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0:59 (수)
[뷰포인트] '옥중화' 벌써 후반부인데…특별출연 황진이·대장금·임꺽정은 대체 언제 나올까?
상태바
[뷰포인트] '옥중화' 벌써 후반부인데…특별출연 황진이·대장금·임꺽정은 대체 언제 나올까?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9.28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MBC가 창사 55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선보인 대하사극 '옥중화'가 벌써 전체 이야기의 80% 가까이를 소화했음에도 느리고 답답한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극본 최완규·연출 이병훈 최정규)는 지난 25일 39회를 방송하며 앞으로 11편의 이야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종반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까지도 윤원형(정준호 분)과 정난정(박주미 분) 일파는 흔들림없이 건재하고, 이야기는 아직 제대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인상을 주고 있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의 주인공 옥녀(진세연 분)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브라질 리우올림픽 중계 관계로 몇 차례 결방되어 현재 일요일에 짝수가 아닌 홀수 회차가 방송 중인 '옥중화'에 대해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도 나왔지만, MBC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연장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옥중화'의 시청률도 20% 내외로 '허준'과 '상도'로 호흡을 맞춘 최완규 작가와 이병훈 PD의 조합이 가지는 기대치에 비하면 그리 좋은 성적이 아니기도 하다. 그렇기에 설령 연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짧게는 일요일 종영을 맞추기 위한 1부에서 3부 정도의 소폭 연장이 전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의문을 자아내는 것이 '옥중화'의 공식 홈페이지 '등장인물' 코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세 사람 '임꺽정'과 '황진이', '대장금'의 존재다. '옥중화'는 방영 초기부터 특별출연 인물들의 페이지를 따로 제작해 향후 임꺽정과 황진이, 대장금이 출연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옥중화'가 벌써 서서히 종영이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까지도 이 세 명의 특별출연은 등장할 기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세 명의 특별출연이 결코 존재감이 가볍지도 않다. '옥중화'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기획의도에는 "주인공 옥녀가 명종시대 문정왕후, 정난정, 윤원형 등과 얽히며 좌절하고 실패하지만, 당대의 기인 토정 이지함, 의적 임꺽정, 명기 황진이, 풍수가 전우치, 의녀 대장금 등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승리하는 이야기"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옥녀(진세연 분)가 현재까지 성장하면서 토정 이지함(주진모 분)과 풍수가 전우치(이세창 분)에게는 어린시절부터 많은 도움을 주고 받고 있지만, 정작 옥녀의 성장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의적 임꺽정과 명기 황진이, 의녀 대장금은 전혀 등장할 기미가 없다. 

KBS 드라마 '황진이'에서 기생 황진이를 연기한 하지원,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의녀 장금을 연기한 이영애 [사진 = KBS '황진이', MBC '대장금' 화면 캡처]

39회까지 진행된 현시점에서 이미 옥녀는 관기로 전락했다가 체탐인 스승 박태수(전광렬 분)의 손자인 성지헌(최태준 분)의 도움으로 소격서 도류가 되어 관기의 신분을 벗어났고, 지금은 성지헌과 함께 박태수가 남긴 보물을 자본으로 대규모의 상단까지 조직해 대행수의 자리에 올랐다. 게다가 양아버지인 전옥서 서리 지천득(정은표 분)의 살인누명을 계기로 소격서 도류를 그만두고 조선시대의 변호사라 할 수 있는 외지부(外知部)까지 거듭났다. 여기서 옥녀가 앞으로도 세 명의 기인(奇人)을 만나 더 성장해야 한다는 말일까? 이제 드라마에 허용된 시간은 11회 밖에 없는데 말이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옥중화'의 작중 시간대와 아직도 출연하지 않은 세 특별출연 인물과의 시대적 괴리감이다. 현재 '옥중화'의 작중 시간대는 문정왕후(김미숙 분)가 봉은사 증개축을 주장한 것과 비교하면 1560년(명종 15년)을 전후한 시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 '대장금'으로 잘 알려진 의녀 장금을 비롯해 기생 황진이는 생몰연도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주된 활동시기가 명종이 아닌 선대인 중종 시기에 주로 활동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시대적 배경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임꺽정은 '옥중화'의 현재 배경인 1560년 전후라면 이제 황해도 지역에서 세력을 키워서 의적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다.

당초 '옥중화'에서 옥녀가 박태수에게 체탐인의 기술과 독극물을 가려내는 등 의술에 대해 배우고 이를 심화시키는 과정에서 대장금의 도움을 받게 되고, 기방 소소루와 윤태원(고수 분)이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 기생 황진이의 도움을, 그리고 상단의 대행수로 활동하며 의적 임꺽정과 인연을 맺게 하려던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옥녀(진세연 분)와 명종(서하준 분)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여기까지 이야기가 진행된 시점에서 저런 비중 있는 인물들을 단순한 '카메오'도 아닌 이제 와서 옥녀의 성장을 도울 인물로 넣기에는 '옥중화'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멀리 오고야 말았다. 

'옥중화'의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늘어지게 된 것은 옥녀와 윤태원, 그리고 명종(서하준 분) 사이의 삼각관계를 뚜렷하게 보여주지도 못한 채 질질 끌어온 것이 원인이었다. 25일 방송된 39회에서 옥녀는 아직도 명종의 정체가 왕이라는 것을 모르면서도, 후궁 첩지를 권하는 명종에게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며 뜬금없이 윤태원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고 옥녀의 어머니인 가비가 중종의 승은을 입었고 옥녀의 정체가 사실은 중종의 옹주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이제야 겨우 지리멸렬한 삼각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늘어지는 전개로 빈축을 사던 삼각관계는 이제 끝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옥중화'는 갈 길이 멀다. 윤원형과 정난정 일파는 아직도 건재하고, 옥녀는 상단 대행수에 외지부에 할 일이 태산인데 그렇다고 윤원형과 정난정을 이길 결정적인 한 방은 아직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옥중화'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 펼쳐놓은 이야기를 어떻게든 마무리하는 것이지, 지금 와서 옥녀를 체탐인, 소격서 도류, 상단 대행수, 외지부에 이어 한 단계 더 성장시키겠다고 끼어들 여지도 희박한 황진이, 대장금, 임꺽정을 무리하게 넣어 이야기를 흐리는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