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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주역' 김종규, 칭찬에도 시종 겸손한 빅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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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주역' 김종규, 칭찬에도 시종 겸손한 빅맨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04 0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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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디 묶은 김종규 "AG 우승 계기로 자신감 생겼다"

[인천=스포츠Q 이세영 기자]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선수와 맞붙어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젊은 패기와 힘으로 당당히 맞서며 마지막 승부의 최고 스타가 됐다.

김종규(23·창원 LG)가 이란의 골밑을 유린하며 한국 농구에 금메달을 안겼다. 12년만이다.

유재학(5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이란을 79-77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며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종규(오른쪽)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4쿼터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꽂아넣고 있다.

특히 2013~2014시즌 한국 프로농구(KBL) 신인왕 수상자인 김종규는 골밑에서 NBA 출신 하메드 하다디와 맞서며 제 몫을 다했다.

하다디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활약했고 지난해도 피닉스 선즈에서 뛰었던 아시아 최고의 센터다. 아시아선수권에서도 2007년과 2009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이란을 세차례나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김종규는 이런 하다디 앞에서 조금도 주눅들지 않았다.

4쿼터 막판 호쾌한 덩크슛으로 분위기를 바꾼 김종규는 75-75 동점으로 가는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상대 반칙까지 이끌어냈다. 추가 자유투마저 침착하게 성공시킨 김종규는 한국이 리드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종규는 서장훈, 김주성, 오세근을 잇는 국보급 센터로 평가된다. 낙생고와 경희대를 졸업한 김종규는 206.3㎝의 신장을 자랑하는 빅맨이다. 내외곽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이름값을 높였다. 골밑을 장악하는 능력과 기동력, 블록슛 능력도 탁월하다.

대학에서는 아예 적수가 없었다. 그는 2012년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대학농구리그 정규리그 MVP를 받는 기염을 토했다.

프로에서도 김종규의 명성은 여전했다. 2013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한 그는 신인상을 받았다. 동시에 LG를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최대어 신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종규(오른쪽)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공을 따내기 위해 수비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종규는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승의 행운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 특히 형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어 “경기 전에는 ‘욕심 부리지 말고 감독님이 지시하셨던 것만 생각하자’고 다짐했다”며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려 했다. 그렇게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믿었다”고 덧붙였다.

김종규는 프로에 들어온 뒤 발전을 거듭했다. 외국인 빅맨들과 골밑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았고 미들슛의 정확도도 한층 높아졌다.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지만 김종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주위에서 기량이 늘었다고 말해주지만 나는 이것이 단적인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나마 나아진 건 슛이다. 하지만 내가 개인 기술로 상대방을 제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겼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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