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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G-500] (下) '빙상쏠림' 한국 올림픽 메달 지형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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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G-500] (下) '빙상쏠림' 한국 올림픽 메달 지형도가 바뀐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9.27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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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외에도 봅슬레이-스켈레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까지 포디엄 노려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사를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빙상 종목에 편중됐던 한국 동계스포츠가 평창 대회를 통해 전방위 메달에 도전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태극전사들은 500일 앞으로 다가온 결전의 그날을 위해 더욱 결의를 다지고 있다. 다가오는 이번 겨울은 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더욱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즌 준비에 힘쓰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노력과 함께 한국도 역대 동계올림픽 최고 성적을 바라본다.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금 6, 은 6, 동메달 2개로 종합 5위에 올랐다. 하지만 메달은 빙상종목에 국한됐다. 

▲ 한국 동계스포츠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빙상은 물론 설상, 썰매 종목까지 전방위 메달을 노린다. 물론 쇼트트랙을 중심으로 한 빙상은 여전히 효자종목이다. 사진은 지난 시즌 ISU 세계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에서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기념셀카를 찍고 있는 김아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노도희, 심석희, 이은별, 최민정. [사진=스포츠Q(큐) DB]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 26, 은 17, 동메달 10개로 모두 53개의 메달을 수확했는데 전부 빙상에서 건진 것이다. 그 중 쇼트트랙은 42개의 메달을 휩쓸었고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이 각각 4개,1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제는 썰매와 설상 종목에서도 메달을 바라본다.

◆ 효자종목 빙상, 메달 레이스를 이끈다

전방위 메달에 도전한다고 해도 역시 메달 레이스를 이끄는 선도종목은 빙상이다. 이 가운데 한국의 전통 강세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여자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심석희(한국체대)-최민정(서현고) '쌍두마차'가 이끄는 여자 쇼트트랙은 세계 최강을 자부해도 좋다. 두 주자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500m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역시 '단거리 여제' 이상화가 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연속 따냈던 이상화가 다시 한번 평창에서 환하게 웃는다면 1988년 캘거리 대회부터 3회 연속 정상에 오른 보니 블레어(미국)에 이어 여자 500m 3연패를 달성하는 빙속여제에 등극하게 된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또 기대를 모으는 종목은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다. 팀 추월은 3명씩 이뤄진 두 팀이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해 8바퀴를 돌아 3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시간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종목. 이미 이승훈(대한항공)이 중심이 돼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최강 네덜란드와 당당히 맞서 은메달을 따냈다.

평창 대회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는 레인을 완전히 오픈하고 순위 경쟁을 하는 종목으로 쇼트트랙과 상당히 유사하다. 4바퀴를 돌 때마다 상위 1, 2, 3위로 통과하는 선수에게 추가 점수를 주면서 점수에 따라 순위를 가리게 된다. 쇼트트랙과 유사성 때문에 역시 한국의 메달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김연아의 뒤를 이을만한 선수가 없어 고민이다. 

그러나 최근 남자 싱글에서 차준환(휘문중)이 급격한 기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연아를 키워낸 브라이언 오서 코치로부터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차준환은 15세의 어린 나이지만 벌써 4회전 점프를 실전에서 깔끔하게 뛸 정도다. 자신의 첫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인 3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코리안 '쿨 러닝', 봅슬레이-스켈레톤의 도전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썰매 종목은 유럽과 북미 국가의 전유물이었다. 변변한 슬라이딩 센터 하나 없었던 한국이 이번에 도전장을 냈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썰매종목 메달을 따낼 아시아 선수가 바로 한국에서 나올 전망이다.

스켈레톤의 윤성빈(한국체대)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이미 우뚝 섰다. 지난 2월 스켈레톤 월드컵 7차 대회 우승과 함께 세계선수권 은메달 수확으로 지난 시즌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윤성빈은 한국에서 벌어질 경기에서 금메달까지 노린다. 썰매 종목은 코스를 많이 타볼수록 기량이 급성장하기 때문에 코스 적응에 유리한 윤성빈이 최고의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강원도청), 서영우(경기도연맹)도 다르지 않다. 2015~2016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따냈고 지난 2월 세계선수권에서도 7위에 오르며 세계 정상권에 근접했다. 돌아오는 시즌에서 윤성빈, 원윤종, 서영우의 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따낼 메달의 색깔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썰매와 함께 설상 종목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 있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한국 국적으로 크로스컨트리에 나선다. 김마그너스는 지난 2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유스올림픽에서 크로스컨트리 프리와 10㎞ 프리에서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오르며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설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처음으로 결선 진출에 성공한 남자 모굴의 최재우(한국체대)와 2015~2016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하프파이프에서 6위를 차지했던 이광기(단국대),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의 이상호(한국체대) 등도 메달에 도전한다.

▲ 봅슬레이의 원윤종-서영우 조 역시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며 세계 봅슬레이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원윤종-서영우 조 역시 홈 이점을 살려 역대 올림픽 사상 첫 봅슬레이 메달을 따내는 아시아 선수가 되겠다고 벼른다.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제공]

◆ '파란 눈'의 태극전사, 한국 동계스포츠를 향상시킨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파란 눈의 태극전사'도 만나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눈앞의 성적 때문에 귀화를 추진했다며 반대를 하기도 하지만 동계스포츠 저변이 약한 한국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옹호론도 있다.

한국 남자아이스하키에서는 골리 맷 달튼과 함께 에릭 리건, 브락 라던스키, 마이크 테스트위드(이상 안양 한라), 마이클 스위프트, 브라이언 영(이상 하이원) 등이 활약하고 있다. 모두 아이스하키 강국인 캐나다와 미국 출신의 백인 선수들이다.

이들이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경기력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일본을 상대로 1무 19패로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던 한국이 지난 4월 세계선수권에서 3-0으로 이긴 것만 봐도 그렇다. 물론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남자 아이스하키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 러시아에서 귀화한 안나 프롤리나(왼쪽)는 밴쿠버 대회에서 바이애슬론 4위에 오른 실력자다. 프롤리나는 이미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따내며 역대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사진=세계바이애슬론연맹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바이애슬론에서는 안나 프롤리나가 기대를 모은다. 밴쿠버 대회 당시 4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프롤리나는 지난달 바이애슬론 하계선수권에서 스프린트 은메달, 추적경기 동메달로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메달을 수확했다.

스켈레톤, 봅슬레이와 달리 아직 약세종목인 루지에서는 독일 출신 에일린 프리쉐가 법무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대한체육회에서 프리쉐를 우수인재 케이스로 특별귀화를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에 귀화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피겨 아이스댄스 선수인 키릴 미노프, 알렉산더 갬린의 특별귀화도 기다리고 있어 파란 눈의 태극전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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