본과 아시안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로 져 3~4위전으로 밀리자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는 약간의 시간이 흘러 2012~2013 시즌 도약의 발판을 만들게 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3경기 12골을 터뜨리며 함부르크SV의 득점원으로 자리해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또 브라질 월드컵과 2015년 아시안컵을 보낸 2014~2015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0경기 5골을 터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분데스리가에서도 11골을 넣으며 공식경기 42회에서 17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냈다. 이는 지난해 토트넘으로 이적하는 발판이 됐다.

이번에도 올림픽을 다녀온 뒤 토트넘에서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다. 눈물을 흘릴 때마다 한단계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는 가뜩이나 경기력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이 에이스 역할을 해준다면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소속팀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달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이래저래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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