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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16] (30) KCC 추승균 감독 "나는 나다", 신나는 공격농구 향한 3가지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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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16] (30) KCC 추승균 감독 "나는 나다", 신나는 공격농구 향한 3가지 미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03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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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정규시즌 정상, 확 달라진 선수구성으로 팀 리빌딩…2년차 감독 색깔찾기

[200자 Tips!] 프로야구 KBO리그나 프로축구 K리그와 마찬가지로 프로농구 KBL에도 노장 감독과 40대 젊은 감독이 있다.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과 김진 창원 LG 감독,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 등이 노장 사령탑에 속한다면 추승균 전주 KCC 감독이나 조동현 부산 kt 감독 등은 초보에 가까운 지도자들이다. 그러나 추승균 감독은 자신만의 색깔로 지난 시즌 KCC를 정규리그 정상으로 올려놨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비록 오리온에 밀렸지만 사령탑 1년차에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제 추승균 감독은 오는 22일 개막하는 새 시즌을 맞아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용인=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소재 KCC 체육관은 남녀 선수들의 기합소리로 늘 분주하다. 

▲ 추승균 전주 KCC 감독은 2016~2017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 지도에 여념이 없다. 새로운 선수들을 데리고 새롭게 팀을 짜야 하면서도 화끈한 공격 농구로 팬들의 기대치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2년차 감독으로서 자신의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관 출입문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KCC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고 반대편에는 V리그 여자부 수원 현대건설 선수들이 부지런히 공을 때린다.

KCC나 현대건설 모두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에서는 강팀인 것을 보면 마북동이 '명당'인 것 같다. 1990~2000년대에는 여자프로농구 청주 현대도 여기서 훈련을 했다. 현대는 지금의 인천 신한은행이다.

허재 감독 퇴임 뒤 감독대행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KCC라는 거함을 이끄는 선장이 된 추승균 감독의 눈은 더욱 빛난다. 추승균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리면서 팬들의 기대치를 너무나 높여놨기 때문에 오는 22일 개막하는 2016~2017 시즌 프로농구가 더욱 부담이 된다.

추승균 감독은 올 시즌 반드시 보여줘야 할 것이 있다.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의 아쉬움을 풀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추승균 감독은 이보다 더 먼 것을 내다보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추승균 감독은 가드진에서 김태술을 서울 삼성에 내줬지만 전태풍과 이현민이 잘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과 함께 새로운 선수들의 호흡이 더해진다면 성공적인 리빌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미션 1. 새로운 선수들로 최강의 전력을 만든다

KCC는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가드 김태술을 서울 삼성으로 보낸 것이 뼈아프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선수들을 받아들였다. 이현민이 들어왔고 지난 시즌까지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뛰었던 정휘량도 합류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리오 라이온스를 지명했다.

"이번 시즌 KCC에 새로 합류한 선수가 라이온스까지 8명 정도 되죠. 이현민, 정휘량에 송수인(전 인천 전자랜드)이 있고 상무에서 활약했던 노승준도 있고요. 그런만큼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것을 생각할 수가 없죠. 새롭게 팀을 짜야하는 것이니까요. 그래도 기존에 있던 전태풍과 안드레 에밋, 하승진, 김효범 등이 중심을 잘 잡아줄 것으로 봐요."

KCC는 현재 전술 훈련에 한창이다. 새로운 선수가 많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그동안 체력훈련에 중점을 뒀어요. 한 4개월 했죠. 전술훈련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아요. 외국인 선수들도 8월말에 들어와 호흡을 맞춘 지가 1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라이온스와 이현민, 정휘량 등 새로 들어온 선수와 함께 송교창이나 김민구, 김지후 등 지난 시즌에 얼마 뛰지 않은 선수들이 얼마나 호흡을 맞출지가 이번 시즌 관건이 되겠죠."

추승균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건다. KCC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KCC가 앞으로 강팀으로 커나가기 위해서는 송교창, 김민구 등이 얼마나 맹활약하고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

▲ 김지후(오른쪽)가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웰링턴과 2016 아시아프로농구챔피언십 최종전에서 3점슛을 넣은 뒤 정휘량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KCC를 이끌어야 할 재목들이다.

 "김민구는 많이 좋아졌지만 교통사고 이전과 비교할 수는 없다. 앞으로 더 많이 뛰어야 하고 자기 역할에 맞게 슛을 많이 던져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또 간결한 농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죠. 송교창은 당장 KCC의 주전으로 성장할 수는 없어요. 물론 빨리 커주면 좋겠지만 천천히 만들어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KCC의 미래이기 때문에 조급해할 필요는 없어요. 올 시즌에는 1군에 출전시키는 시간을 늘리려고 해요."

