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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완전히 밀린 김남성호, AVC컵 남자배구 4강행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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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완전히 밀린 김남성호, AVC컵 남자배구 4강행 좌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9.2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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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0-3 완패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국 남자배구가 대만에 덜미를 잡히며 제5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남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태국 나콘빠톰에서 열린 대회 8강 토너먼트서 대만에 세트스코어 0-3(16-25 17-25 26-28)으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 1차 목표였던 4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이날 중국에 0-3으로 진 호주와 26일 5~6위 진출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학생 위주의 대표팀을 꾸렸다. KOVO(한국배구연맹)컵과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프로 선수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채 천안 현대캐피탈의 이승원, 김재휘만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대신 한국은 대학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최연소 국가대표’ 타이틀을 보유한 고교생 라이트 임동혁(제천산업고)을 불러모아 침체에 빠진 남자배구의 미래를 가늠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상대인 대만은 엄연히 성인 국가대표 1진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유스 대표팀부터 시작해 각급 대표팀을 유니폼을 함께 입으며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다. 지난 8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5~8위전에서 문성민, 신영석, 최민호(이상 현대캐피탈), 곽승석(인천 대한항공), 송희채(안산 OK저축은행) 등 프로 간판급 선수들이 포함된 한국에 3-1 승리를 거둔 선수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신장은 작지만 빠르고 조직력이 탄탄한 것이 일본배구와 흡사해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꼽혔다.

경기를 앞두고 김남성 감독은 “내심 A조 3위로 대만이 아닌 카자흐스탄이 올라오길 바랐다. 대만은 결코 얕볼 수 없는 상대”라면서 “선수들에게 연결 동작이나 어택 커버, 범실 줄이기 등 우리가 할 것만 잘 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걱정은 결코 기우가 아니었다. 대만의 조직력은 예상보다 훨씬 탄탄했고, 한국 블로커들보다 한 타이밍 이상 빠르게 공격할 정도로 스피드도 훌륭했다.

김 감독은 이날 스타팅으로 세터 이승원, 라이트 김인혁(경남과기대), 레프트 황경민(경기대), 한성정(홍익대), 센터 김재휘, 정준혁(성균관대), 리베로 이상욱(성균관대)을 기용했다. 전날 이란전과 동일한 라인업이자 예선 3경기를 거치는 동안 가장 좋은 면모를 보여준 멤버 구성이었다.

1세트 김인혁의 첫 공격부터 상대 블로킹에 셧아웃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은 공격 범실과 서브 범실까지 연이어 터지며 몸이 덜 풀린 모습을 노출했다. 반면 대만은 백 A퀵이나 이동 시간차 등 다채로운 세트플레이를 구사하며 한국 블로커들을 유린했다. 대만은 24-16에서 김인혁의 백어택을 걷어 올린 뒤 곧바로 유려한 속공으로 연결, 1세트를 따냈다.

김 감독은 2세트 들어 세터와 라이트 자리에 황택의(성균관대)와 조재성(경희대)을 투입,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대만의 촘촘한 수비와 아기자기한 공격은 매우 날카로웠다. 세트 초반은 9-10까지 대등하게 이어졌으나, 조재성의 공격이 셧아웃당한 데 이어 한성정의 리시브를 무너뜨리는 서브에이스, 황경민의 공격까지 저지당해 9-13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후에도 세터우앙페이훙이 한국 블로커들의 움직임에 따라 코트 가운데에 공을 띄워놓고 전위 공격수가 달려드는 이동 시간차와 백 A퀵 등 다양한 공격을 구사하면서 점점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대만이 2세트마저 가져갔다.

1, 2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어진 한국은 3세트에 다시 이승원과 김인혁을 투입해 22일 일본전과 같은 반전을 노렸다. 3세트 들어 한국은 몸놀림이 활발해지며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5-5에서 한성정이 2단 연결 상황서 페인트 연결로 득점에 성공한 뒤 상대 공격을 두 번 연속 셧아웃 시키며 8-5까지 달아났다.

이후 3세트에만 9점을 몰아친 김인혁의 화력을 앞세워 2~3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한국은 심판의 오심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21-19에서 김인혁의 라이트 백어택이 터치아웃 됐지만, 주심이 아웃으로 선언하면서 21-20, 1점차가 됐다. 이후 1점씩 주고받아 24-23 세트 포인트 상황에서 김인혁의 퀵오픈이 상대 블로킹에 막혀 결국 듀스로 이어졌다. 다시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던 한국은 26-27에서 황경민의 시간차가 또 다시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한국은 팀 공격 성공률에서 44.05%(37/84)-56.94%(41/72), 팀 블로킹 4-6, 서브에이스 0-3까지 모든 면에서 밀렸다. 심지어 범실에서도 한국이 28개를 저지른 반면, 대만은 18개만을 기록했다. 한국이 이길 구석이 전혀 없었던 셈.

경기 후 김남성 감독은 “완패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첫 마디를 내뱉은 뒤 “우리는 단 13일간 손발을 맞췄지만 이들은 최소 7~8년 이상을 각급 대표팀을 거치며 호흡을 맞춘 티가 나더라. 공격 작업부터 수비까지 모든 부분이 빠르고 탄탄하고 세련됐다”라고 패배 요인을 분석했다.

이어 “비록 목표로 삼은 4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남은 두 경기에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무대 경험을 쌓게 해준다’는 이번 대회에 임하는 목표를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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