역시 새로운 선수과 함께 호흡을 맞추려면 기존 선수들의 책임감도 중요하다. 전태풍, 하승진과 함께 지난 시즌 KCC의 공격력을 이끌었던 에밋이 선봉에 서야 한다.

"전태풍과 이현민은 이미 오리온에서도 함께 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두 선수의 호흡은 알아서 할 것으로 봐요. 평소 대화를 통해서 다시 맞춰나가고 있어요. 하승진은 풀타임을 뛸 수는 없지만 정휘량이나 노승준 등이 있기 때문에 번갈아 가면서 제공권을 맡겨야겠죠. 하승진이 없으면 빠른 농구가 가능하겠지만 그 빠른 농구를 하려면 상대 팀에 공격 리바운드를 뺏기면 안되니까 이에 대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요."

지난 시즌 에밋의 활약은 KCC의 정규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후 오리온에서 뛰었던 조 잭슨과 함께 테크니션으로서 맹활약했다.

"에밋은 원래 화려한 공격이 주특기인 선수이니까 잘 활용해야죠. 일각에서는 KCC가 '에밋의 팀'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이 전체 팀 전력의 60~70%는 차지하잖아요. 워낙 화려하니까 돋보일 뿐이죠. 이제 에밋이 우리 팀에서 2년째 뛰게 됐는데 다른 9개 팀이 많이 분석했으리라 생각해요. 공격 루트 같은 것이 많이 노출됐겠지만 에밋도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에 잘 대처할 것으로 봅니다."

▲ 추승균 감독은 팬들에게 실망을 시키지 않는 농구를 준비하고 있다. 팀 전력상 지난 시즌과 같은 정규리그 1위까지 오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화끈한 공격농구로 팬들을 매료시키겠다는 각오다.

◆ 미션 2.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춰라

KCC는 2012~2013 시즌부터 나락을 걸었다. 2012~2013 시즌 13승 41패로 최하위, 2013~2014 시즌 20승 34패로 7위, 2014~2015 시즌 12승 42패로 9위에 그쳤다. 2014~2015 시즌에는 허재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했다. 이때 추승균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데 2015~2016 시즌 성적이 36승 18패로 치솟으며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12연승까지 달렸다. 추승균 감독으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시즌은 목표로 잡은 것보다 너무나 큰 성과를 받았죠. 선수들이 따라온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사실 지난 시즌 직전에는 선수들의 패배 의식을 떨쳐주기 위해서 연습경기든 뭐든 다 이기자는 얘기를 했어요. 선수들이 조금만 점수차가 벌어지면 포기하곤 헀거든요. 하지만 패배 의식을 버리자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강해진 것 같아요."

이제 문제는 높아진 눈높이다. 정규리그 1위를 했기 때문에 이젠 이에 못지 않은 성적을 올려줘야만 '평타'가 될 상황이다.

"사실 지난 시즌도 목표가 6강 안에만 들자는 것이었거든요. 선수층이 두껍지 않았던데다 9위를 차지했던 전 시즌에 비해 전태풍과 에밋이 들어온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 거든요. 어떻게 보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기 때문에 제게 더 부담이 되고 있죠."

▲ 추승균 감독이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웰링턴과 아시아프로농구챔피언십 웰링턴전에서 안드레 에밋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일단 추승균 감독은 새로 들어온 선수와 호흡에 중점을 두면서 3점슛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점슛이나 턴오버, 자유투 모두 향상됐지만 3점슛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미 4월부터 3점슛을 500개씩 던지게 하고 있어요. 그래도 연습경기할 때는 또 안 들어가더라고요.(웃음) 나아지겠죠. 앞으로 김지후나 김민구 등 모든 선수들이 잘 터져줄 것으로 생각해요. 훈련한만큼 나왔으면 좋겠어요."

또 팬들의 높아진 기대치에 맞는 농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팬들에게 실망을 시키지 않는 농구가 추승균 감독이 2년차에 맞는 목표다.

"팬들이 많이 와서 응원해주는만큼 실망시키는 경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경기는 어떻게 풀릴지 모르고, 공은 둥글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 실망시키지 않는 경기가 아닐까요. 일단 공격농구로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싶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점수를 더 냈으면 좋겠어요. 수비가 잘 되어서 공격이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 심리를 봤을 때 공격이 잘 풀려야 수비에서도 한발짝 더 뛰게 되거든요. 수비를 아무리 잘 해도 공격에서 못하면 맥이 풀리기 마련이죠. 얼마나 공격이 잘 되느냐에 따라 수비도 잘 될 것이고 그만큼 재미있는 농구가 되겠죠."

▲ 전태풍(왼쪽)이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웰링턴과 아시아프로농구챔피언십 최종전에서 상대 선수를 압박수비하고 있다.

 ◆ 미션 3. 벌써 감독 2년차, '추승균표 농구'로 KBL을 지배한다

추승균 감독은 자신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하고 싶어한다. 그런만큼 자존심도 강하다. 추승균 감독에게 좋아하는 감독이나 본받고 싶은 감독이 있느냐고 묻자 단연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만약 본받고 싶은 감독이 있다면 그 분 밑에서 코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감독을 하려면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야 하거든요. 나만의 철학이 있어야 하는 거죠. 물론 조언이 있다면 새겨들을 수 있겠지만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한 팀을 이끌어가는 감독이 다른 감독을 닮아서야 되겠어요."

그렇다면 추승균 감독의 철학은 무엇일까.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했으니 분명 '추승균표 농구'도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재미있게 코트에서 경기를 풀어갔으면 좋겠어요. 감독 눈치도, 코칭스태프 눈치도, 심지어 관중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해야죠. 주위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없어요. 이는 연습경기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저는 코트 안에서는 그대로 놔두는 편입니다. 선수들에게 크게 소리지르지도 않아요. 물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한 번씩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지만 저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경기하는 것을 선호해요."

어떻게 보면 추승균의 농구는 '자율농구'처럼 느껴진다. 코트 안에서 모든 것을 맡기고 작전시간을 부를 때마다 조언을 해주는 조력자 같은 모습도 연상된다. 

아니나 다를까, 추승균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기 위해 유심히 관찰을 한다고 했다.

"연습경기 할 때나 실전 모두 관찰을 많이 해요. 옆에서도 보지만 조금 더 큰 그림을 보기 위해 반대편에서도 많이 봅니다. 작은 미스도 얘기하지만 큰 그림에 대해서도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요. 그리고 가급적 연습경기나 훈련 때는 중간에 끊지 않으려고 해요. 중간에 끊어지면 선수들이 스스로 잘잘못을 깨달을 수 없어요.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게 해야죠. 정말 선수들이 몰랐을 때 옆에서 조언만 해주면 됩니다."

이미 추승균 감독의 2016~2017 시즌은 시작됐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프로농구쳄피언십에서 에밋을 앞세운 화려한 공격 농구로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중국 쓰촨과 울산 모비스를 꺾으며 우승을 눈앞에 뒀던 KCC는 아쉽게도 마지막날 뉴질랜드 웰링턴에 덜미를 잡히면서 모비스에 우승컵을 넘겨줬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봤다.

또 KCC가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음에도 에밋은 4개 팀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로 대회 MVP에 선정됐다. 적어도 추승균 감독이 생각하는 공격 농구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제 KCC는 중국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정규리그를 치르게 된다. 추승균표 농구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 추승균 감독 프로필

△ 생년월일 = 1974년 12월 6일
△ 체격 = 190㎝ 90㎏
△ 출신학교 = 성동초-대연중-부산중앙고-한양대
△ 주요 경력
- 1997년~2012년 전주 KCC(전 대전 현대 포함)
- 2012년 5월 전주 KCC 1군 코치
- 2015년 5월~ 전주 KCC 감독
△ 수상 경력
- 1999년 프로농구 우수수비상
- 2001년 프로농구 모범선수상
- 2002년 프로농구 자유투상
- 2009년 스포츠토토 한국농구대상 1월 최우수선수상
- 2009년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수훈선수상,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상,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
- 2009년 스포츠토토 한국농구대상 베스트5 및 MVP
- 2012년 프로농구 특별상
-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감독)

 

▲ 감독 2년차를 맞는 추승균 감독은 너무나 할 것이 많다. 그러나 대전 현대부터 오직 한 팀에서만 뛴 '원 클럽맨'으로서 KCC라는 거함을 이끌고 있다. 추승균 감독이 만드는 새로운 KCC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취재후기] 추승균 감독은 이미 풀타임 감독으로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넀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오리온에 지면서 통합 챔피언 등극을 놓쳤지만 지도자로서 역량은 충분히 보여줬다. '원클럽맨'으로서 KCC를 이끌게 된 추승균 감독은 '2년차 징크스' 같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성적과 팀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마음뿐이다. 선수로서 성실함의 대명사였던 추승균 감독이 이제 지도자로서 나래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화끈한 공격농구로 무장한 추승균표 농구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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